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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민기 세종대 교수

“국내 최초 음압격리병실 실험챔버 구축…격리성능 검증 기대”

지난 2015년 메르스에서도 감염확산 방지에 큰 활약을 한 음압격리병실은 SARS 이후 신종 감염병의 선제적 통제를 통해 확산을 최소화하려는 관련 전문가들과 정부의 노력으로 계획됐다.

국가의 예산지원으로 받아 설립된 19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2015년 메르스 대유행 때 감염확산을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국내에 유입된 이후 확산된 코로나19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우리나라 최초의 코로나19 환자가 격리치료를 받은 인천의료원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충분한 수의 음압격리병실 확보가 중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음압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능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민기 세종대 교수는 국내 최초로 음압격리병실 실험챔버를 구축하고 음압격리병실의 성능향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성민기 교수에게 국내 음압치료병상 확보 및 관련 연구방향에 대해 들었다. 

■ 음압격리병실 실험챔버는
지난 12월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음압격리병실 실험챔버를 국내 최초로 구축했으며 음압격리병실의 격리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설은 급·배수를 제외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의 시설기준에 따르고 있으며 연구수행을 위해 차압 및 환기횟수, 온·습도 등의 제어가 가능한 장치를 갖추고 있어 의료현장의 음압격리병실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조건에서의 성능평가와 기술적용이 가능하다. 

이번에 설치된 음압격리병실 실험챔버는 기밀구조의 음압병실과 전실로 구성돼 있다. 병실의 면적은 약 17m², 전실은 6m²다. 실간 차압은 기본적으로 2~20Pa 범위에서 제어가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양압운전도 가능하다. 온·습도 제어가 가능한 항온항습공조기에 의해 환기량 4~15회/h에서 제어가 가능하며 병실과 전실의 급·배기구에는 헤파필터가 설치돼 있다.



■ 정부의 음압병상 확보현황은
정부는 고위험 신종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암감염병전문병원(고도음압병상을 포함한 약 100 음압병상)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선정된 조선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순천향대병원에 추가해 1~2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30~40개 음압병상)을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스 때 필요했던 음압병실을 기준으로 2017년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음압격리병실을 설치하도록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평소에는 일반병실로 사용하다가 음압병실로 전환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병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질병관리본부의 시설 및 운영기준에 따라 2019년 현재 29개 병원에 161개 병실이 설치됐으며 구축비용과 운영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0개 이상의 병원을 신규로 지정해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이러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만으로는 확진자의 격리 치료가 부족해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과 유사한 설비를 갖춘 긴급치료병상이나 이동형 음압기를 이용한 전담치료병원, 연수원 등을 활용한 생활치료센터 등이 긴급하게 설치·운영되고 있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보다 신종감염병의 전문적인 관리와 치료를 위한 시설인 감염병전문병원은 2018년 선정된 호남권의 조선대병원을 시작으로 2020년 영남권의 양산부산대병원, 중부권의 순천향대병원이 선정돼 설치를 준비하고 있고 수도권에 추가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음압외래, 음압수술실 등의 시설과 인력을 전문화, 고도화해 고위험 신종감염병까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추진에 어려움을 격고 있는 중앙 감염병전문병원이 설립되기 전까지 이들 권역 감염병전문병원들이 신종감염병 관리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음압성능 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지난 10여년간 이러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의 시설 기준수립과 평가를 수행해왔다. 특히 감염병전문병원의 설계기준 수립과제에도 참여하면서 감염병 관리를 위한 연구시설의 필요성을 설파해왔다.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의 시설 및 운영기준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기준을 참고해 2010년 수립된 이후 2019년까지 몇 차례 개정됐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대한 시설기준은 미국 CDC 가이드라인에 준해 구축돼 있으며 성능평가는 생물안전실험시설의 평가기준에 준해 수행되고 있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전용 부속화장실과 전실이 설치된 1인 병실로 유효면적 15m² 이상, 천장높이 2.4m 이상의 기밀구조로 이뤄져야 한다. 인터락 기능이 있는 자동슬라이딩 도어와 음압격리구역 전용의 급·배기 설비를 갖춰야 하며 환기횟수는 6회/h 이상, 12회/h이 권장된다.

또한 재순환 냉난방장치 설치는 금지되며 내부 공기는 전량 헤파필터를 거쳐 배기돼야 하고 헤파필터 실치 시 누기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급배기설비 고장 시에도 연동제어로 음압을 유지하고 음압격리병실부터 단계적으로 실간 차압 -2.5Pa 이상이 유지돼야 한다.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독립된 급·배수설비 및 독립된 폐수처리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최근 기존 병실을 활용한 임시 음압격리병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동형 음압기 성능에 대한 단체표준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형 음압기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이동형 음압기 가동에 따른 기존 공조와 환기설비에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 현재 진행중인 연구의 일정과 기대효과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은 총 4년 중 3차년도가 시작됐다. 의료진 진출입 시 음압격리병실로부터의 감염균 유출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검증에 활용할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UVGI를 이용한 제어기술 검증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마스크의 코로나19 차단성능을 검증하는 국민생활안전긴급대응연구사업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통해 음압격리병실의 격리성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음압병실 출입에 따른 감염균 제어기술 개발, UVGI 시스템 적용을 통한 감염균 제어기법 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설의 설치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구축경험이 있는 하나지엔씨에서 수행해 시설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