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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호 한국기계연구원 열시스템연구실장

“히트펌프, 탄소중립 중요 요소기술, 최고 COP 달성할 것”
화학흡착사이클·전기화학적 압축기 결합

산업부는 지난 2019년 산업의 난제 해결에 도전하는 초고난도 기술개발을 통해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기술을 확보하기위해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냉난방공조분야에서는 카르노 효율 한계에 근접하고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증기압축식 히트펌프의 효율을 2배 이상 향상시키는 새로운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당시 기계연구원, 한양대, 에너지기술연구원 컨소시움이 1단계 과제에 도전했으나 2단계 본 연구는 기계연구원 컨소시움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번 알키미스트 과제를 총괄하는 윤석호 기계연구원 열시스템연구실장을 만나봤다. 
  
■ 2단계 본 연구 수행소감은
산업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사업목적은 산업의 난제해결에 도전하는 초고난도 기술개발을 통해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기술을 확보하는데 있다. 에너지효율향상분야에서는 ‘현재 증기압축식 히트펌프의 효율을 2배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히트펌프기술’이 그 대상이다. 이러한 목표는 사실 새로울 것은 없고 히트펌프 관련 기계기술을 연구하는 모든 사람의 궁극적이며 공통적인 목표일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냉난방은 쾌적성을 넘어 복지와 인권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고효율 히트펌프기술의 사회·경제적 파급력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 탄소중립 이슈는 개별 국가의 경제적 생존을 넘어 인류의 생존 문제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히트펌프기술은 수열, 지열, 태양열 등의 재생열원과 결합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탄소중립의 중요한 요소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과제가 ‘미래세대를 위한 도전’이라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본래 목적처럼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되며 의미있는 성과 도출로 이러한 형태의 연구사업이 확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 1단계 과제에서 집중했던 분야는 
현재 증기압축식 히트펌프의 한계는 기계식 압축기로부터 발생한다. 기계식 압축기의 효율향상을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서는 보다 근원적인 난제 해결방법을 요구했기 때문에 1단계에서는 기계식 압축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수립했다. 

압축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흡착식 히트펌프와 같은 열구동 메커니즘을 가정 먼저 떠올릴 수 있다. 구동을 위해 필요한 열원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면 혁신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그 방법으로 화학흡착식 사이클을 제안했다. 

또한 기계식 압축기와 작동원리, 구조가 완전히 다른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개발해 이를 냉난방사이클에 적용하고자 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화학흡착사이클과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결합해 최고의 COP를 달성하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각각의 실현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 타 컨소시움대비 경쟁력은 무엇이었나
모두 히트펌프 관련 연구에서 선도역할을 하는 기관들로 이뤄진 컨소시엄 들이었다. 1단계 선정평가 당시 기계식 압축기를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원래 1단계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연구발표회, 워크숍 등을 통해 서로의 성과를 교류하는 계획이 있었는데 1단계 연구기간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컨소시엄 내 소통도 힘든 상황에서 타 컨소시움과의 교류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체적으로는 처음 제안한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1단계 단기간 내에 확인하는데 집중했으며 다행히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 2단계 개발 컨셉은 
1단계에서 화학흡착 사이클과 전기화학적 압축기의 실행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2단계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이용해 실용적인 냉난방사이클을 구성하고 스케일업을 한 후 최적화하는 단계로 연구를 수행한다. 스케일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제약은 소재다. 

실험실 환경에서 그램(g)단위로 개발되는 화학흡착소재는 실증규모의 히트펌프에 적용하려면 수 킬로그램으로 양산공정까지 개발돼야 하며 전기화학적 압축기의 경우 스케일업을 위해서는 전해질막/전극 접합체의 대면적화가 필수적이다. 실험실 환경에서 확인된 요소들의 스케일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이를 전체 시스템으로 통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양한 열원조건을 모사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증운전을 통해 시스템 최적화와 운전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 컨소시움 참여기관은 
2단계에서 스케일업과 시스템통합 및 실증평가를 위해 컨소시움을 대폭 확대했다. 주관기관인 기계연구원이 시스템통합을 맡고 열구동 냉동기 전문기업인 삼중테크가 시스템 및 반응기 제작을 담당한다. 화학흡착 신소재 개발을 담당하는 경상국립대는 나노기반 소재 전문기업 이엔플러스와 에이올코리아와 협력해 화학흡착용 나노기반 신소재 제조공정을 개발하고 소재의 고성능화와 내구성 향상을 담당한다. 

전기화학적 압축기 개발을 주관하는 중앙대는 히트펌프 사양에 맞춰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히트펌프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한 설계와 스케일업을 담당하며 적용냉매 확대를 위해 세종대가 작동유체 성분별 분리막을 개발해 전기화학적 압축기에 적용한다. 화학흡착식 기반의 사이클이기 때문에 열원과 연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증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며 열원관련 설계 및 해석을 위해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최적운전을 위한 열저장 요소 개발을 위해 고려대가 참여했다. 개발된 시스템평가를 위한 시험절차 및 규정 제정은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 담당한다. 이로써 2단계에서는 산·학·연 총 10개 기관으로 컨소시움을 구성했다.  
  
■개발 컨셉의 글로벌 경쟁력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기존에 상용화가 돼 있지 않은 도전적인 컨셉으로 제안해야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현재 개발 컨셉으로는 선행연구그룹이 많지 않다. 화학흡착식의 경우 실험실 환경에서 소규모로 연구된 결과가 발표돼 있으나 소재개발 및 반응기의 최적화까지는 수행되지 않았다. 전기화학적 압축기는 수소에 대해서는 해외 선도기업에서 개발한 사례가 있으나 다른 냉매에 대해서는 아직 실험실 환경에서 연구 중인 주제다. 

이번 개발 내용에 대해서는 글로벌 연구격차가 거의 없으며 다수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컨셉이 아닌 경우에 대한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오히려 이번 과제를 통해 초고효율 히트펌프연구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기대효과는
우리나라에서 냉난방에 소비되는 에너지는 1차에너지 공급의 약 30% 수준이다. 또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종에너지 기준으로는 냉난방부문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냉난방에너지의 화석연료 의존도도 90% 이상으로 EU의 75% 수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냉난방부문에서 탈탄소화를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은 매우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차적으로 냉난방기기의 소비전력 저감을 통해 냉난방부문에 소비되는 에너지 자체를 저감시키며 동시에 미활용되고 있는 저온열원의 활용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초고난도 기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파생기술이 함께 도출되는 개념으로 계획됐다. 고성능 화학흡착과 전기화학적 압축기는 개별기술로도 다수의 활용처가 있으며 관련기술의 수요기업들로 이뤄진 멤버십 기업들을 통해 개별기술의 상용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 관련업계, 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탄소중립 이슈로 히트펌프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상용화된 히트펌프도 고효율화 연구뿐만 아니라 극저온부터 고온스팀생산까지 히트펌프 작동 온도범위 확대, 열저장을 위한 초고온 히트펌프 개발, 다양한 열원에서 유연하게 구동되는 히트펌프, 열에너지 네트워크 및 BEMS, FEMS 등을 위한 인공지능 히트펌프 제어기술 등 정말 다양한 개발 니즈가 존재한다. 

이를 위한 국가적 투자와 관련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은 필수적이며 당면한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도 돌파기술의 개발을 시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데 대해 감사드린다. 우수한 성과를 도출해 향후에도 도전적인 프로젝트가 확대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