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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영수 LG전자 칠러사업담당(상무)

“독자 개발 무급유 터보냉동기
글로벌시장서 경쟁할 것”


LG전자는 1968년 국내 최초로 가정용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1998년 국내 최초로 시스템에어컨을 생산하는 등 대한민국 공조시장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0년 ‘No.1 HVAC & Energy Solution Company’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2011년 중앙공조분야 전문기업인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대형 상업용 종합공조 역량을 구축하고 BMS사업까지 확장, 명실상부 Total Energy Solution Provider로 자리매김했다. 대형 산업용 및 상업용 제품인 중앙공조사업을 총괄하는 박영수 LG전자 칠러사업담당(상무)을 만나 칠러사업 동향 및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국내 중앙공조시장를 평가한다면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과거대비 신축건물에 대한 냉난방 신규 설치 수요가 감소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또한 국내 중앙공조시장은 VRF로 상당부분 전환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봐야할 것 같다. 특히 한국은 전력 인프라가 잘 구비돼 있으며 소규모 건물은 따로 기계실을 설치하는 것보다 옥상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것이 건물주 입장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대부분 개별공조로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산업시설과 초고층 빌딩 등 개별공조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하며 산업용 수요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IDC 등 첨단산업의 발전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산업용 수요처는 24시간 1년 내내 장비를 가동하는 에너지다소비업종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열교환 손실, 베어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무급유 터보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특히 증가하고 있다. LG는 독자 개발한 무급유 터보압축기를 적용한 무급유 터보냉동기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경쟁에 그치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 최근 에너지전환정책으로 가스냉방이 주목받는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 발전하고 있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하절기 냉방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가스냉방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가스냉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역난방 고시지역에서는 여전히 온수형 저온수2단 흡수식 냉온수기를 사용토록 규제하고 있어 가스냉방 확대에 제한적일 것 같다. 연간 설비이용율 등 지역난방공사 입장에서는 유리한 정책이나 국가 전체로 봤을 때 정말 유리한 부분인지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난방의 열효율이 95%이상으로 높지만 배관에서의 열손실도 고려해야 하고 저온2단 흡수식 냉동기의 COP는 고작 0.7수준으로 실제 효율은 70%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흡수식 냉온수기는 COP 1.2 이상, 최대 1.35수준으로 냉방 시 에너지효율은 1.5배 이상 차이가 있다. 넓은 범위에서 국가에너지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수열에너지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수열에너지도 신재생에너지로 포함되면 수열원 히트펌프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LG전자만이 설계부터 제작까지 가능하며 이미 상당한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LG전자의 터보히트펌프는 R134a냉매를 사용하는 터보히트펌프 중 가장 높은 온도의 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 2009년부터 국책과제로 3,000RT급 터보 히트펌프를 개발했으며 2010년 국내 최초로 대용량 열(11Gcal/h)을 공급해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LG전자에서 납품한 제품은 하수열, 발전폐열, 공장폐열 등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사이트에서 운전 중이다. 특히 외산으로만 공급되던 시장에 국산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으며 서비스, 유지보수 등 장기적으로 장비를 운영해야 하는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게 돼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해외의 다양한 사이트에도 터보히트펌프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의 지역난방, 제약공장 등에 납품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뿐만 아니라 폐열 발생처로부터 열회수, 히트펌프, 열공급까지 관련된 모든 부분에 대한 설계, 컨설팅 능력까지 이미 확보하고 있어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좀 더 많은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터보냉동기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건설 경기 위축으로 중앙공조시장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업용 건물의 터보냉동기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역난방 고시지역에서는 빙축열도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빙축열용 터보냉동기 수요도 함께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IDC 등 IT 업종의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 산업들의 특성이 대규모 공장과 더 정밀한 온·습도 제어가 요구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고성능 장비에 대한 니즈는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국내에서 터보냉동기에 대한 품질과 성능에 대해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 기존 외산만 구매하던 첨단 산업부분에서 LG의 터보냉동기에 대한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어느 프로젝트든지 외산과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지속적으로 납품이 진행 중이며 그동안의 기술개발과 품질관리를 기반으로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LG전자 중앙공조분야 매출 중 절반가량이 해외 수출로 이뤄져 있다. 이중 터보냉동기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시장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품질, 성능,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 무급유 터보냉동기가 이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데 
LG전자가 중앙공조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게 무급유 터보냉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터보냉동기의 운전패턴을 보면 정격조건(부하 100% 수준)으로 운전하는 비중은 1% 이하다. 미국공조냉난방협회(AHRI)의 표준 부분부하지표인 IPLV를 보면 75%, 50%로 운전되는 부분부하 비중이 87% 수준으로 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정격효율보다 부분부하효율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급유 터보냉동기는 기본적으로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하고 있어 부분부하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장기간에 걸친 기술개발을 통해 압축기를 직접 개발해 신뢰성이 매우 높다. 소용량대에 적용 중인 에어베어링 무급유 압축기는 항공기용 공조, 마이크로 항공기술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던 에어포일 베어링기술을 냉매시스템에 적용해 개발했다. 에어포일 베어링은 시스템 내부의 기체 냉매를 이용해 회전체를 지지함으로써 고속 터보 회전체를 윤활유없이 구현할 수 있다. 기계적인 마찰을 ‘0’에 가깝게 감소시켜 구동계 손실을 감소시킨다.

마그네틱 베어링기술을 적용한 터보냉동기는 자기부상열차와 같이 전자석을 통해 구동축을 부양시키는 방식으로 자기베어링 기술을 칠러 제조사 중 최초로 확보해 모든 핵심 요소부품을 자체 설계, 개발한 제품이다. 특히 축의 진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정전시험 및 Drop Test를 통해 내구 신뢰성을 확인했다.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센서와 접을 수 있는 기판 등 LG전자의 첨단 IT기술이 적용됐으며 효율 개선을 위한 직결구동모터를 개발해 효율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

무급유 터보는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나 압축기를 직접 제조하는 냉동기 제조사는 많지 않다. LG전자는 외산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무급유 터보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중동 등 고온조건의 지역과 정밀한 제어를 요구하는 화학 및 제약 프로세스용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급유 터보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또 다른 이슈는 신냉매인데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신냉매 터보냉동기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대응해 R1233zd 냉매를 사용하는 제품과 R513a 냉매를 사용하는 제품을 병행해 개발 중이다. R1233zd는 저압냉매이며 R134a는 고압냉매로 둘 모두 장단점이 있는 냉매다. 저압냉매의 경우 대용량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압축기의 크기가 켜져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효율을 높이기 유리하고 고압냉매는 효율을 높이는데 불리하지만 압축기를 콤팩트하게 만드는데 유리하다.

LG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대응을 위해 두 가지 냉매를 모두 적용 검토 중이며 지역, 용량 등 고객 니즈에 따라 두 가지 제품을 모두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조사도 아직 냉매에 대한 방향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고 LG전자는 아직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두 가지 솔루션을 모두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할 생각이다. 타사대비 차별성은 좋은 품질과 높은 효율로 고객에게 신뢰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 집중하고 있는중동시장에서 성과는
중동의 지역냉방은 매우 큰 시장으로 글로벌 제조사 모두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다. 후발주자인 LG전자가 진입하기에는 글로벌 제조사가 이미 장악한 시장으로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두바이법인에 직접 영업인원을 배치하고 장기간에 걸친 고객 제안과 기술 경쟁을 통해 최근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두바이 지역냉방용 터보냉동기 2만4,000RT 터보냉동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도 원전에도 약 1만RT급 터보냉동기 공급 계약 후 제작 진행 중이다. 


특히 두바이 지역난방은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부르즈 할리파 빌딩과 두바이아울렛몰에 공급되는 냉방시설로 요크, 트레인, 캐리어 등 글로벌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LG전자가 죄종적으로 선정된 만큰 LG전자의 터보냉동기가 중동지역에서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콜드체인, 특수공조시장 진출도 준비 중인데 
LG전자는 편의점용 솔루션으로 소규모 쇼케이스와 냉난방을 동시에 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의 신규 출점이 주춤한 상황으로 신규설치보다는 교체수요를 대응토록 하고 대형 콜드체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LG전자의 실외기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고효율 제품을 공급해 시장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대형 콜드체인시장은 글로벌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LG전자는 아직 글로벌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국내에 집중하려고 한다.

국내 콜드체인시장은 매우 규모가 크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은 기술개발보다는 해외의 제품을 사서 실내기를 조합해 판매하고데 집중하고 있다. 직접 제조도 아니고 인버터 등 고효율 제품도 아닌 제품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시장진입은 많이 늦었지만 고객중심의 고효율 제품과 인버터 등 고객관점에서 유리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의 실외기는 VRF용으로 설계돼 배관거리가 매우 긴 장점이 있다. 기존의 창고와 실외기간 거리 등 고객입장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해 고객위주로 시장을 재편하면 시장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수공조는 상당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단순 제품에 대한 실력보다 엔지니어링, 시공 등 다양한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집중해야 하는 사업으로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몇 년간 연 2~3개의 특수공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 올해 칠러사업 목표는
올해 사업목표는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무급유 터보냉동기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라인업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제품들이 연말까지 지속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는 총합공조사업을 확대하고 중동아시아지역에서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초석을 다지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HVAC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서는 제품설계에서 엔지니어링까지 모두 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이미 제품의 라인업과 수직계열화는 끝났다. 엔지니어링 역량을 더욱 확보해 종합공조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부적으로는 사용하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가격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해 외적으로 LG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HVAC기업이 됐으며 한다. 국내 시장에서의 외산 사용도 막연한 감정보다는 성능이나 서비스 등 고객가치를 기준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