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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신동천 학교미세먼지사업단장(연세대 교수)

“WHO 기준 이하 관리 목표”
환기·청정 융·복합 시스템·솔루션 개발 추진

‘에너지·환경 통합형 학교미세먼지관리 기술개발사업단(이하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은 보건학 전문가인 신동천 연세대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환경보전분야에서 대통령표창, 국가무공훈장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으며 2008년 세계의사회 총회 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최근 보건학 관점에서 미세먼지가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리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보건학 전문가다.

이번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은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간 기계분야에서의 공학적 접근에서 나아가 보건·실내환경분야에서의 목표·방향설정을 통해 보다 학생·학부모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출범했다. 신동천 단장을 만나 이번 사업단의 목표에 대해 들었다.

■ 의학전문가로서 미세먼지 기술개발분야 사업단장을 맡게된 계기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보건·실내환경 전문가들 중에서는 공학을 함께 연구한 사람이 많다. 이들은 환경·환기·건강을 연구하면서 사람·보건이 중요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와 같은 학문분야를 융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세먼지의 핵심은 국민들이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환기·IAQ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병원 환기시스템 등 관리책임을 맡은 경험이 있는 보건학 전문가로서 소비자 니즈를 고민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연구방향 설정 및 솔루션 개발에 강점이 있다. 반면 보건학은 특정 문제를 진단하고 얼마나 문제인지를 도출할 수는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보건학자로서 할 일은 대중의 건강에 대한 니즈를 공학과 연결하는 것이다. 국민건강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코자 한다.

■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의 임무는
IAQ개선과 미세먼지 대응이 학생들에게 중대한 문제라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그러나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수준에 그친다. 공기청정기가 효과는 있으나 이를 설치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이미 밀폐된 교실에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건강에 더 해롭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환기와 공기청정이 다른 분야로 인식돼 별개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자의 기술개발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면서 적극적 기술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기와 공기청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기술 융·복합발전을 이끌 주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환기, 공기청정을 모두 개별설치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으나 이를 잘 엮어 하나의 좋은 신기술로 만들고 보다 효과적이고 좋은 기술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기술발전과 국민건강·편익향상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은 기존 환기·공기청정 관련기술을 기반으로 학교에 최적화된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한다. 이와 같은 기존기술을 어떻게 엮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학교시설의 IAQ특성은
학교는 교실, 체육관, 급식소, 음악·미술·과학실,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오염원도 다양하다. 생활먼지, 운동장먼지를 비롯해 조리 시 배출되는 유해물질, 실험실의 약품 등이 실내를 오염시킬 수 있다. 또한 산업단지·도로 등 인근에서 유해물질이 유입될 수도 있다.

재실인원이나 환경조건 역시 다양하다. 성인, 미성년자가 상존하며 성인도 유해환경에 많이 노출되는 시설관리자, 교실에 머무는 시간이 긴 교사 등 활동패턴과 성격이 상이한 집단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또한 학교 입지가 주거지역, 교외지역, 도로 인근, 산업단지 인근, 상가 인근 등 다양해 종류가 다른 많은 오염원을 관리해야 한다.

학교시설의 IAQ관리가 어려운 것은 이와 같은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업단은 이를 잘 분류해 적합한 진단을 하고 처방을 내려야 한다.

■ 학부모들은 WHO기준 이하를 요구하는데
환기·청정을 함께 하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WHO 요구수준보다 훨씬 낮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존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용과 소음이다. 많은 기기를 넣어 최대로 가동하고 노후학교를 건축적으로 기밀하게 개보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고 일상적 소음으로 학교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돼 비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은 비용효율적,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집진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촘촘한 고성능 필터를 사용할 경우 소음이 커지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필터와 전기식을 접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오존해결이 과제로 남는다.

다만 오존발생을 억제하거나 발생한 오존을 제거하는 기술도 존재한다. 사업단은 이를 학교환기솔루션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며 관련분야 저명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학생들의 생활패턴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등하굣길을 비롯해 다양한 공간에서 유해물질을 흡입하고 있다.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유해물질을 대폭 줄여 관리함으로써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흡입하는 유해물질의 평균을 낮추자는 계획이다.

학교미세먼지사업단은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사회적 관심과 학부모·학생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출범한 만큼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새로운 솔루션을 학교에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획기적인 수준까지 성과를 내고자 한다. 경우에 따라 WHO수준보다도 더 강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어린아이라는 존재를 놓고 기술개발의 방향을 논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책은 이와 같은 점이 간과돼 왔다. 공학적으로 기준치를 설정하고 그에 맞게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미세먼지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케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문제는 세계 어느 곳도 참고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 선진국은 이미 우리나라보다 미세먼지가 높지 않다. 과거 스모그가 극심했던 유럽의 극복사례를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산업구조의 근본적 해결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고 여러 분야의 기술적 수준이 당시와는 달라 벤치마킹에도 한계가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국민 보호, 미래세대 보호 관점에서 미세먼지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절실하게 매달려야 한다. 최근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대책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12월부터 3월까지 계절제를 도입해 차량이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줄이는 등 각종 수단을 통해 20%를 저감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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