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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탄소중립 앞당기는 ‘액체식 제습시스템’ 1부

액체식 제습시스템, 美 DOE 선정 ‘차세대 공조기술’
미활용 열원·신재생 융복합, 에너지성능 향상
산업시설서 우수성 입증… 일반건물로 확대

올해 여름을 보내면서 전 지구는 몸살을 앓았다. 폭염, 폭우, 대형 산불 등은 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뒤로 돌릴 수는 없지만 늦추는 방안으로 ‘탄소중립’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 기술 등이 제안되고 있으며 최근 보다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저감을 저감할 수 있는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연재는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는 ‘액체식 제습시스템’를 주제로 총 3회에 걸쳐 연재된다.  

1부: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액체식 제습시스템 기술개발 동향 
2부: 액체식 제습시스템 상용화 해결 과제 
3부: 국내 No.1 을 넘어서 전 세계 No.1을 향한 노력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정책 추진에 따라 에너지소비 절감 및 온실가스 저감을 목적으로 다양한 건축기술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현행 건축물의 단열 및 기밀성능이 더욱 향상되면서 건물의 공조부하 중 현열부하가 차지하는 비율(현열비)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잠열부하는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여름철의 경우 냉방성능보다 충분한 제습성능 확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공조시스템의 경우 공기를 노점온도 이하까지 과냉각해 응축제습한 후 이를 다시 재열하고 있어 에너지성능 및 열역학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제습운전을 지속해 온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습수용액과 공기 사이의 수증기 분압차를 기반으로 공기를 제습해 하나의 공조시스템에서 잠열기능(제습)과 현열기능(냉방)을 서로 분리(decoupling)해 제공하는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또한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에너지절감 및 공기질 개선 가능성을 입증받아 2014년 미국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차세대 공조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제습성능을 높이기 위해 제습수용액을 냉각해야 하며 제습과정 이후 묽어진 수용액의 농도를 다시 적정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재생과정에서는 제습수용액을 가열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60℃ 이하의 저온열원으로 구동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미활용 열원 및 신재생에너지를 융복합해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에너지성능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오고 있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국외 기술개발 동향

기존 액체식 제습시스템에서 제습수용액의 냉각 및 가열을 위한 칠러 및 가스보일러 또는 전기히터의 운전에너지소비량을 절감하기 위해 국외에서는 냉각탑의 증발냉각방식과 태양열시스템(solar thermal system)을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결합해 제습수용액의 냉각 및 가열에 필요한 열에너지소비를 크게 절감한 바 있다. 제습부 수용액은 냉각탑을 거치면서 증발냉각효과에 의해 프리쿨링(free-cooling)되며 재생부 수용액은 태양열시스템으로부터 생성된 뜨거운 물과 열교환해 추가적인 에너지소비없이 설정온도까지 가열될 수 있다. 


하지만 냉각탑과 태양열시스템의 성능은 주변기후 및 지역특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제습수용액 온도를 제어하거나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다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증기압축식 냉동시스템(vapor compression system)을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결합한 바 있다. 제습수용액은 증기압축식 냉동시스템의 증발기를 통과하면서 설정온도까지 냉각되며 이와 동시에 증기압축식 냉동시스템의 응축기에서 버려지는 응축열을 회수해 수용액 재생을 위한 가열열원으로 활용함으로써 해당 시스템의 에너지성능이 기존 공조시스템과도 경쟁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재생과정에서 저온열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바탕으로 열병합발전(CHP: Combined Heat and Power)시스템의 폐열을 회수해 제습수용액의 재생에 소비되는 열에너지를 크게 절감한 바 있다. 또한 관련 연구문헌(Jradi and Riffat, 2014)에 따르면 가스엔진과 같은 대형 열병합발전시스템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또는 유기랭킨사이클(ORC: Organic Rankine Cycle)과 같은 소형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결합했을 때에도 우수한 에너지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적용방식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적은 에너지소비로 다량의 제습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산업시설 및 공장건물 위주로 적용돼 왔다. 특히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저온열원으로 구동된다는 점에서 연소가스 및 산업폐수 등 버려지는 산업폐열을 회수해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수용액 재생을 위한 가열열원으로써 활용하는 방안이 주로 적용돼 왔다. 이에 따라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산업시설에서 우수한 에너지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산업시설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입증됨에 따라 상업시설 및 주거건물 등 일반 건축물에 대한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적용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일반 건축물의 경우 공간적인 제약 등 여러 현실적인 고려사항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설치 및 적용이 용이한 증기압축식 냉동시스템을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결합한 방식이 주로 검토돼 왔다. 

또한 일반 건축물은 산업시설과 달리 사계절 내내 쾌적한 실내 온·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증기압축식 냉동시스템의 냉동사이클을 제어할 경우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여름철 제습냉방뿐만 아니라 겨울철 가습난방기능까지도 겸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적용방식은 에너지절감 및 공기질 개선측면에서 일반 건축물의 기존 공조시스템과 충분히 경쟁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중 다중이용시설과 같이 신선한 외기로 실내공기질 및 온열환경을 유지해야하는 경우 100% 외기만을 처리해 제습냉방을 공급하는 액체식 제습기술 기반의 전외기공조시스템이 제안될 수 있다. 이는 액체식 제습방식을 이용해 급기를 제습한 후 간접식 증발냉각기(IEC: Indirect Evaporative Cooler)와 직접식 증발냉각기(DEC: Direct Evaporative Cooler)를 이용해 급기온도를 만족시키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은 다량의 외기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성능 측면에서 기존 공조시스템과 경쟁이 가능하며 이와 함께 비냉매 공조시스템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각계각층의 많은 전문가들은 액체식 제습시스템과 같이 현열 및 잠열 분리 제거방식 적용을 통해 저에너지 친환경 공조시스템 개발 및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곧 에너지소비 절감 및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는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및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