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획

에너지다소비기기 ‘송풍기’ 단체표준 통해 국가E절감 기여

단체표준, 제품성능·품질인증 확보 역할 톡톡

단체표준은 공공의 안전성 확보, 소비자 보호 및 구성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전문분야의 기호, 용어, 성능, 절차, 방법, 기술 등에 대해 제정한 표준을 말한다. 동일 업종 제품 생산자들의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및 부품의 공동구매 등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제품의 품질향상과 거래의 공정화 및 단순화를 통한 소비자보호가 목적이다. 수요기관 등 소비자는 표준화를 통한 제품 구매 간편성, 품질 확보 등 소비자 만족도 제고 및 소비자 보호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설비기술협회(회장 김철영)는 고품질의 설비기자재 보급촉진과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1992년 항온항습기 단체표준 제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0여종이 넘는 단체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부터 환기장치를 필두로 현재는 송풍기, 공조, 급·배수 및 위생 등 분야에서 20여품목에 대한 인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설기기술협회에서 인증하고 있는 우수 단체표준제품인 익형·축류형·후향익·관류·축류형 사류 송풍기, 터널용 제트송풍기 등은 산업표준화법 등에 따라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물품 구매 시 우선 구매대상이다. 냉난방공조 전문언론 칸kharn은 소비자보호 및 국가에너지절감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표준을 운영하고 있는 설비기술협회와 공동으로 단체표준제품 시장 동향 및 이슈점검을 통한 단체표준 개정방향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특별기획 단체표준은 ‘송풍기’다.


인간의 허파 역할을 하는 송풍기는 날개를 돌려 공기를 이송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기로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건물이나 사무실 내부, 아파트 등 주거시설 내부의 환기, 냄새나 오염물질 배출을 통한 실내공기질 개선 등에 널리 사용되는 기계로 공기청정기 내부에도, 에어컨에서도 사용된다.

가정용, 건물용 이외에도 산업용으로 생산설비와 관련 중·대형 용량의 송풍기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도로상의 터널내부 환기, 화재 현장에서의 배연에도 사용될 정도로 송풍기는 실생활 및 건물,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와 연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매우 다양한 용도로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기이지만 드러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능에 대한 관심이 적은 기기 중 하나다.

초창기 송풍기에 대한 표준으로 KS가 존재했었다. 당시 제정돼 있던 전향익 송풍기 KS규격은 일본공업규격(JIS)을 번역해 작성하는 과정에서 국내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해 미비한 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획득한 KS인증을 반납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관행 및 조달물품의 구매시방에 KS인증서를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이를 대체할 국내 단체표준이 있어 관련업계에서는 단체표준인증을 획득했다. 기존 KS인증과 동등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AMCA인증을 획득한 업체로서는 보다 쉽게 적용이 가능했다. 특히 한국설비기술협회의 KARSE 단체표준인증은 주기적인 제품심사 및 공장실사, 문서시스템 및 품질보증 체계심사 등을 통해 품질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제품의 품질유지 및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송풍기 전문제조사들은 다양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규격인증인 AMCA는 물론 에너지공단의 고효율인증, 단체표준 인증인 KARSE 등을 획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요구하는 인증품 납품조건이 하나의 인증서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인증을 포괄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 공조용 제품군은 단체표준인증의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체표준과 관련 아직까지 미비한 인식으로 인해 KS인증을 대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와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관련업계는 지적한다.

송풍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제품인증이나 성능보증은 단체나 자기적합성선언 등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국가적 제품인증에 대한 반감인식이 있어 국제무역 마찰로 인식되고 있는 경우도 발생한다”라며 “이에 따라 국내에도 강제인증이 아닌 자율적 인증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품질 및 성능 향상을 통한 소비자권익을 보호하고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성능과 품질인증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해 단체표준인증을 획득했다”라며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풍기 E효율방식 전환 관건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미세먼지와 같은 이슈로 지속적인 실내 공기정화를 위한 환기시스템과 송풍기시장은 시스템과 자동화에 대한 기술 및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송풍기시장은 에너지소비효율을 향상시켜 전력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최대 이슈 중 하나다. 송풍기 자체의 고효율화 연구와 시스템으로 접목되는 경우 유량, 압력에 비례한 운전제어를 통한 에너지절감, 소형 송풍기의 모듈화를 통한 유량제어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송풍기 과제의 주요 연구동향은 제연용 송풍기로 화재에 대비한 고온의 연기와 열기를 배출하기 위한 송풍기 연구가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EC모터기술과 송풍기 익형을 접목해 아웃터 로터(Outer Rotor) 타입의 송풍기를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EC모터 고효율화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미주와 동남아지역의 다국적 기업들은 기술제휴 등을 통해 국내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송풍기 및 펌프는 에너지 다소비기기로 2017년 기준 국가 전체 전력수요의 25% 이상을 소모하고 있어 정책목표인 탄소배출 저감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너지공단은 고효율기자재제도로 운영되는 송풍기를 에너지효율등급제로 전환한다. 2003년 시작된 고효율인증제도의 시행기간이 17년 이상 존속돼 600여모델이 인증을 획득했다.

효율등급제는 전력 소모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할 수 있어 고객편의에 맞춰진 좋은 제도다. 에너지효율등급제도는 최저소비효율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일정 등급 이하의 제품은 생산 판매가 중지됨에 따라 송풍기 제조사는 정책전환을 대비한 연구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은 에너지성 주관아래 ASHRAE와 AMCA에서 에너지효율등급을 정립해 미국표준규격으로 공표, 송풍기 효율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는 이미 0.75kW 이상 단독 송풍기에 대해 송풍기 효율등급(FEG)을 넘어서는 송풍기 효율인덱스(FEI)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송풍기 효율등급이 송풍기 자체의 최고 전압효율만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데 반해 송풍기 효율 인덱스는 실제사용조건에서의 에너지효율성을 분석해 지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 방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FEG는 송풍기가 잘 설계되고 제작됐는지에 대한 지표라면 FEI는 송풍기의 실제사용현장에서 적절하게 선정되고 운용되는지에 대한 지표로 설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실내 기후, 공정 냉각 및 식품콜드체인기술산업협회(EUROVENT)를 통해 동력전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최적의 효율과 에너지절감을 위해 2035년부터 벨트 구동방식을 적용하지 않는 송풍기 제조를 선언했다. 이는 유럽의 송풍기기업들이 모터와 송풍기를 동시 제조하는 방식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벨트구동의 경우 전달동력에 따라 다르지만 약 3~20% 정도 동력전달 손실을 가지기 때문에 이러한 구동손실 마저도 절감하고자하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향후 세계적인 관점에서 탄소중립, 에너지절감이라는 명제는 송풍기산업에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 단체표준의 개정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