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열교환기시장 흐름변화 ‘주목’

2017-06-11

국내 열교환기시장 400억원 규모
통합배관 적용…시장 판도변화 예상
국내실정 맞는 미래형시스템 등장해야


현재 지역난방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한 집단에너지 사업자에서 보내는 뜨거운 온수를 공동주택 기계실에서 열교환을 한 후 각 세대로 난방과 급탕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공동주택 기계실의 열교환기가 핵심이다. 현재 전국 200만세대가 넘는 사용자에 35개 사업자가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열교환기시장도 크게 형성되고 있다. 또한 기존 4배관시스템을 2개로 줄인 통합배관이 확대될 경우 공동주택의 급탕배관이 없어지고 기계실에서는 난방열교환만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 기계실에 설치돼있는 대형 열교환기시장 축소와 각 세대별 콤팩트유닛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지역난방 시스템이란
지역난방이란 아파트, 주택, 상가, 사무실 등 각종 건물에 개별난방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대규모 열원시설에서 경제적으로 생산된 열을 매설된 열배관을 통해 지역전체에 일괄적으로 공급해 에너지절약과 환경공해 개선에 기여하는 효율적인 난방방식이다.

영국 건축가 M.I.브루넬이 고안해 1872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으로 실시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복구작업 때 대대적으로 보급됐다. 특히 쓰레기소각에 의한 열을 이용한 지역난방시스템이 활성화됐다. 북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국내에는 1985년 서울 목동아파트 단지를 시작으로 분당, 산본 등 수도권 외곽도시와 대구지역을 포함해 부산 해운대 신도시에도 설치돼있다. 국내 지역난방 보급률은 전국 총 가구수의 8%로 세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지역난방공급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공급 중인 지역난방 현황은 2016년 기준으로 4,532개 사용자(계약자 기준)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 공동주택 사용자는 약 51%인 2,302개 사용자이며 겨울철 연결열부하 기준으로는 공동주택이 전체 부하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역난방공사 공급지역 내 공동주택의 열교환기 용량은 2016년 기준 약 1만1,257 Gcal/h 정도이며 그중 난방용은 약 6,647Gcal/h, 급탕용은 약 4,607Gcal/h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의 ‘2016년 집단에너지사업 편람’에 따르면 전체 지역난방 공급량 중 약 56.4%를 지역난방공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국내 공동주택 열교환기용량은 약 2만Gcal/h가량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는 국내 지역난방용 열교환기 시장을 연간 약 4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국내 공동주택 기계실 중 열교환기 용량이 가장 큰 사용자는 타워팰리스 1차(서울)로 2만5,373Mkcal/h이며 단일 열교환기 용량이 가장 큰 사용자는 가든파이브(서울)가 6,494Mkcal/h로 조사됐다.


지역난방 핵심부품 ‘콤팩트 열교환기’
지역난방계통은 열생산시설, 열수송시설 및 열사용시설로 구성되며 열원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지역난방 열교환기 및 순환펌프를 통해 열사용자에게 난방, 냉방 및 급탕열을 공급한다.

열생산시설은 지역난방열을 생산하는 시설로 연료를 연소해 발생되는 연소열을 이용하는 방식과 폐열을 회수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폐열이용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너지이용률이 높은 열병합 발전방식이 채택된다.

열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은 열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열수송 배관망을 통해 사용자시설에 열을 공급하게 된다. 열매체는 물, 증기 등을 사용하며 대단위 지역난방 계통의 경우 주로 물을 열매체로 이용한다.

열사용시설에 공급된 열매체(중온수)는 사용자 열교환 설비에서 사용자 난방계통으로 전달되며 열매체는 열원시설로 회수된다. 사용자측의 계통수는 건물에 난방 및 급탕, 냉방을 공급하고 열교환 설비를 순환하게 된다.

이처럼 공급자가 보내준 열매체의 열을 사용자시설로 가져오는 행위가 발생하는데 바로 공동주택 기계실에 있는 콤팩트 열교환기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한다.

열교환기란 특정 공정을 형성하기 위한 고정 장치물의 일종으로 기·액상의 원재료, 반제품, 제품인 유체가 포함하고 있는 열을 튜브 또는 판의 형태를 지닌 전열면을 통해 유체 상호간 열전달을 일으켜 가열, 냉각, 응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열교환기를 구조적으로 분류하면 Shell&Tube 열교환기, Air Fan Cooler, Double pipe 열교환기, 판형열교환기 등으로 구분한다.

지역난방 사용자용 열교환기는 1차측 지역난방 중온수와 2차측 난방 및 급탕수를 열교환하기 위해 판형열교환기를 적용하고 있다. 판형열교환기는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효율이 높으며 용량 증설이 용이한 형식의 열교환기다.

지역난방용 판형열교환기는 판과 판사이에 가스킷을 설치해 판의 분리 및 교체가 가능한 형식을 적용해 왔으나 최근에는 판과 판사이가 용접 접합이 돼 일체형으로 나오는 용접형 판형열교환기도 보급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통합배관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별세대에 설치되는 급탕용 콤팩트열교환기가 필수이며 이에 대한 국내외 제조사의 기술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콤팩트유닛설비란 종래 집단에너지 공급시설 중 최종에너지 사용시설(아파트기계실 등)에 설치되던 순환펌프, 급탕 및 난방용 열교환기, 자동제어설비, 기계실 내부 배관 일체를 공장에서 단일 강재프레임 위에 설치한 에너지공급용 장비를 말한다.

4배관 VS 통합배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지역난방 방식은 난방과 급탕온수를 기계실 혹은 열교환실에서 각각 생성해 서로 다른 독립된 배관(4관식)방식으로 각 세대에 공급하는 것이다.

4배관방식은 지역열원 등이 공급되는 아파트단지 전체 혹은 몇 개 동을 위한 공동의 난방열교환기 등을 설치해 공동의 배관망을 통해 각 세대에 난방·급탕 온수를 공급하는 중앙공급방식의 시스템이다. 이러한 중앙공급방식은 많은 수요처에서 효율이 높은 열원기기를 사용하고 전문기술을 갖춘 관리자를 배정함으로써 개별방식에 비해 기기의 경년에 따른 효율감소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동시 사용률이 높아 전체 기기용량을 축소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고 검증된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운영과 기계실 통합설치로 인한 효율적인 관리가 장점이다.

하지만 공급에 따른 시설면적이 증가하고 시설비 규모가 개별방식에 비교과 커지며 배관설비비용 증가, 유지보수비용 및 시설 운영비 발생으로 민원발생 여지가 있다. 배관을 통한 열손실과 유체이송을 위한 전력소모가 크며 기계실과 각 세대를 연결하기 위한 배관설비비용이 많이 소요돼 건축공사비 상승의 원인이 된다. 

중대형 열교환기 설치와 배관설비로 인해 기계실, 공동구, 지하, 입상용 PIPE DUCT 공간확보로 건축물 유효공간이 축소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급탕을 가열해 바로 소진하지 못한 급탕수는 박테리아 증식에 따른 위생환경 문제로 급탕을 만드는 온도(43℃ 이하)보다 높은 온도(55℃ 이상)로 유지해야 하므로 배관에서의 열손실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실에서는 난방온수만을 생성해 각 세대에 보내고 급탕은 세대에 들어온 난방온수를 이용, 사용처 가까이에서 간접가열을 통해 생성하는 방식인 통합배관(2관식) 공급방식이 개발됐다.

기존의 급탕배관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으므로 건축비, 설비 시공비, 설비관리 및 유지보수 비용 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공용부 에너지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의 설계기준이 제정된다면 현재 에너지절감량보다 최대 17.7%의 추가 에너지절약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으로 2015년 국정감사 당시 김제남 의원이 통합배관의 우수성을 지적하고 관련사업 추진계획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합배관 적용확대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콤팩트유닛 유지보수를 개별세대에 전가시켜 사용자들의 부담을 늘릴 수 있으며 공급자 입장에서도 여름철 급탕을 위해 난방온수를 계속 보내야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낭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배관 시스템은 위례에너지서비스나 나래에너지서비스, 그리고 대전 열병합과 포스 메이트 등에서 2015년 열사용시설기준에 통합배관을 우선 도입했고 최근 서울 상계동에 건설되고 있는 제로에너지하우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통합배관 적용처로는 2014년 332가구와 부대시설로 구성된 서울 목동 우성아파트가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2016년 7월 열사용시설기준에 통합배관의 도입을 명시해 운영하고 있지만 공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지역의 통합배관 적용 사용자는 아직 없다. 기존 4배관을 사용할지, 통합배관을 적용할지는 민간에서 선택할 영역으로 지역난방공사에서 진행하는 보급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배관은 아직 초기 시장이기는 하나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은 열에너지 저감을 통해 공동주택에서의 효율적인 에너지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통합배관 보급확대 시 지역난방용 열교환기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단체표준인증이 마련돼 통합배관 시스템이 대중화된 유럽 등 국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열공급자 기술지원제도가 아직 미흡한 점은 숙제다. 국내 35개 열공급사업자 중 이미 통합배관을 도입한 몇몇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기준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형 고효율시스템 연구 ‘시급’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개별난방 시장과 함께 지역난방 등 중앙열원을 이용하는 난방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더욱 효과적인 에너지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은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인 운용과 이를 통한 미세먼지 감축, 대기질 개선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몇 년 전부터 등장한 4세대 지역난방(4th Generation DH)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100℃ 내외로 공급하던 지역난방 공급수를 60℃ 정도의 낮은 온도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4세대 지역난방이 주목받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저온의 열을 지역난방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는 현재 신축 및 재건축 건물에 대해 4세대 지역난방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도시외곽에서는 태양열,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 공급하는 시스템도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산업 정책, 체계 및 주거문화 등 유럽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4세대 지역난방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도 정부 및 지자체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지역난방 공급모델을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은 열교환기시장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4배관방식이 유리할지 통합배관방식이 유리할지는 연구된 바가 아직은 없다. 향후 시장 헤게모니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인식 기자 ischo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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