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더 뉴스

설비포럼, 국가 음압병상 보급현황 점검

질병관리청, ‘코로나19 대응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보급계획’ 발표



대한설비공학회(회장 김민수)는 4월20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제20회 설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음압설비의 확충이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시설확충 계획을 듣고 기계설비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최근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으로 인해 감염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준영 KTL 박사의 사회로 하진 질병관리청 의료대응지원과 과장의 ‘코로나19 대응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보급계획’을 발표로 시작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여명석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화택 국민대 교수 △박진철 중앙대 교수 △박동일 하나지엔씨 대표가 정부의 음압치료병상 확충에 대한 관련 학계·업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김민수 설비공학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설비포럼은 6년간 20회에 걸쳐 정·관계 관계자들을 모시며 다양한 분야에서 토론을 진행해왔다”라며 “오늘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국가지정음압병상 보급계획을 듣고 이와 관련된 기계설비 내용들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진 과장, “메르스 이후 음압병실 구축 본격화”
하진 질병관리청 과장은 ‘코로나19 대응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보급계획’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감염병은 종류가 다양한데 이중 공기로 전파되는 걸 다루기 위해 주로 의료기관이나 일부 일반시설에서도 음압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음압병실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오래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공기감염에 대해 위기감을 가졌던 계기는 사스라고 불렸던 질환이다. 사스 이전에도 많은 공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지나갔고 대표적인 것이 홍역이다. 이 당시에는 음압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다.

사스가 생기면서 공기로 인한 감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의문과 압력을 바꾸면 공기의 전파들이 이동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심이 극대화되면서 음압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는 사스로 인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 강제적으로라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의료기관이 알아서 설치하기에는 비용과 함께 여러 난제가 많았기에 감염병 예방법 안에 감염병 관리기관, 시설 안에는 음압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신종플루 때도 공기감염 관련규정을 손을 봤지만 더 큰 파급은 메르스였다. 메르스는 공기감염은 아니었지만 감염병의 주기적인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음압병실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메르스가 음압병실 확대를 유인한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가 의료감염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펜데믹은 함께 밥먹고 생활하는 사이에 전염되는 커뮤니티 감염에 속한다. 의료감염은 병원 안에서 감염되는 경우다. 메르스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전파가 잘 안됐지만 병원의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 사이로 전파가 이뤄졌다.

이러한 메르스의 타격으로 음압병상뿐만 아니라 감염병 체계를 어떻게 가져갈까 고민하고 인프라 확보차원에서 펜데믹을 고려한 음압병상을 잘 설치해야 한다는 목적을 세우고 관련기준을 강화했다.

의료법 안에도 음압병실을 설치하기로 개정하고 각종 배기시설 등 상세규정을 만들었다. 그동안 음압병상 설치라는 단순한 접근에서 벗어나 전실, 화장실 등 필요한 동선을 분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상세한 내용을 개정했다.

의료기관은 일단 환자가 발생하면 굉장히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감염병 환자의 동선을 잘 분리해 일반환자와 절대 마주치거나 접촉이 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초창기 음압병상 지원사업을 했을 때는 이러한 인식이 덜해서 음압공조만 지어진 병상이 있었다. 메르스 때 같은 복도 지나가면서 환자가 발생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동선분리가 중요해졌다.

또한 국내 의료체계 하에서 메르스 의료감염이 확산된 이유 중 하나는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고 번잡해서다. 세계 어느나라 병원도 환자, 환자 아닌 사람이 한 건물 안에 밀집된 경우는 없다.

보호자와 병문안이라는 문화적 특색도 있지만 한 병실에 여러 사람이 함께 입원하는 것도 문제였다. 의료시설 자체는 감염에 체계적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운영면에서는 감염에 취약하다.

시설뿐 아니라 의료 전반적인 부분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메르스 이후 감염관리체계 숙제였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어려운 시스템이었고 병원수익을 위해서는 감염관리는 별로 중요한 과목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감염내과 전문의는 손에 꼽을 정도로 관심이 적고 병원 이용하는 데 수익구조에도 반하는 분야다. 다른 영역은 진료를 보면 돈을 버는데 감염은 병원 내 관리로 병을 예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돈을 써야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메르스 계기로 병상체계도 개선했다. 과거에는 다인실일수록 병원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였기에 10인실도 운영했지만 지금은 4인실이 넘어가면 오히려 수과에 손해를 볼 수 있는 체계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적의료체계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민간 위주의 의료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민간의료체계가 감염병 환자를 꺼려하는 걸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감염병 관리기관을 지정, 시도별로 200여개의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국가가 지원해주면 감염병으로 신고된 사람을 입원시켜야 한다는 조건이다. 

사스 이후 이런 제도들을 만들었는데 메르스 이후 본격적으로 감염병 관리기관 및 시설을 더 잘 활용하겠다는 것이 부각됐고 체계화, 고도의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음압병실, 부속화장실, 전실 등 시설 및 설비에 대한 전반적인 공사와 유지관리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감염병예방법에는 국가가 관리해야 할 질병을 80여가지 명시했지만 공기전파 위험으로 인해 음압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감염병은 손에 꼽을 몇 가지밖에 없다. 다만 신종감염병은 전파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환경이 통제되는 시설에 훈련받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필요로 한다.

병원은 감염에 가장 취약한 곳이기도 하고 모든 감염병 펜데믹에 최후의 보후로 지켜져야 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병원을 지키려고 힘쓰고 있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은 현재 198여개 병상을 가동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언제 어떤 환자가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20%의 대기병상을 유지하라는 규정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비상시에는 제외된다.

시설, 하드웨어 측면이 아니라 인적, 체계 등을 지원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구축 중이다. 가능하다면 인적구조,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고 의지가 있는 의료기관엔 계속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지역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남 경우에는 의료인프라 자체가 적어 음압병상이 거의 없다시피 한 지역이다. 현재 운영중인 198개의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외에 코로나19로 인해 83개 음압병실이 추가로 공사중이다. △인천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전북 등 기존 7개 병원에 27개 음압병실을 확충하고 △서울 △부산 △대전 △경기 △강원 △충남 △경남 신규병원 10개소에 총 56개 음압병실을 설치한다. 현재 울산대병원 4개 병실이 완공됐고 나머지는 아직 공사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