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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집단에너지 난방·급탕 핵심설비 콤팩트유니트 ‘경쟁가속화’

건설경기 악화…콤팩트시장 축소
열병합발전 우호분위기 장기적 호재
저가경쟁 치열…성능경쟁 전환 시급


건설경기 악화로 콤팩트유니트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경쟁은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신규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남양주, 하남, 인천 등 3기 신도시 지역이 집단에너지 공급지역임에 따라 잠잠했던 콤팩트유니트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획에서는 콤팩트유니트 시장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과 관련이슈를 짚어본다.

콤팩트유니트란
콤팩트유니트는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중온수배관을 통해 건물 기계실까지 공급하는 지역난방 열을 건물 내에서 순환하는 난방수나 사람이 직접 사용하는 급탕수와 열교환시키는 설비로 열교환기, 자동제어밸브, 펌프 등으로 이뤄져있다. 건물 기계실 이전을 1차측 설비라고 하고 기계실부터는 2차측 설비라고 하며 1,2차측 사이에 물이 직접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열만 이동시켜야 하므로 열교환기가 핵심부품이다.

과거에는 시공업자가 열교환기 제품을 구입해 배관에 연결시켜 사용했는데 1차측에서 2차측으로 열을 전달하는 중요한 설비의 품질이 시공자 역량에 따라 좌지우지되다보니 난방과 급탕 성능이 일정하지 못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열교환기와 주요 부품들을 패키지화해 이러한 성능을 균일화한 것이다.

신규 진입업체 등장, 경쟁 가속
콤팩트유니트는 지역난방열을 이용하는 설비로 집단에너지 고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내 공동주택, 상업용 건물 등에 적용된다.

2018년 국내 콤팩트유니트시장은 55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간 1,500세트를 기준으로 시장이 어려울 때는 1,200세트, 활발할 때는 2,000세트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태봉산업기술과 LHE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양분된 양상을 띄고 있으며 삼양테크, 바이저, 고려엠지, 디에이치케이, 장한기술 등이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바이저, 장한기술은 비교적 최근 시장에 진입했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산업용 보일러시장 선두기업 부-스타도 콤팩트유니트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오피스텔 3개 현장에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시장축소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진입업체 출현, 통합배관 적용현장 확대 등에 따라 콤팩트유니트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시 개발 정체…시장전망 ‘불투명’
콤팩트유니트시장 활성화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건설경기다. 공동주택 기계실에 설치되는 설비이므로 집단에너지 고시지역에 신도시 건설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신도시에 아파트가 가장 먼저 들어서고 상가나 주상복합건물이 따라들어오는데 이러한 신도시건설이 계속 이어져야 시장이 유지될 수 있다.

세종신도시와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나주, 진주, 대구 등 지방 혁신도시 건설공사가 마무리되고 있어 2018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시장규모는 계속 축소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제2동탄 신도시 이후에 큰 현장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발표한 3기 신도시만으로는 시장유지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관련업계는 인구감소 및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로 지속적인 시장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아파트 건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대출규제에 따른 아파트 붐 축소도 콤팩트유니트시장에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20~30년이 지난 현장의 시설노후화에 따른 개보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어느정도 시장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부각됨에 따라 전기와 열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열병합발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를 이용한 집단에너지 사용이 권장되는 사회분위기 덕분에 콤팩트유니트시장의 장기적인 확대가능성은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스켓 vs 브레이징
콤팩트유니트시장의 현 이슈는 고무를 이용해 밀봉을 유지하는 가스켓타입 판형열교환기와 용접으로 밀봉하는 브레이징타입 판형열교환기의 대립이다.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가스켓타입은 채널에 흐르는 유체의 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장의 플레이트 사이에 고무로 만든 가스켓을 넣고 프레임을 볼트로 조여 사용한다. 유지보수 시 볼트를 풀어 열판을 세척할 수 있어 열판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열판을 추가, 제거해 용량을 증감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할 시 원인을 쉽게 파악한 후 결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최근에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관로 이물질 유입으로 인한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상수원 관로공사 시 흙탕물이 섞여들어오는 것이 원인인데 가스켓 타입은 열교환기를 분해해보면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있고 세척 후 잔여물이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스켓 판형열교환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스켓타입은 언제든지 분해해 배관 내 수질을 확인할 수 있으나 브레이징타입은 이러한 조치가 불가능해 원인파악이 신속하지 못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레이징타입은 여러 장의 열판을 용접으로 밀봉하기 때문에 유효 전열면적이 넓고 가스켓타입대비 얇게 만들 수 있어 콤팩트한 사이즈와 저렴한 가격, 높은 내압에 견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효 전열면적이 넓고 두께가 얇다는 특성은 같은 용량을 처리할 때 더 작은 크기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며 콤팩트유니트의 크기를 줄여 기계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소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하고 완전밀봉 방식이기 때문에 내압이 높아 35층 이상 고층빌딩에도 중간기계실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또한 CIP 비용이 분해·세척비용보다 1/10로 낮아 세관주기마다 세척할 시 3년간 사용하고 새 제품으로 바꿔도 비용이 더 저렴하다.

브레이징 판형열교환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브레이징타입은 고압에서도 기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스켓타입보다 공정 난이도가 더 높으며 가격·사이즈·운영 투명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사용자에게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지사마다 요구조건 달라”
콤팩트유니트는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한 여러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열사용시설기준을 토대로 설계 후 현장에 설치된다. 하지만 사업자마다, 지사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 업무에 혼선이 온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가장 큰 불만이다. 열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면 준공승인도 받지 못해 담당자의 주관이 크게 작용하고 권한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집단에너지사업자와 지사에 통용되는 구속력있는 기준을 만들어 담당자의 주관대로 현장에서 추가적으로 설비변경을 요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며 “다만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설비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최적화 눈돌려야
최근 온실가스 저감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대응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역난방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에너지절감을 위한 사회적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 콤팩트유니트의 탄생목적은 사용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온수를 공급하는 것이지만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열교환기, 펌프, 컨트롤러로 구성된 콤팩트유니트라는 패키지 설비는 그 자체로도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에너지효율화를 이끌어 낼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에 의존한 시장보다는 높은 품질과 운영효율에 대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