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겨진 탄소중립 시간표…잠자는 韓 태양열 ‘기지개’

2022-01-09

태양열, 열E 소비대응 신재생열E 핵심주자 ‘주목’
RHO·RHI 등 신재생열E 특화 보급정책 시급성 증대
산업공정열 기술, 열부문 탄소중립수단 확보 기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지구온도로 인한 기후위기에 위협받고 있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사용하는 전력과 난방, 산업공정열 등의 열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으로 에너지에 대한 전환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축으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으로 생산되던 에너지를 탄소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법·제도를 마련하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에너지부문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으며 지난 10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 등을 확정했다. 

특히 2030 NDC 상향안은 2018년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중 전환부문 탄소배출량 감축목표는 기존 28.5%에서 44.4%로 건물부문은 기존 19.5%에서 32.8%로 상향됐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비중은 전력이 57%, 열이 43%의 구성으로 추산되며 이는 열부문의 탄소중립이 전력부문 탄소중립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율은 전력이 73%, 열이 27% 수준으로 열에 대한 생산과 소비가 일치하지 않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열로 전환해 활용해야 하는 비효율성을 감수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신재생열에너지 도입은 열소비를 위한 전력부하를 낮출 수 있어 발전용 신재생에너지설비 필요설치량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신재생열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설치면적이 부족한 도심에서 건물 에너지자립의 핵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열, 수열, 태양열 등 신재생열에너지 중 특히 태양열은 타 신재생열에너지원대비 초기투자비가 적으며 설치난이도가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존 열시스템과 호환성이 우수해 기존 건물 적용에도 용이하다. 

태양열업계의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화시대에 전력화가 불가능한 부문이 에너지저장과 서비스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직접 사용이 가능한 태양열에너지사용은 전력화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신재생열E 보급정책 부재
2050 탄소중립 달성과정에서 신재생열에너지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전력위주 정책설계로 인해 신재생열에너지 보급에는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으로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운영했으나 이는 전력부문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이다. 2012년부터 도입된 RPS 및 REC 역시 전력부문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으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신재생열에너지에 특화된 보급정책이 없어 신재생열에너지는 발전용신재생에너지대비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성은 신재생에너지 도입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사용자는 경제적 이득을 취득할 수 있는 태양광 등 발전용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보급사업의 2020년 기준 에너지원별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태양광이 78.1%로 가장 많으며 △지열 7.5% △연료전지 7% △태양열 6.8% △풍력 0.2% 등 순으로 뒤를 잇는다. 

태양열의 경우 2018년 8.8%, 2019년 7.8% 등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또한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원별 에너지생산량 중 태양열은 0.2%로 2019년대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구분

2019

2020

전년대비 증감

생산량

비중

생산량

비중

생산량

증감률

기여도

1차에너지(toe)

303,092

100

291,536

100

11,556

3.81

-

 

신재생에너지

10,583,525

3.49

12,361,793

4.24

1,778,267

16.8

100

 

재생에너지

9,876,680

3.26

11,104,564

3.81

1,227,883

12.43

69.05

 

신에너지

706,845

0.23

1,257,229

0.43

550,384

77.86

30.95

재생에너지

태양열

26,912

0.3

26,390

0.2

522

1.9

0.0

태양광

3,055,183

28.9

4,155,969

33.6

1,100,786

36

61.9

풍력

570,816

5.4

671,072

5.4

100,256

17.6

5.6

수력

594,539

5.6

826,344

6.7

231,805

39

13

해양

101,030

1

97,397

0.8

3,633

3.6

0.2

지열

224,722

2.1

240,967

1.9

16,244

7.2

0.9

수열

21,236

0.2

21,258

0.2

22

0.1

0

바이오

4,162,427

39.3

3,899,174

31.5

263,252

6.3

14.8

폐기물

1,119,816

10.6

1,165,993

9.4

46,177

4.1

2.6

신에너지

연료전지

487,184

4.6

750,848

6.1

263,664

54.1

14.8

IGCC

219,661

2.1

506,381

4.1

286,720

130.5

16.1

▲ 2019~2020년 신재생에너지원별 1차에너지 생산량(단위: toe, %).


2020년 기준 국내 태양열 누적보급용량은 194만1,506m²로 최근 3년(2018~2020년) 태양열 신규보급용량을 살펴보면 2018년 2만472m², 2019년 2만7,054m², 2020년 2만3,297m²로 보급용량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연도

2018

2019

2020

신규보급용량

20,470

27,054

23,297

▲ 2018~2020년 최근 3년간 태양열집열기 신규 보급현황(단위: m²).

제도적 기반과 함께 에너지원간 융합 등 신재생에너지의 적용성 향상에 대한 미흡점도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태양열에 대한 연구결과물이 상용화로 연결돼 보급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태양열냉방설비, 태양열건조설비 등이 대표적인 결과물인데 반해 선진국은 △BIST(Bulding Intergrated Solar Thermal) △PVT(Phtovoltic Thermal) △Geo-PVT(지열-PVT) △태양열 발전 △집광형 태양열 등 다양한 제품들이 상용화 단계에 있는 상태다.

태양열업계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보급정책도 많은 연구결과물이 사업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정부지원과 인프라가 갖춰질 필요가 있다”라며 “현재 국내 태양열시장은 보급사업 설치면적의 제한과 원별 단가 등으로 사업비가 고정돼 현장에 맞는 맞춤형 설비를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며 이는 업계의 연구개발 의욕 및 필요성 결여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태양열시장 지속 성장
글로벌 태양열시장은 1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규모 또한 국내시장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2020년 세계 태양열에너지시장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3.6% 신규증설용량이 감소했으며 주요요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투자제약이 꼽힌다. 



2020년 글로벌 태양열에너지 누적보급량은 501GWth로 2019년 478GWth대비 약 5% 증가했으며 누적보급량 기준 태양광, 풍력 등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보급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20년 기준 열생산량은 407TWh로 이를 석유로 환산할 경우 2억3,900만배럴에 해당한다.

세계 태양열에너지 신규설비 증설을 주도한 주요국가는 △중국 △터키 △인도 △브라질 △미국 △독일 △호주 등이다. 이중 세계 태양열설비판매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이 71%로 가장 높으며 터키와 인도가 각각 5%를 차지했다. 

상위 20개국이 세계 판매량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까지 태양열에너지는 세계 온수수요의 약 30%를 차지하고 2070년에는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위생적인 온수를 확보하기 위한 인도와 아세안 개도국의 태양열에너지 보급확대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으로 연평균 약 3억m²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돼 미래성장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제품의 용도 또한 과거 주거용 건물에서 태양열을 활용한 온수생산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제로에너지건물의 급탕은 물론 150℃ 이하 저온산업부문 공정열 공급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형태도 기존 태양열집열기 중심의 열에너지 공급에 태양광이 더해진 복합시스템을 통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하이브리드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태양열시장이 해외 태양열시장의 성장세와 상반된 이유 중 하나로 낮은 신뢰도가 언급된다. 태양열에너지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기 시작한 신재생에너지로 도입초기에 많은 기업들이 생겨났으며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설비를 도입했다. 

설치위주 경영으로 인해 시공부실, 사후관리 미흡 등 문제점이 발생했으며 태양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많은 태양열기업이 경영악화로 폐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설치된 태양열설비가 하절기 과열 등으로 인해 고장, 파손됐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없어 태양열산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으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태양열산업, 재도약 준비
현재 태양열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책임시공 및 사후관리 등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난방, 급탕 위주의 태양열 보급에서 벗어나 산업, 농업 등 적용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2022년 상반기 에너지기술사업에 ‘태양열 융복합 산업공정열 이용기술 개발사업’이 포함됐으며 산업공정용 열공급을 위한 태양열 융합 열공급시스템과 스마트 O&M시스템 구축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과제는 국내 에너지소비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신재생열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HO) 대응 태양열산업의 혁신기술 개발, 산업부문 탄소배출권 확보와 함께 RE100 등 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공정용 열공급을 위한 태양열 융합 열공급시스템 설계 및 구축을 위해 수요처 맞춤형 최적화 시스템 공정설계 기술, 공정 잉여폐열과 태양열을 이용한 냉난방공조시스템 연계기술 등을 개발한다. 

또한 중온형 태양열집열기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집열기 연결부 △순환펌프 실링 △열매체 △흡열판 △집열관 등 핵심기자재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기술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과열방지 제어기술, 가압형 열저장조 제품개발 등이 추진되며 산업용 스팀, 냉·온수 공급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열저장조 및 저장매체가 개발된다. 특히 RHO와 탄소배출권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창출될 예정이다. 

RHO·RHI 등 재생열E 보급제도 시급
태양열업계는 RHO, 신재생열에너지인센티브제도(RHI)의 조기도입이 업계의 노력과 맞물려 침체된 태양열시장을 활성화시키고 태양열 보급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에 한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RHO는 RPS와 유사하게 신재생열에너지설비에 대해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독일은 건물소유자를 대상으로 의무화와 투자보조를 함께 적용해 보급을 촉진했다. 또한 RHI는 영국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발전차액지원제도 형태로 신재생열에너지 생산에 대해 경제적으로 보조하는 제도다. 

기존 보급제도와 상충되지 않는 신재생열에너지 보급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 업계 등 각각의 구성원간 역할 수행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된다. 

태양열업계의 관계자는 “정부의 중장기적인 신재생열에너지에 대한 보급목표 설정이 중요하며 특히 열원별 시기와 보급량 등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수립돼야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인센티브, 법제화 등의 제도가 단독으로 시행될 경우 좋은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센티브와 법제화 또는 의무화가 혼합된 형태로의 정책을 시행해야 목표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는 정부와는 다르게 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금융지원과 법제화가 혼합된 신재생에너지 보급패키지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기존 중앙집중식 전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지역주도의 에너지전환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현재 태양열에너지설비는 태양광 등 발전용 신재생에너지대비 가격이 높게 책정돼있으며 부가적인 경제적 보조수단이 없기 때문에 경제성에서 동일수준 혹은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정부와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양방향 스마트 사후관리 체제 등 시장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바다 기자 bdchoi@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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