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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 회장


에평사협회가 이제 걸음마를 뗐습니다. 임기동안 협회를 안정화하고 틀을 정립함으로써 정상적·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회원들로 구성된 협회를 토론과 소통, 이해와 타협을 통해 화합하는 협회로 만들겠습니다


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이하 에평사협회)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 사단법인 등기를 완료한 직후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최영호 BE&CP 공동대표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영호 회장은 당시 ‘우리는 하나다, 우리가 미래다’를 구호로 내세워 압도적인 찬성으로 당선됐다. 취임일성으로 “에평사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건축·기계·전기·신재생 등 각 전문분야의 수평적 교류를 통한 포괄적인 전문조직을 구성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최영호 회장을 만나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었다.

■ 협회장 당선 소감은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 많아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올해 사단법인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신생협회인 만큼 체계를 잡아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400여명의 에평사가 배출됐으나 협회에 가입된 에평사는 260여명, 정회원은 180여명 수준으로 아직 운영이 안정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회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회장, 임원 및 이사진이 전담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체계마련이 필요하다. 생업과 함께 협회직책을 겸직하는 형태로는 체계를 신속하게 잡아나가기 어렵다. 물론 임원·이사진까지 모두 전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회장은 자신의 시간을 협회를 위해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 당선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에평사협회는 이제 걸음마를 뗐다. 임기동안 협회를 안정화하고 틀을 정립함으로써 정상적·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다양한 배경의 회원들로 구성된 협회를 토론과 소통, 이해와 타협을 통해 화합하는 협회로 만들고자 한다.

에평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다. 전문분야별로 경력의 폭도 넓고 연령층도 다양하다. 다른 전문자격자들이 모인 협회는 단일 전문분야나 산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회원을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일 전문분야기 때문에 기수도 대체로 연령과 유사하게 정리돼 위계가 비교적 뚜렷하다. 

이에 비해 에평사협회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특징이다.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경력, 연령, 지역, 성별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 만큼 생각과 각자의 주관과 환경이 달라 이를 하나로 모으기가 위한 구심점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에평사협회 사무실을 구성하고 어느 누가 찾아와도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에평사들이 기수에 상관없이 의견을 교류하고 서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면서 토론을 통해 화합해가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 대외적 역할정립 활동도 필요한데
그렇다. 에평사의 위상제고를 위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본격화되는 ZEB시대에 발맞춰 에평사와 관련된 정책제안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정부에 제안할 방침이다.

최재규 동서울대 교수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지난 9월부터 작성에 착수했으며 지난 11월 기본틀에 대한 1차 발표가 있었고 관련절차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에평사협회 임원진 내에서도 별도로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취합해 연내 국토부 및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숙고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 의견수렴과 토론과정이 길어질 경우 제안이 늦어질 수도 있어 시점은 장담하기 어렵다.

■ 업역확보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
가장 어려운 문제다. 회원들은 이 부분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강경하게 요구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국토부의 입장, 유관단체 및 관계자 동향 등을 살펴보면 그런 방식으로 에평사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어렵다.

에평사관련 법·제도적으로만 보면 특정범위에서 업역을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법·제도도 국민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그 국민은 다양한 주체로 이뤄져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 에평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주체는 국토부, 에너지공단, 유관기관, 기타 협·단체 등 다양하다. 에평사의 요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주체들이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할만한 일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이와 같은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강경론을 지양하자는 의견은 반발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나아가야 오히려 원하는 목적을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평사의 업역확보는 다양한 주체가 합의해야 하는 성격의 문제다.

이번 에평사관련 정책제안도 이와 같은 접근방법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업역확보 자체도 좋지만 건강한 업역확보, 발전가능성이 있는 업역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며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 에평사의 지향점은
경제적 이익보다 인류와 환경을 생각하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에평사는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평가, 녹색·환경건축 등을 위해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속된 곳이다. 이를 위해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갖고 개인적인 사업 또는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으면서도 건물에너지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이러한 에평사들의 노력과 역할의 확장성이 가로막혀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업역확대가 에평사의 절대적 목표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이를 요구했던 것은 생존을 위해 법적인 권리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저감 등 지구환경을 위한 보다 큰 역할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업역확대 요구에서 구체적으로는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평가를 하게 해달라는 것인데 이는 매우 제한적인 영역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업역은 평가업무 하나뿐이다.

향후 녹색건축·제로에너지빌딩정책에 따라 인증업무의 수는 늘어나겠으나 이 업무만을 전담할 수 있게 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다.

에평사는 매년 수십명이 새로 배출되지만 아무리 인증평가시장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모두 수용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보다 체계와 절차를 갖춰 냉정하고 현실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또한 에평사협회는 유관기관이나 단체 등의 저항이 심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점차 역할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에평사협회 회원들과 함께 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명분과 실리를 취하며, 어찌보면 더욱 시급한 문제인 기후변화·환경·녹색 이슈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당장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당장 어떤 일에 착수할 것인가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를 규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에평사의 태생은 건축물에너지평가이지만 이를 수행하는 목적은 건물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다. 이는 기후변화를 억제해 인류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에평사는 건축물의 에너지를 효율화할 수 있도록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이미 친환경건축 컨설팅기업들이 잘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건축물 720만동의 90%를 차지하는 500㎡ 미만 건축물은 이와 같은 전문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에평사들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에평사들이 그룹을 이룬 ‘BE&CP’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아직은 더 노력해야 하지만 이와 같은 시험적 노력과 도전들이 이어져야 한다.

다만 문제는 소형기존건축물을 리모델링할 때 건축주가 그만큼 비용을 들여 에너지절감을 위한 개선을 추진할 것인가다. 현재 건축·에너지시장의 가격조건으로 보면 그만큼 돈을 투자해 얼마나 더 이득을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

임대인·임차인간 괴리문제가 가장 크다. 에너지비용을 내지 않는 임대인은 에너지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싸게 지으려고만 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이자지원사업만으로는 절대 건축주의 의지를 끌어낼 수 없다고 본다.

건축주를 설득하기 위한 당근과 채찍, 다양한 데이터마련 등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조사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이는 에평사협회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로서는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용역에 뛰어들 수밖에 없고 용역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한 다양한 사업실적을 보유해야 한다.

에평사협회는 이를 위해 한단계씩 계단을 오르고자 한다. 아직 구체성은 떨어지지만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일에 에평사가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 교육사업에 착수했는데
ISO·녹색건축 인증기관인 크레비즈인증원과 MOU를 맺고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에평사협회 주요사업으로 시행할 계획이며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사업실적을 하나씩 쌓아갈 방침이다. 향후 유관기관과의 다양한 MOU를 위해 협회의 표준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에평사로 이뤄진 컨설팅그룹 ‘BE&CP’가 강사로 참여하는 교육사업이 시행 중이다. 11월 중 두차례 교육이 실시됐으며 녹색건축 관련 인증업무 수행 시 실무적으로 겪었던 일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교육을 받은 회원들은 내용이 알찼다는 평이 많았다.

교육은 비정기 수시교육이며 신청자를 상시 모집해 인원이 모이면 일정과 장소를 공지해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향후 운영방향은
협회가 신생이라는 점, 구성원이 다양하다는 점은 장·단점이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과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그러나 의견이나 주장이 합치되지 않고 화합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추진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협회장이라는 자리는 많이 듣고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회를 위해 결단해야 하는 자리기도 하다. 다양한 방향이 회원들로부터 제시됐다면 중지를 모아 어느 방향이 합리적일지 결정을 해줘야 한다. 취임 초기인 만큼 아직 많이 듣는 입장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협회운영 방향, 에평사의 진로에 대해 결정할 시점이 올 것이다.

이를 토대로 추진력 있게 에평사협회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만큼 회원들과 외부 관계자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