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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기진 한국HPE 이사

“올해 국내 IDC 급증 예상”
韓, 제2 아시아 인터넷허브 도약 기대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한국HPE, 대표 함기호)는 컴퓨터 H/W·S/W 공급 및 유지보수, 컨설팅, SI 등을 수행하는 전문기업으로 데이터센터 컨설팅, 커미셔닝, 구축부문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HPE 데이터센터 컨설팅 서비스는 데이터센터(IDC: Internet DataCenter) 개념설계, 설계, 구축, 통합테스팅, 진단 등 전체 영역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제조,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 대한 다수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 broadband △SK C&C △SK Hynix △삼성SDS 상암·춘천·동탄 데이터센터 △삼성전자 반도체·종합기술원·NW사업부 데이터센터 △신세계 I&C △LG CNS △KT 등에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기진 한국HPE 이사(데이터센터 컨설턴트)는 국내 대형데이터센터 설계 및 컨설팅을 진행해왔으며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국내 시장동향 파악을 위해 가장 먼저 찾는 데이터센터분야 전문가다. 모기진 이사를 만나 국내 데이터센터산업의 2020년 시장동향을 들어봤다.

■ MNC의 국내 진출동향은
구글, 에퀴닉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여러 내로라하는 인터넷 다국적기업(MNC)들이 국내 시장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MNC들의 국내 진출검토는 5년 전부터, 본격적인 탐색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Digital Realty(DLR)가 서울 상암동에 중소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MS(Microsoft) 역시 부산에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내년 4월 본격적인 오픈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MS는 약 5만평(16만5,289m²) 부지를 확보하고 1차로 일부(약 1/8 규모)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건설 후 향후 추가공사를 통해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해외 MNC들의 움직임에는 아시아 네트워크 허브인 싱가포르의 수용력 포화와 같은 대외적인 요인과 국내 데이터센터 입지의 여러 이점 등 대내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 IDC 건설의 한국 입지는
싱가포르는 오랜기간 아시아허브 역할수행을 통해 인건비와 제반비용이 상승하고 있으며 아열대 기후에 해당돼 냉방 등 에너지효율이 떨어진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아시아국가 중 일본은 전기요금이 비싸고 지진이 많아 데이터센터 운영의 가장 중요한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다. 중국은 폐쇄적이고 검열의 우려가 있어 사용자가 쉽사리 서비스를 맡기기 어렵다. 러시아는 정치적 상황과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 네트워크 미비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더운 기후로 인한 냉방비용 상승이 문제가 된다.

반면 우리나라 기후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외기의 낮은 온도를 이용해 전산장비 냉각이 가능한 프리쿨링(Free-Cooling)이 기간이 비교적 길어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적인 이점이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수준을 찾아보기 어려운 국내의 빠르고 광대한 네트워크망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과의 해저 Cable을 통한 훌륭한 Network Connectivity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높은 학력에 따른 고급 기술인력을 구하기가 쉽고 전력요금도 일본 등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 거기에 인근 국가에 비해 비교적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이므로 아시아지역의 Hub역할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이 인터넷 MNC들의 눈에 띄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클라우드 이용량도 충분히 증가해 국내 수요를 기반으로 일본,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러한 해외 기업들의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진출이 잘 추진된다면 한국이 아시아의 인터넷 허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 IDC 위치선정의 중요요소는
데이터센터는 위치가 굉장히 중요한데 일단 서울시내 혹은 서울 인근지역에서 고객유치가 잘되고 조금만 벗어나도 고객확보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최근 10여년간의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서울지역에 들어선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는 자리가 없어서 임대를 못받을 정도다. 2007년에 상암동에 오픈한 국내 대형 IT사업자의 데이터센터는 당시 랙이 가득차는 데 걸리는 기간을 10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3~4년 후에 70~80%가 사용될 정도로 빠른 증설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

다크파이버(dark fiber: 통신전송로로 설치됐지만 아직 미이용 중인 광섬유케이블)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다크파이버가 확보될 경우 고정임대비용만 지불하면 양 끝단 장비교체만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일반 통신사업자의 대역폭 Base의 네트워크망을 임대하기에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필요하다.

광케이블 매설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서울, 경기권에 밀집돼있다. 도심의 큰 메리트 중 하나가 이러한 다크파이버가 많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센터는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충분한 전력망이 요구된다. 특히 하이퍼스케일의 초대형 센터는 IT로드만 50~60MW, 많게는 200MW까지 사용하는데 이만한 전력을 제공해줄 수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가 서울시내 5~6개 있는 곳으로 알려졌으며 서울 외 경기권에서는 서울 중심지와 그리 멀지 않은 일산, 평촌, 김포, 하남 정도까지가 어느정도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해저케이블이 연결돼있는 태안이나 부산도 위치 상 이점이 있다.

■ 관련업계 영향은
국내 진입을 희망하는 해외업체들은 Internet MNC와 대형 코로케이션 사업자들의 지사인데 각자 뚜렷한 내부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경제성과 신속성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UPS, 냉동기, 발전기 등 주요설비들을 단 몇 곳의 제조사들과 MOU를 맺고 저렴하게 장비를 공급받는 대신 독점적 지위를 약속하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이나 지멘스, 버티브와 같은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사실 지금도 대형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은 브랜드파워를 가진 글로벌기업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판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해외 데이터센터기업들의 국내 진출에서 국내 설비 제조사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법규 상 건설을 위한 실시설계는 국내 라이센스를 보유한 설계사들이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설계초안은 해외에서, 국내법과 환경에 맞는 세부설계는 국내 설계사무소에서 맡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전망은
이번에 MS와 Digital Realty가 스타트했으니 서로 눈치만 보던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에서 데이터센터 컨설팅을 맡고 있는데 지난 수년간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검토하기 위해 만난 MNC기업만 60개가 넘는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 해외기업의 실제 성공사례가 없어 망설이고 있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조만간 스타트할 것으로 보인다.

MNC들이 서로 다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검토 중인데 일부만 성공해도 2020년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설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국내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말만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에는 이러한 소문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