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동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

2022-01-09

“에너지설비 효율화, 탄소중립 목표달성 ‘첫걸음’”
신재생 확대·생산공정 최적화·종합적인 효율화 등 ‘관건’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은 우리나라 에너지소비구조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세부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은 탄소중립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기술을 우선 적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관련기술 개발과 함께 제반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들을 제시하고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로드맵의 의미가 더해진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효율향상PD를 수행하며 이번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의 에너지설비분과를 총괄한 송동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를 만나 관련분야의 R&D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 R&D 계획수립 과정은
로드맵 중 에너지설비분과를 맡으며 관련산업계 의견을 많이 들었다. 물론 시간적 제약과 모든 기업들을 만날 수 없었다는 한계도 있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환과정에서 없어질 가능성이 있는 산업분야, 꼭 필요한 산업분야 등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청취했다.

특히 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기반의 기기들은 탄소중립 진행 중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 기업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각각 기업들의 개별적인 의견청취는 어려워 위원들을 구성할 때 관련기업을 최대한 많이 포함시켰다.

탄소중립이 되지 않는 원인과 주요출처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에너지수요부분의 온실가스 직접배출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고 전력기기 중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계에 대한 대체 및 전환방안이 검토됐다.

이러한 기기들의 효율 등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도출하고 기술확보가 필요한 사항을 로드맵에 반영했다.

■ 에너지설비 기술개발 주안점은
에너지설비의 범위가 모호하긴 하지만 직·간접배출을 모두 합치면 전체 온실가스배출량의 60~70%가 수요부분에서 발생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이라고 해도 이를 구성하는 기기들은 에너지설비다. 온실가스 다배출업종도 마찬가지이며 일반 산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동기, 유체기기, 보일러 등이 모두 에너지설비에 포함된다.

결국 에너지설비의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이를 활용하는 산업 역시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 에너지설비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단위이며 출발점이다.

에너지설비분과의 범위는 에너지다소비설비로 인식되고 있는 전동기, 유체기기, 전력변환, 보일러, 히트펌프 등이며 열사용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열저장매체 등이 포함된다.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는 효율향상에 주안점을 뒀다. 이는 예전부터 줄곧 개발을 추진해와 이미 높은 수준에 다다르긴 했지만 운전제어 등 ICT를 접목해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

화석연료 기반의 기기들은 전기를 사용하는 형태로 전환하고 전기발열체는 발열가열방식과 히트펌프를 사용해 열 공급형태를 바꾸도록 한다. 이러한 전기화가 어렵다면 탄소배출이 없는 에너지로 전환, 연료전지가 대안이 될 것이다.

■ 카테고리 설정기준은
에너지설비분과의 카테고리는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관련성이 높고 해결이 시급한 문제를 그룹핑했다.

특히 화석연료를 주로 필요로 하는 분야가 열에너지 사용처인데 우리나라는 가정, 사업장 등에서 개별사용 형태가 많다. 이러한 기기들은 특정조건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주기의 효율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사업장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지금보다 효율적인 에너지절감을 이룰 수 있다. 계측화된 네트워크와 온도대 승온기술, 공급·수요 불균형 해소를 위한 열저장기술이 포함됐다.

에너지관리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는 전력에너지를 기반으로 필요할 때 계통을 통해 충당한다는 관점에서 추진돼왔다. 앞으로는 사업장 자체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나 생산공정 최적화, 종합적인 효율화가 관건이다.

RE100도 강조되고 있는데 수요부문에서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업장 등의 자체적인 신재생에너지원 확보가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포함한 에너지사용과 생산,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 분과별 연계성은
로드맵이 분과별로 나눠지긴 했지만 에너지는 개별분과들이 가진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고온이나 고발열을 요구하는 산업용기기들은 현재 기술로는 전기화 달성이 어렵다. 필연적으로 연소과정이 적용돼야 하는데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 등이 다른 분과에서 해결돼야 한다.

또한 해결책이 제시됐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분과와의 연관성을 고려하고 공급량이나 상대적인 가격, 공급인프라 등이 긴밀하게 구성돼야 실제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설비분과가 제시하고 있는 전기화, 무탄소화 등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최종 목적인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팀을 이용하는 공정이 있는데 만약 해당온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탄소중립기술이 개발되지 못했다면 후속공정에서의 탄소중립 계획은 모두 수정돼야 한다. 설비에 대한 기술혁신 투자가 제대로 선행된다면 해당산업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국가차원의 탄소중립 계획과 투자 최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로드맵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사용될 에너지기술들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분과 내 기술간 경쟁, 다른 분과와의 연계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30년까지는 앞으로 사용될 기술의 방향성을 검토하는 기간이 될 예정이다. 가능한 기술들은 우선적으로 지원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R&D에 투자하고 2050년을 목표로 진행돼야 한다.

■ 남은 과제는
이번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은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기술들을 바탕으로 수립된 내용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신기술이 나와줘야 더 빨리갈 수 있다. 기술은 항상 발전하고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현재 수준보다 난이도나 경제성에 우위를 가진 기술에 대한 탐색과 함께 로드맵에 대한 정기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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