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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강기호 한국설비연구 대표

“쾌적한 환경과 에너지효율화, 모든 기계설비인 사명”
탄소중립 완성 중추적 역할 ‘기계설비’
설비설계 입문 50년·회사설립 30주년
업역별 상생·협력 기계설비 나아갈 길



“기계설비는 주거용·상업용건축물의 쾌적한 환경조성뿐 아니라 토목·환경산업과 전기, 전자,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생산효율을 높이는 핵심산업입니다. 첨단산업의 공조기술은 제품생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이므로 그동안 어렵게 터득한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 일등산업으로 지켜나가야 합니다”

한국설비연구는 1991년 1월 기계설비설계사무소로 출발해 올해 30주년이 된 기계설비분야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이상원, 강기호, 김삼근, 정진호 등 12명의 설비설계인이 모여 ‘인간의 쾌적한 생활환경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으로 지구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함께 일하는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으로서 사명감을 갖춘 리더에 의해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 나아간다’는 창업이념을 오늘날까지 지키고 있다.

한국설비연구를 이끌고 있는 강기호 대표를 만나 기계설비산업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들었다.

■ 기계설비분야 활동은
2021년은 설비설계를 시작한 지 50년, 한국설비연구를 설립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기계설비를 배웠고 지금까지도 설비를 하고 있으니 설비를 위해 태어났고 설비를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저에게는 두 분의 스승이 계셨는데 한 분은 우리나라 설비업계의 대부이자 저에게 천직을 결정해 주신 고 유동열 선생님으로 제게 주경야독의 기회를 준 인재를 아끼는 스승이셨다.

또 한분은 고귀한 생활철학을 알려주신 고 유일한 박사님이다. 유일한 박사님은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분이다. ‘정성껏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봉사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인재를 양성해 사회에 배출하며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기업을 키워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남은 것은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한다’는 그분의 생활철학은 비록 따라가기 힘들고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삼신설비에 근무하며 학업을 마치고 공군장교로 전역해 선진엔지니어링 설비설계실에 근무하면서 기계설비기술사 자격을 획득한 후 삼영설비에서 설비설계 업무를 배우고 ‘한국설비연구’를 설립, 30년 동안 설비설계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계설비설계 외에 소방설비설계, 플랜트 배관설계, TAB 기술용역과 감리기술용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기계설비 관련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인재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는데
기술사가 된 후 관련단체 활동과 강의 등 사회활동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학회세미나에 참석하며 주제발표를 하고 중견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강습회 이후 대학 출강기회가 생겼다.

처음 강의를 시작한 유한대는 존경하는 고 유일한 박사님이 설립하신 학교로 선뜻 강의를 맡아 25년간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매주 하루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시간을 함께했다.

또한 스승이신 고 유동열 선생님이 강의하시던 연세대 건축공학과에 5년간 출강했다. ‘후학을 양성해 사회에 배출하는 것이 설비설계인의 또다른 임무다’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유지를 받든다는 생각으로 건축설계, 시공 또는 사업관리업무에 종사할 기술인이 알아야 할 기계설비기술을 실무 위주로 강의했다. 20여년 강의를 통한 소감은 이제 첨단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기계설비 교육은 단편적인 교육이어서는 안되고 융복합기술의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건설기술교육원에도 출강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기술기준을 바로 알고 지키는 교육이 국내 설비건설기술을 선진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므로 여러 교육기관의 교육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돼야 한다.

■ 기계설비발전을 위한 사회활동은
건축설비기술사분회 총무와 부회장을 역임 후 기계설비기술사회 회장직을 맡아 건설산업 기본법의 제정에 따른 기술사법과 관련 제도개선에 참여했다. 기계설비기술사가 설비분야의 책임설계, 책임시공, 책임감리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 4년간 설비기술협회 회장직을 맡아 건축법 개정에 대한 기계설비관련 법규개정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및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제정·시행에 따른 기계설비기술자의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기계설비 각 분야 관련단체의 협력과 화합을 위한 ‘대한기계설비단체 총연합회’ 회장직을 겸직하며 ‘기계설비의 날’ 제정과 기계설비법 제정을 위한 준비에 참여했다. 그동안 집행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기계설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시행하게 된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 주요 사업영역과 성과는
한국설비연구는 기계설비설계를 시작해 현재 △소방설비설계 △플랜트설계 △TAB 기술용역 △기계설비감리 등 5개 기술본부에 70여명의 설비기술인이 기계설비기술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4년 부설연구소를 설립, 설비기술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설립 후 30년 동안 1,000건이 넘는 기계설비설계와 110건의 플랜트 배관설계, 500건이 넘는 TAB 기술용역 등을 수행하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많은 임직원들이 노력해왔다.

이를 통해 얻은 수행능력과 기술적인 노하우는 어떤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냈으며 그동안 경험했던 크고 작은 실수와 그것을 해결했던 실전능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저력으로 굳건해지고 있다.

■ 국내 기계설비의 현주소는
우리나라 기계설비산업은 △해방 후 혼란기 △경제개발 개척기 △오일쇼크 진통기 △경제호황 발전기 △에너지자원 변환기 △외환위기 침체기 △밀레니엄시대 도약기 △저탄소녹색성장 변혁기를 거쳐 4차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며 70년동안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공기조화설비의 초에너지절약형 설비방식을 개발·적용하는 등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난방설비에서 중앙난방방식이 자취를 감추면서 지역난방과 가스보일러가 대세를 이루고 빌딩에서는 중앙식 냉난방열원 대신 시스템에어컨이 중소형 건물뿐만 아니라 대형건물에도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중앙식 냉난방공조 방식에서 개별식 컴팩트 공조 방식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기계설비산업은 주거용건축물과 상업용건축물뿐 아니라 생산시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욱 정밀도가 높은 공조설비가 필요한 전기, 전자, 반도체 공장뿐만 아니라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고유한 생산조건에서 효율성을 높여가야 한다.

첨단산업의 공조기술은 제품생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이므로 그동안 어렵게 터득한 노하우는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코로나시대 기계설비의 역할은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2020년 우리나라에서도 감염이 확산되고 대유행(팬데믹)으로 발전해 지역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가 재앙을 겪는 동안 각국의 대응 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감염예방을 포기하고 백신개발에 올인했고 우리나라는 선별진료,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을 통해 폭발적인 감염을 피하면서 의료시스템과 의료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감염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경제적, 사회적 교류가 계속돼야 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단절만이 능사가 아니다. 감염예방을 위한 백신확보에 노력하면서 위드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료시설은 전염성 호흡기질환에 대한 원내감염 방지를 위한 의료구역 배치계획 수립과 선별진료, 응급실, 음압격리병실 등에 교차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감염방지 공조, 환기설비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을 포함한 모든 건물에서도 공조, 환기설비의 계통에 대한 충분한 환기량 확보, 감염성 세균 포집 및 살균장치, 오염공기의 정체가 없는 실내공기의 흐름 등 환기설비가 강화된 감염확산 방지시설이 구축돼야 한다.

■ 기계설비 발전방향은
지금까지 기계설비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세로 어렵게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이 있어 보이지만 아직도 빈약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법·제도적으로 기계설비법이 제정됐지만 기계설비기술과 기계설비산업에 대한 정의와 업역에 대한 규정을 못하고 있다.

법·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해 기계설비기술인의 주권을 확립하고 책임설계, 책임시공, 책임감리를 위한 업역확보를 통해 기계설비기술산업의 발전과 기술향상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또한 기계설비는 대한기계설비단체 총연합회를 구성해 산·학·연 협력이 가장 잘되고 있는 분야로 알려져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업역별 상생 협력체계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학교에서는 설계, 시공, 감리, 제조 등 모든 기술분야에 유능한 인재가 고르게 배출돼야 하고 업계는 설계, 시공, 제조 등 각 분야의 기술인들이 서로 협력해 첨단산업시설의 기계설비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는데 현재 이러한 협력체계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며 4차산업혁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작업이 많은 기계설비산업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보다 지능적인 기술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현재 3D모델링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BIM설계는 기계설비분야에서 더욱 발전시켜 △프리패브 공장제작 △모듈화 작업 △로봇에 의한 시공자동화가 이뤄져야 하며 TAB, 커미셔닝을 거쳐 효율적인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스마트 기계설비 시스템을 완성해 효율적인 유지관리도 고려해야 한다.

■ 기계설비 기술기준을 평가한다면
기계설비 기술기준 및 유지관리 기준에서는 기계설비법에서 정의하지 못한 기계설비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등 기계설비 기술인에 대한 정의를 포함했다.

특히 기계설비 유지관리에 관한 기술기준이 마련된 것은 기계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대단히 바람직하며 기계설비 유지관리는 일반적인 토목, 건축구조물의 유지관리와 달리 기술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설비의 설계 및 시공기준에서 열원설비 및 냉난방설비부터 특수설비까지 건축법 상 ‘건축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정리하지 못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장차 조금더 보완해서 건축법 등 타법에서도 기계설비관련 법규와 기준을 개정해 상충되는 부분은 기계설비법과 기계설비기준을 따르도록 법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기계설비 설계 및 시공의 품질향상을 위한 책임설계자와 책임감리자에 대한 내용이 없는데 이는 상위법인 기계설비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개정해 명시해야 한다.

기계설비 책임설계, 책임감리를 위한 현행 발주방법, 현행 기계설비 감리원 배치기준의 타당성도 재검토돼야 하며 실비정액가산방법 등 설계비 산출기준 역시 검토돼야 한다.

기계설비 사용 전 확인을 위해 기계설비 TAB 및 커미셔닝을 수행하고 보고서를 확인토록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 2050 탄소중립의 기계설비 역할은
2008년 작성된 ‘녹색건축물 조성 기본계획’은 2016년까지 패시브디자인으로 에너지부하를 60% 절감하고 2025년까지 액티브시스템인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 기계설비를 이용해 제로에너지, 제로카본 빌딩을 완성하는 계획이다.

현재 진행중인 탄소중립 실현계획은 신축건물뿐만 아니라 기축건물도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2030년까지 에너지 빈곤가구를 제로화하고 에너지복지를 실현, 2040년까지 신축건축물 100%를 에너지자립화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도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계설비는 신축건물뿐만 아니라 기축건물의 그린리모델링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K-그린뉴딜산업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