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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승영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향상 연구단장(이화여대 교수)

통합보급 포털시스템 구축, 개발기술·데이터 전면 개방
실증기반 성능검증…기술사장 방지·사업화 촉진기반 마련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향상 기술개발’은 7년에 걸쳐 사업비 275억여원이 투입된 대규모 연구과제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소음,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 등 4대 하자를 방지·개선하기 위한 다수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이러한 기술들은 신축·기축아파트에 적용해 성능 모니터링 및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실증을 마쳤으며 통합보급포털시스템을 통해 결과를 민간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송승영 연구단장(이화여대 교수)에게 이번 연구사업의 의미와 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연구사업의 의미는
우리나라는 주거건축물의 60% 이상이 아파트일 정도로 공동주택이 보편화돼있다. 주택은 사람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곳이기 때문에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이 필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재산증식의 대상으로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주택의 성능·기능적 품질은 등한시했다.

공동주택에서 △소음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 등 4대 하자가 빈번하게, 반복적으로 발생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땜질식 처방으로 대응했으며 통합적 개선노력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생활밀착형’이라는 측면을 강조해 주거환경 성능개선에 나섰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4대 하자를 개별적으로, 발생 현장마다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단은 7년간의 R&D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제도·정책·기술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축건물에는 4대 하자를 통합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설계·시공기법, 신기술 제품·시스템이 적용되며 기축건물에는 주거환경을 개선·보강하는 기법이 도입된다.

또한 하자예방과 관련된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연계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보강을 추진해 왔으며 연구개발 결과들이 사장되지 않고 보급되는 방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대규모 실증사업이 이뤄졌는데
개발된 기술의 현장적용에 문제가 없는지, 성능이 제대로 발현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은 신축·기축건물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신축 실증단지는 안성 아양지구 A2-2BL(LH 국민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선정해 소음·실내공기질·결로·누수의 연구개발성과를 통합 실증했다. 경기도 안성시 옥산동·석정동·아양동·도기동 일원에 들어선 이번 주택은 2018년 3월 착공해 지난해 4월 준공, 8월 입주한 단지다. 대지면적은 1만5,230㎡, 연면적은 3만3,744㎡로 2개동 23층에 447세대로 이뤄졌다.

신축실증단지에 적용된 기술은 △블록연결재 적용 완충바닥구조 △MSK 적용 완충바닥구조 △유해화학물질 흡착제거 건축자재 △플러시아웃 표준 프로세스 △개정 결로고시(공동주택 결로방지를 위한 설계기준) △공용배기 활용 습도저감시스템 △결로방지형 세대현관문 △누수예방 방수설계 가이드라인 △합성폴리머계 고내구성 방수재료 등이다.

이러한 실증기술에 대해서는 준공 후 입주 전 성능모니터링을 실시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으며 입주 후에도 육안관찰·거주자 설문조사 등을 추가로 진행해 만족도·성능을 검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업계에 보급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 역시 주요성과다.

기축 공동주택 실증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LH 국민임대주택인 하늘마을을 대상으로 수행했다. 2004년 착공해 2007년 준공한 단지로 5만2,219㎡ 대지에 11만4,647㎡ 연면적 규모로 1,378세대가 입주해 있다.

기축 실증단지에는 소음을 제외한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관련 개발기술이 적용됐다. 적용기술은 △곰팡이 피해진단기법 △유해 화학물질 흡착제거 건축자재 △붙박이장 보조난방장치 △창 방풍재 △덧댐창호 △결로 현장진단법 △공동주택 부위별 표준 누수진단 전문 매뉴얼 △합성폴리머계 누수보수재료 등이다.

2018년 초 10세대에 적용을 완료하고 성능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실내공기질 개선, 결로, 누수 등 하자에 대해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주요성과는
4대 하자와 관련된 각 세부과제의 연구개발 결과 수백건의 양적 성과를 달성한 점도 의미가 있지만 특히 가치가 있는 성과는 △통합보급 포털시스템 구축 △결로방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국산화 등이다.

통합보급 포털시스템은 소음,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문제 예방을 위한 연구개발 성과를 용이하게 보급하고 대국민 서비스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포털시스템은 4대 하자 관련제도, 가이드라인, 기술정보,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실증데이터, 연구자료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인터페이스 구축이 완료됐으며 일부 콘텐츠를 보완하는 단계로 조만간 포털시스템 도메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단 활동종료 후에는 LH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홈페이지에 연계해 운영할 예정이며 공공기관 홈페이지 연계를 통해 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고 원활한 콘텐츠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한 결로방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관련해 그간 공동주택 결로방지 성능평가방법으로 3차원 전열해석법이 도입된 바 있으나 국산 소프트웨어가 없어 비싼 외산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번 R&D는 국내 해석기술 플랫폼을 확보하고 고가 외산 소프트웨어 대체를 위한 국산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추진했다.

결로방지 성능해석 소프트웨어 ‘ICE-CH(정상상태 전열해석)’, ‘ICE-TH(비정상상태 전열해석)’는 결로고시에서 요구하는 결로방지 성능평가방법에 따라 전열해석이 가능하다. 고시의 성능기준 만족여부를 평가할 수 있으며 3차원 정상·비정상상태를 해석할 수 있다. 특허등록된 이번 프로그램은 통합보급시스템 포털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 연구단 활동 중 애로사항은
규모가 큰 연구개발사업인 만큼 대대적인 착공식·준공식을 통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했으나 시기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축소해야 해 아쉬움이 남는다.

2018년 8월 신축 실증단지 착공식 당시에는 잇단 태풍으로, 지난해 준공식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규모를 축소했다. 연구단에서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시기적 어려움에 따라 규모가 축소되면서 모니터링 등을 수행하며 노력했던 참여기업들의 빛이 덜 발한 것 같아 아쉽다.

또한 실증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했던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실증단지 시공, 성능모니터링, 준공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LH 본사, 기술담당부서, 지역본부, 사업단, 시공사 등과 조율할 사항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발기술을 적용하고 성능 모니터링을 완료했으며 결과도 잘 도출돼 공용배기활용 습도저감시스템 등 몇몇 기술은 향후 LH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혀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