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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시헌 대한설비공학회 미활용에너지전문위원장

“천문학적 가치미활용에너지 주목해야”
버려지는 열·냉기 사용, 에너지신산업 활용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대비 37% 절감이라는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37% 감소 선언 이전부터 친환경 녹색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고 그 노력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내에 통용되는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서 정해놓은 종류만을 인정하며 이를 중심으로 국가 지원책도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지정하지 않은 것 외에도 회수 및 활용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 우리 근처에 많이 산재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인간생활 및 산업활동에 충분한 양의 에너지와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 활용되지 못한 하수, 폐수, 하천수, 공장폐열 등은 적절한 환경과 기술이 더해진다면 정부가 설정한 온실가스 저감목표량 도달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미활용에너지 활용방안에 대해 대한설비공학회의 김시헌 미활용에너지전문위원장(세협기계 전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미활용에너지, 왜 필요한가
미활용에너지란 자연상태의 태양 등 열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개체들의 내재된 열과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거나 산업체의 생산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열들로 경제적 가치나 기술적 이용방법의 한계로 회수되지 못하는 열이다.

해수나 하천수는 자연의 열과 인위적인 열을 같이 갖고 있지만 하수나 산업공정 폐수 등은 인위적인 에너지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에너지의 부존량이 엄청나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화석연료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우리 생활에 필요한 전기나 열로 전환시키면서 많은 부분이 소실되고 있다.

자연에너지인 해수와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된 발전소온배수, 도시 주변의 하천수, 인간이 존재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하수, 산업체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폐열 등 버려지는 에너지의 부존량이 갖고 있는 열을 화폐로 환산하면 실로 천문학적인 경제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미활용에너지 활용사례를 소개한다면
국내 미활용에너지 활용기술은 이미 많이 완성돼있지만 정책과 제도 미비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 공정폐수의 열회수는 이미 많은 산업체에서 보편화돼있고 대구서부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수 이용은 탄천물재생센터, 부천열병합발전소 등 대규모 하수처리수 이용으로 이어졌다.

휴다임타워나 강동어린이회관 사례처럼 생하수를 이용한 시설도 잘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수돗물의 원수를 이용한 시설도 공사를 마쳤으며 최근에는 연료전지의 전기발생 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는 기술도 발표되고 있다.

또한 산업체의 연돌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열을 회수해 이용하는 기술, LNG의 냉열을 이용하는 기술도 많이 보급될 전망이다.

국내에 적합한 미활용에너지원은
국내 현실에 적합한 미활용에너지원을 바꿔 이야기하면 부존량이 많고 경제성이 확보된 에너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굳이 어떤 특정 미활용에너지원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모두 물의 열을 이용하기에 이용기술과 경제성은 비슷하다. 가장 적합한 미활용에너지는 공급자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사용하는 수요처나 수요자의 환경에서 고려돼야 한다.

최근 미활용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된 발전소 온배수를 살펴보면 발전소가 있는 곳은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심에서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리로 인해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켜 경제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서울에 있는 당인리 발전소나 인천에 있는 3개의 발전소는 청라, 검단지구를 배후에 두고 있고 부산에 있는 발전소는 예외다.

수요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활용에너지를 굳이 찾는다면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는 도심에서는 하수가 가장 가까이 존재하고 도시는 강을 끼고 발전하므로 하천수, 그리고 하수처리수, 산업체 공정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3면이 바다인 해안에서는 하수 다음에 해수가 가까울 수도 있고 산업체 인근의 주거나 상업시설은 공정폐수가 가장 적합한 에너지다. 하지만 산업체 공정폐수는 인근 산업체나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것이 열 손실 및 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이다.

미활용에너지와 에너지신산업를 접목한다면
에너지신산업 확산전략 중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산업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미활용에너지 관련분야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버려지는 열이나 냉기를 사용하는 신산업을 창출해 2030년까지 2,900만Gcal/연 규모(발전소 9기 해당)의 에너지를 확보할 계획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해 열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하고 국가 단위의 열 네트워크 사업도 추진된다. 여기에 미활용에너지의 장점을 잘 살려 수요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에너지원부터 사용하면 비용이 최소화돼 경제성을 확보함은 물론 관련산업이 성장하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예를 들면 하수처리장에서 열을 생산해 근처의 열공급 시설이나 상업시설에 공급하고 지하철이나 통신구의 지하수를 활용, 냉온열을 생산해 근처에 공급할 수 있다. 건물 앞 하수관로의 하수를 이용, 냉온열을 생산해 건물의 냉난방에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해안에서는 해수, 강가에는 하천수를 이용하는 기술도 이미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미활용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산업 중 태양광산업을 살펴보면 관련정책 실패로 많은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살아남은 대기업들도 국내 사업은 경제성이 없어 해외로만 눈을 돌려 국내 태양광 보급률은 정체상태나 마찬가지다.

지열산업을 살펴보면 건물신축 시 에너지사용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해 시행하는 것과 일부 보급사업에만 국한돼 있다.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도 우리나라 환경특성 상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태양광은 비용 때문에 힘들고 풍력은 바람속도나 양이 많지 않고 가장 많이 적용하는 것이 지열이다.

그러면 지열산업이 많이 확대되고 발전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의 한정된 예산을 보조금으로 배정 받아야하기에 적용 규모도 작아지고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보급률이 OECD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지원을 무한정 늘린다고 해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지원에 소요된 예산도 국민들이 부담한 비용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여기서 다른 국가의 관련 법, 제도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의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범위는 어떤 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고 화석연료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느냐에 따라 지정된다. 지정에 따른 지원 방법도 무조건 먼저 주는 것이 아니라 절감효과에 따라 몇 년에 나눠 지급한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규칙, 제2조의 신·재생에너지설비 조항을 살펴보면 수열에너지 설비란 ‘물의 표층의 열을 변환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로 규정돼 있다.

이미 경제성이 확보된 미활용 수열에너지 예를 들어 하수, 지하수, 하천수, 공정폐수 등을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려면 ‘의 표층’ 부분만 삭제하면 되는데 이해되지 않는 문구로 돼 있다.

다시 설명하면 ‘물의 열을 변환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로 바꾸면 된다. 여러 관련 단체에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진 웃지 못할 결과물이다.

결론은 지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나 서울시청 신청사에 제안했지만 기술이나 경제성을 확보하고도 신재생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는 역차별을 막아야 한다.

모든 미활용에너지를 활용하게 하고 경제성을 평가해야 하며 굳이 지원하려면 여러 번에 나눠 지원하는 것이 부실시공과 예산낭비도 줄이고 관련산업도 확대 발전,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것이다.

미활용에너지 활용방안은
미활용에너지분야는 거의 대부분 물로 열 교환시켜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기에 온도차에너지 더 나아가서 수열에너지라 할 수 있다. 이 수열에너지의 이용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히트펌프를 빼 놓을 수 없다.

7년 전 생하수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 적용을 검토할 때 히트펌프의 대한 시장조사를 하며 히트펌프분야가 많이 발전하지 않은 분야라 생각해 스위스의 ‘RABTHERM’의 하수열 이용기술과 ‘KASAG’의 열교환기 기술을 이전 받고 이탈리아의 ‘CLIMABENETA’사와 에이전트 계약, 수입해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했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법, 제도의 미비로 수열원 히트펌프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 3월에 다녀온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MCE 2016에서 많은 히트펌프 회사에서 친환경 자연냉매를 이용하는 제품을 앞다퉈 내놓았는데 이 제품들이 우리나라에는 몇 대나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회사와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가정용 소형제품, 중형제품들이 많이 개발돼 전 세계의 가정과 호텔 백화점 등 상업용 건물에 미활용에너지, 수열에너지를 이용한 히트펌프가 보급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