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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남 한국지열협회 회장



“히트펌프업계와 지중열교환기업계, 학계와 연구계, 지열협회와 정부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열산업이 순조롭게 발전,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속한 RHO 실행이 중요한 만큼 법적,
제도적으로 정비돼야 합니다. 특히 그동안 소외돼왔던 지열냉난방시스템이
COP 4.0 이상이라는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지열협회는 지난 2014년 4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구현과 신재생에너지인 지열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을 통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국민생활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지방이전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지열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었지만 지방이전이 마무리된 이후 지열시장 성장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시장 발굴이 시급했지만 구심점 역할을 기대했던 지열협회의 역할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ZEB, 스마트시티는 물론 수열산업의 근간이 되는 지열산업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지열협회장에 취임한 조희남 회장(지앤지테크놀러지 대표)을 만나봤다.

■ 어려운 시기에 회장에 취임했는데
그동안 지열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실현가능한 부분들은 실행해왔다. 그러나 협회가 운영을 자립할 수 있는 발판구축에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중열전도도 시험사업이다. 협회의 운영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그나마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시험기관으로서의 자격 또한 상실된 상태다.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효율이 높고 경제성이 우수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에너지이지만 정책 당국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이 컸었다. 신재생열에너지 의무화(RHO)제도 역시 입법 공청회 이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열에너지 적용은 높은 경제성으로 자생적인 보급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성장세는 제한적이긴 하나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더욱 강화해 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거래 역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로서 지열냉난방이 건축과정에서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하고 배출권거래에 있어서도 지열에너지원도 참여해 정부정책에 일조해 지열업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 보고자 회장직을 수락했다.

■ 그동안 협회 운영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협회가 자생적인 운영프로그램 확보에 성과를 얻지 못한데 있다고 본다. 물론 신재생에너지협회와의 지열관련 업무 협력관계에서 원활한 협의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한 이유다. 초기에 활동목표 달성을 위해 유수한 지열시공업계와 히트펌프제조사, 학계, 연구계가 망라된 회원사 구성은 좋은 출발선에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동력을 이어가질 못했다. 각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제반수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문제가 컸다.

■ 국내 지열시장, 기술수준 등의 평가는
국내 지열시장은 아직은 공공시장을 기반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공공주택 건축 시 신재생에너지 의무화비율 충족을 위해 지열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팜에서 지열의 높은 운용 경제성과 보조사업 연계를 통해 나름 시장이 열리고 있다.

지열 기술수준은 일반 히트펌프의 경우 물대 물, 물대 냉매 모두 보편적 기술수준은 충족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바닥난방이나 급탕수 공급 등을 위한 고온수 생산에 필요한 히트펌프기술은 2단 스크류압축기와 고온응축 온도 구현을 위한 혼합냉매 적용 활용 등을 실행 중인 선진국 기술에 아직 미치지 못한 상태에 있어 기술개발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지중열교환기분야는 국가 R&D지원을 통한 다수의 업체의 노력으로 환경신기술(NET)과 건설신기술(NET)로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도 거둔 바 있으며 해외 특허출원들도 진행되고 있어 기술수준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특히 건축부지가 좁을 경우 지열 적용이 불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건축면적에 상관없이 충분한 지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수준까지 발전된 상황이다.

■ 최근 떠오르는 ZEB, 스마트시티 등에서 지열의 역할은
지열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에서는 빠질 수 없는 신재생에너지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성능계수(COP)를 4.0이상 구현할 수 있어 여타 신재생에너지원보다 월등이 높은 효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에서의 냉난방과 급탕 열부하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성이 높은 에너지원도 지열로 다른 에너지원을 이용한 지역냉난방대비 경제성이 높아 활용성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강변 하상 지하수를 열원으로 하는 히트펌프를 활용한 지역냉난방 공급은 강변을 끼고 건설되는 스마트시티의 경우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지열에너지분야이며 지역냉난방 공급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 지열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회의 역할은
지열에너지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열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포항 지진을 유발시켰다고 조사된 바 있는 지열발전과 지열냉난방과는 구분돼 인식할 수 있도록 계도할 필요가 있다.

지열발전의 경우 지하 4,000m 내외의 깊은 심도까지 굴착한 후 지중의 열을 직접 이용해 순환되는 공급수의 고온고압의 수증기화를 이용한 터빈가동을 통해 전기를 발전하는 반면, 지열냉난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 중인 지하수 우물깊이인 150~500m 심도의 지열공 굴착을 통해 지하수나 지반이 갖는 열을 히트펌프장치를 이용해 온도를 올리거나 낮춰 냉난방에 사용하는 것이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에 사용되는 지하수 우물은 약 170만공에 달하고 있으며 이 우물들은 안전한 상태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열냉난방은 이처럼 지하수 우물깊이에서 열교환을 통해 사용되는 안전한 냉난방시스템이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정부나 신재생에너지정책 관련 당사자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정보들을 꾸준히 전달, 공급해 주는 역할을 실행함으로써 건축 시 지열냉난방시설이 일반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에 발맞춰 신재생열에너지의 국민체감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건축물 또는 농가를 대상으로 한 냉난방 및 급탕 공급용 지열시스템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열협회가 역할을 주도할 계획이다.

특히 히트펌프업계와 지중열교환기업계, 학계와 연구계, 지열협회와 정부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열산업이 순조롭게 발전,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시급한 것은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정책이 RHO제도다. 건축물에서 최종 에너지원으로 약 50% 정도가 열에너지로 변환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열에너지원은 전기나 가스, 유류 등이 충당하고 있으며 이 열원은 효율이 모두 1.0에 결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스나 유류의 경우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어 결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이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지열에너지는 COP 4.0을 상회하고 사용과정에서 직접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미 유럽의 경우 건축물에 가스나 유류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가도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조속히 RHO제도를 도입해 지열에너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ZEB의 에너지자립률 산정 시 지열에너지에 대한 1차 에너지생산량 산출과정에서 히트펌프와 순환펌프에 사용되는 전력에너지에 1차 에너지 환산계수를 과도하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열에너지분야를 새롭게 신설해 적정하고 적합하게 환산계수값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현재 1차 에너지 환산계수대로 에너지자립률을 산정할 경우 유류보일러를 가동하는 것보다 지열히트펌프를 가동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은 것으로 왜곡되고 있다.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에 우선을 두는 정책으로 인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신재생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와 동등하게 정책을 펼쳐간다면 결코 이러한 현상은 발현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열히트펌프나 순환펌프의 경우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의 생산에너지값을 대입하기보다는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건축물에 공급되는 실에너지 사용값을 대입해 산정되거나 지열에너지에 적합하게 설계된 별도 환산계수값을 적용해 에너지자립률을 계산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지열에너지사용 시 발생되는 온실가스 감축분에 대해 탄소배출권거래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지열에너지사용 시 온실가스가 감축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이미 농업실용화재단을 통해 유리온실에 운용 중인 지열시스템의 경우 온실가스를 산출해 감축된 탄소에 대해서는 탄소배출권거래를 실행, 농민에게 별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축물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아직 건축물의 냉난방에 사용되고 있는 지열시스템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탄소배출권거래 역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속히 이를 실현시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탄소중립에 지열에너지가 기여하고 건축주에게는 탄소배출권 거래수익이 발생토록 한다면 결과적으로 국민이 직접 탄소중립에 함께 참여하고 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임기동안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먼저 히트펌프를 단순화시키고 제작단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인증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을 건의하고 실현되도록 해 약 100만호에 달하는 소규모 농어가나 전원주택 등에 지열에너지가 당연히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히트펌프업계의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지중열교환기를 구성하는 지열시공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지중열교환기를 소규모 주택에도 적합하도록 소형화, 규격화해 장애없이 운용이 가능토록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농어가 가구에 대한 냉난방 열원복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는 만큼 실현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유럽처럼 주택을 건축하면 지열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국민생활에 밀접하게 밀착된 지열에너지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고 발전될 수 있는 토대를 임기 내 구축하겠다.

■ 학회 등과 협력관계가 부족해 보이는데
지열협회를 조속히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단계로 진입시키고 지열과 직접연관성이 높은 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 한국지하수·지열협회, 한국지하수수질보전협회, 한국온실가스검증협회 등과 주기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관계 구축을 시도하겠다. 지열에너지 활성화를 통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국민체감형 신재생열에너지 활용의 일반화 및 100만 농어가에 신재생열에너지인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열원복지 확대에 지속적인 응원과 협력을 요청드린다.

■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지열협회의 회원사들이 공통의 비전 달성과 수익구현이 가능한 체제로의 변화가 우선 실행돼야 할 상황이다. 이는 협회 내부에서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건축물에서 냉난방을 위해 발생되는 온실가스 발생량이 약 20%를 상회하고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최종 에너지원에서 열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약 50%에 달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조속히 RHO가 실행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를 실행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소외돼왔던 지열냉난방시스템이 COP 4.0이라는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제대로 평가되길 바라고 있다.

지열업계 또한 정격 시공과 유지관리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지열 냉난방에 대해서 안전하고 경제성이 높음은 물론 설치하고 운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선진국보다 우위의 기술수준에 도달해 세계 지열냉난방시장을 선도하고 기술수출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가 돼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