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인터뷰] 조진균 한밭대 교수

“데이터센터 운영 특수성 고려…효율기준·인증 합리화해야”
고밀도 IT전력 대응 에너지효율화 준비 필요

건축설비부문에서 △전문설비설계사 △종합건설사연구소 △시험연구원 등을 거쳐 2019년부터 한밭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조진균 교수는 약 20년의 산업체 실무경험을 통해 국내 최고수준의 데이터센터 엔지니어 및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조진균 교수는 2004년 대법원 기록보존소 및 전산정보센터의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06년 국내에 최초로 IDC(Internet Data Center) 개념이 도입된 KT 목동 데이터센터, 2013년 국내 최초로 간접외기냉방시스템이 적용된 삼성SDS 상암센터 등 10개 이상의 국내·외 데이터센터 설계·건설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데이터센터 연구개발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재직 중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년간 국책연구개발 프로젝트와 민간기업 연구용역을 포함한 8건을 수행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연구논문은 SCI급 14편과 KCI(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및 SCOPUS 학술지에 24편을 게재해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가장 많은 연구논문 편수(총 38편)를 보유하고 있다.

조진균 교수를 만나 국내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 향상 및 탄소중립 대응방안에 대해 들었다.

■ 데이터센터 에너지절감 관련 R&D를 수행했는데
‘PUE 1.3x급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한 에너지절감 통합 솔루션 및 설비 모듈 개발’는 총 연구기간 3년, 연구개발비 약 80억원이 투입된 실증형 연구였다. 

현재까지 진행해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로 총괄책임을 맡아 △KCL △SKT △한일엠이씨 △삼화에이스 등 국내 최고의 7개 전문기관이 협업해 데이터센터 공조‧전력 최적화 솔루션, 통합제어 플랫폼 및 독립모듈 컨테인먼트 등 각각의 요소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된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통합기술과 검증기술을 적용해 기축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1.3x 수준을 달성했다. 냉복도와 열복도를 모두 차폐하는 독립모듈 컨테인먼트 구조와 구역단위(row-based) 냉각시스템을 개발해 IT환경의 독립적인 설치운영과 에너지효율 향상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이 주요 연구성과다.



개발기술을 실제 데이터센터에 적용해야하는 실증형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운영 중인 SKT 데이터센터에서 검증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구역단위냉각은 높은 전력밀도로 운영되는 랙-서버의 효율적인 냉각을 위해 CRAC/H(computer room air conditioning handling) 유닛과 냉수배관 등이 IT장비가 설치되는 상면공간 내부에 필연적으로 설치돼야 하지만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상면공간의 수손(water damage)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적용이 쉽지 않았다. 

개발된 독립모듈 컨테인먼트를 구성하는 냉각시스템의 특징은 구역단위 냉각분배 효율화와 에너지절약을 위한 냉수-냉매-공기 다중 열교환 in-row CRAH 유닛패키지를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냉수식 시스템에서 중간 냉매순환체계를 포함해 냉수배관이 직접적으로 상면공간을 통과하지 않고 냉매순환도 별도의 상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며 현열만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구성, 냉각코일은 노점온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구현했다.



■ 국내·외 IDC PUE 수준은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 평균은 1.8x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국내 데이터센터의 정확한 PUE를 제시하기에는 명확하게 전력사용용도를 구분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데이터센터의 PUE는 IT전력밀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PUE는 IT의 효율성을 파악하지 못하지만 IT장비에서 사용하는 전력 외 데이터센터 시설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에 대한 유용한 프록시로 남아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PUE는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2018년과 2021년 연간 평균 PUE는 각각 1.60과 1.57로 데이터센터의 non-IT부문이 IT부문의 에너지사용에 약 60%를 사용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2014년 이후 데이터센터의 PUE는 크게 향상되지 못하고 있다. PUE가 1.60 이상인 데이터센터가 5.0kW/rack 이하의 비교적 저밀도 랙-서버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평균 IT전력밀도가 높을수록 데이터센터가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PUE 1.3~1.6 범위의 PUE가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 전력밀도는 5~10kW/rack이다. 또한 효율적인 PUE 그룹의 15% 이상이 일반적으로 10kW/rack 이상의 IT장비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고밀도 데이터센터 설계에서는 PUE 향상을 위해 효율적인 냉각방식이나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 IDC는 ZEB 인증대상이지만 일반건축물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데
2019년 기준, 서울시에서 조사한 에너지다소비건물(연간 사용량의 합계가 2,000TOE 이상인 건물) 324개소 중 14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 에너지사용량 및 단위면적당 사용량이 많은 건물의 상위 30개소 중 데이터센터는 9개소를 차지해 총 에너지소비량의 29%를 차지했다. 에너지다소비 1위인 서울대은 2위인 KT 데이터센터에 비해 연면적은 21배 크지만 단위면적당 에너지소비는 오히려 2위인 데이터센터가 18배 더 많은 것처럼 에너지소비의 강도가 월등하게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소비 현황은 이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든 산업이 4차 산업화 또는 디지털 중심으로 수렴하고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도 향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소비량이 하나의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소비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일정 수준의 효율화를 달성해야한다. 

그러나 적정 수준의 효율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까지 없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일반건물과 유사한 기준으로 접근하는 인증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목적성과 특수성에 기반해 그 에너지소비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지 낮은 에너지효율과 불필요한 에너지사용 및 손실과 직결되는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획일적인 에너지소비량에 대한 등급기준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현재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PUE의 기준으로 데이터센터의 효율정도를 특정하는 것도 불합리한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 데이터센터의 목적성과 특수성에 따라 PUE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더 상세하게는 데이터센터의 운영조건(온·습도조건)과 수준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위치하는 지역(기후에 영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일예로 ‘A와 B의 데이터세터의 PUE가 같다고 해서 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이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이다. 이 또한 획일적인 PUE에 대한 등급기준도 적합하지 않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인증기준과 절차는 데이터센터의 운영 특수성과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화는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해외의 합리적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법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건축설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센터 업무에 매진하며 느낀 점은 데이터센터 관련기술은 과거 20년에서 현재까지 이어온 노력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지금부터 20년 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학·연 중지를 모아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화에 대한 합리적인 실현방법과 법적인 규정을 확립해야할 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