건설사 기계설비 R&D 활발…건설산업 ‘新 성장동력’

2021-06-06

기계설비산업, 연평균 6%대 성장…비중확대 전망
산업선진화·IAQ개선·하자예방 등 요구대응 해법
기계설비법 계기 육성기반 마련, R&D활성화 기대



기계설비산업 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건설산업계 핵심 플레이어인 국내 대형 종합건설사들 역시 기계설비분야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당수 공법·기술·제품은 상용화단계에 돌입해 이미 빌딩, 아파트 등에 적용이 진행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기계설비 R&D를 독려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게는 기계설비산업계, 넓게는 건설산업계, 나아가 국가적인 산업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이 기계설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업계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건설산업선진화와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관·산·학·연 등 건설산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관계자들은 프리콘(Pre-construction), BIM 등 발전된 형태의 설계·시공기술 도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각 건설사의 기계설비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기후위기의 위협이 지구적 핵심의제로 다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전환, 한국판 그린뉴딜, 탄소중립 등을 선언했으며 건설산업계도 RE100,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등을 선언, 이에 호응하고 있다.

국가적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에너지효율화 없이는 불가능하며 건물생애주기 전체에서 기계설비의 에너지효율화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이에 더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이제 실내환경은 안전과 생존에 대한 이슈로까지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유해가스 등 실내공기질(IAQ) 개선에 대한 욕구는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감염예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건축물은 일종의 안전지대로서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이러한 사회적인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역할이 필수다.

이번 기획에서는 기계설비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 속에서 주요 건설사 기계설비부문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동향을 살펴본다.

기계설비산업 ‘가파른 성장’
기계설비법에 따르면 기계설비산업은 기계설비 생애주기에 따른 연구개발, 계획,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기술진단, 안전진단 및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경제활동이다.

국토교통부(장관 노형욱)에 따르면 기계설비산업은 건설공사 중 약 22%를 차지하며 병원, 클린룸 등 특수목적 건축물의 경우 30~50%까지 비율이 증가한다. 매출액기준 시장규모 약 36조원(시공부문 약 35조원, 설계부문 약 1조원), 업체 수 약 1만여개, 종사자 수 약 55만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7.5%가 건축물에서 사용되며 이중 71%가 냉난방, 급탕 등 기계설비에 의해 사용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 23조원에 달한다.

기계설비산업은 향후 지속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절감, 건축물 수명연장, 설비노후화, 실내공간 쾌적성 향상, 유지관리 등의 중요성 증대에 따라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계설비산업 시장규모는 2005년 이후 연평균 6% 성장하고 있다. 기계설비공사업의 경우 2005~2015년 10년간 연평균 5.7% 성장해 동기간 전문건설업(3.4%)을 상회해 2025년까지 연간 24조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유지관리부문에서도 2021년 300여개기업이 신규등록할 것으로 예상돼 기계설비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BIM 적용기반 확대
기계설비 설계품질의 향상, 시공오류 최소화, 시공성 향상, 유지관리를 위한 정보관리 등을 위해 BIM사용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을 마련해 2025년까지 기계설비를 포함한 건설산업 전 분야에 BIM적용을 의무화했다. 또한 2030 건축 BIM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BIM인허가시스템 마련, 설계자동화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 BIM의무화를 위한 기반조성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DL이앤씨는 BIM을 활용해 원가, 공정 등 현장관리를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BIM 데이터를 협력업체와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기계설비 등 전체 공사원가를 BIM 활용 빅데이터로 관리함으로써 품질과 수주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GS건설은 3D BIM모델링을 통한 설계·시공품질관리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레이저스캔을 활용한 BIM모델링을 통해 건축·기계·전기 간섭검토, 덕트 하부 필요공간 검토, 배관 필요높이 검토 등을 수행한다.

포스코건설은 BIM기반 스마트설계로 설계자동화, 3차원 디지털도면 구축, 4·5D 시뮬레이션 활용 시공관리, 디지털트윈 구축 등 현장리스크 예방과 최적 설계·시공계획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3D 웹시스템을 개발해 설계단계에서 BIM모델을 실시간 검토하고 이슈사항을 협력기업과 공유, 오류를 최소화한다.

대우건설은 최근 BIM모델을 활용해 공사내역서를 작성할 수 있는 5D BIM 운용시스템을 개발했다. BIM프로그램으로 시공물량산출과 기성내역 작성·관리를 수행해 물량누락, 시공오차 등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공정관리 및 공사비 예측관리가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2009년부터 건설부문 전 사업분야에 BIM활용을 발표했으며 최근 하이테크 현장에서 BIM활용 공간계획을 적용,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만공항 제3터미널, 싱가포르 지하철 등 프로젝트에 BIM기술을 적용했거나 적용할 계획이다.

우미건설은 디지털 건설환경 구축을 위해 지난 3월 스마트건설팀을 신설, BIM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기술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콘 현장적용 활발
프리콘은 프로젝트 초기단계인 기획·설계·착공 전에 발주처, 설계사, 시공사, 전문협력사, 납품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함께 전체 과정을 검토·계획함으로써 공사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활동이다.

건설프로젝트 절차를 선진화하는 방안으로 꼽히며 공사비 증가, 공기지연, 설계·시공오류, 이해관계자간 분쟁, 품질저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속성에 따라 프리콘은 높은 수준의 BIM을 동반하며 건설사들은 대체로 BIM을 활용해 프리콘을 수행하고 있다.

BIM을 활용하면 프리콘 수행과정에서 구성원간 이해와 소통이 빠르고 디지털공간에서 미리 건물을 지음으로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2011년부터 프리콘 수행기반을 구축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고도화를 추진해왔으며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 2011년 판교 R&D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3개 현장에 프리콘을 적용하는 실적을 확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스마트프리콘팀을 운용해 착공 전 설계·시공·원가정보 등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또한 프리콘과 BIM을 연계해 설계·견적·원가·시공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BIM그룹을 신설, 기획·설계단계부터 관련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공기단축 및 오차제거를 실현한다.

대우건설은 기존 TF로 운영하던 프리콘조직을 2019년 BIM과 영업조직을 통합해 총 20여명 규모의 상설팀으로 격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부산 오시리아 테마파크, 서울 마곡동 오스템임플란트 연구소 등에 프리콘을 적용한 바 있다.



IAQ관리범위 확대
2006년 새집증후군, 2015년 미세먼지, 2019년 이산화탄소 등 지속적으로 부각돼 온 IAQ 이슈는 2020년 본격화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바이러스·세균관리로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환기장치 설치에서 나아가 필터강화, 살균·제균기능 탑재 등 R&D를 통해 설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실자들의 이동동선을 따라가며 IAQ을 악화시키는 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한다. 또한 열회수형 환기장치, 주방 레인지후드, 욕실 배기팬 등과 연동제어해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을 위해 R&D를 지속 중이다.

대우건설은 단지입구부터 집안까지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구역을 △단지입구 △지하주차장 △주동출입구 △승강기 내부 △세대 내부 등 5개로 나눠 IoT를 활용한 센싱, 미스트 분사, 공기청정 에어컨, DW환기유니트 등을 활용해 제거하는 5ZCS(5 Zone Clear-air System)를 개발, 상용화했다. 특히 DW환기유니트에는 UV LED 광촉매필터가 장착돼 부유세균·바이러스를 95% 이상 제거한다.

DL이앤씨는 ‘안티바이러스(Anti-Virus) 공기청정형 환기장비’를 개발해 주택분양 시 기본사항으로 적용하고 있다. 통합센서를 탑재해 미세먼지·CO₂·VOCs 및 온·습도를 관리하며 UV-C·A LED 모듈을 적용해 바이러스·세균을 제거한다.

현대건설은 △미세먼지센서 △IoT 어플리케이션 △미스트분사 △미세먼지 저감수종 △동출입구 광플라즈마 살균에어샤워 △세대 내 현관에어샤워 △신발장 빌트인 클리너 △광플라즈마 전열교환환기 △광플라즈마 천장형 공기청정기 등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H 클린알파 2.0’을 개발, 세대는 물론 단지 내 미세먼지·바이러스를 관리한다.

롯데건설은 아파트 IAQ 개선을 위한 ‘공기청정겸용 환기시스템’을 개발했다. 세대 내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라돈,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토록 공기청정기능을 강화했다.

GS건설은 환기시스템과의 결합이 가능한 공기청정기 ‘시스클라인’을 개발, 옵션사항으로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권을 이관받은 자회사 자이S&D에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시스클라인 2.0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 하자 ‘누수’, 개선노력 지속
건축물의 하자는 건설산업에 제기되는 고질적인 문제로 국민들의 향상된 생활수준과 의식수준에 비해 개선이 더딘분야 중 하나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하자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고급자재 활용에 따른 비용증가, 비전문적 시공인력 문제에 따른 휴먼에러 등으로 쉽게 문제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

기계설비부문에서는 관련분야의 하자예방을 위해 비용증가가 크지 않으면서도 쉽게 하자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나섰다.

DL이앤씨는 공동주택의 누수하자 개선을 위해 △우수배관 강관·용접 시공법 △주방입상배관 연결부속 △드레인배관 시공법 △난방코일 연결부속 △스프링클러 배관 시공법 △장수명주택용 원형수전구 △레인지후드 빗물유입 방지 배기덕트 부속류 △저수조 패드 건식화 및 OSC(Off Site Construction) 등을 개발·적용했다.

한화건설 역시 빈번한 누수하자를 개선하기 위해 누수감지시스템을 개발했다. 주방씽크 하부 난방분배기 주변에 설치하는 감지센서로 누수를 초기에 감지, 알람을 제공함으로써 초기에 신속대응해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제품이다.

기계설비법, R&D활성화 토대
국내 건설산업을 대표하는 건설사들이 다양한 국내·외 사회·산업·기술적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계설비부문에서 꾸준한 R&D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기계설비산업 역할확대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면 지난해 4월 제정·시행된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기계설비법에 따라 산업의 체계적인 발전체계가 마련되고 R&D, 유지관리·운영 등에 대한 지원확대 및 관리강화가 기대된다.

특히 지난 3월 기계설비 유지관리기준 행정예고, 4월 유지관리자 선임의무화 시행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면서 기존 설계·납품·시공을 주요영역으로 하던 기계설비산업은 유지관리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산업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기계설비법을 기반으로 산업의 위상강화와 국민의 건강·안전·쾌적은 물론 지구환경을 지키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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