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Kharn 피플

윤용상 한국에너지전산연구소 대표



“현재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녹색건축을 매개로 우리는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녹색건축이 바로 탄소중립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상의 터전이 돼야 하며 녹색건축은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물리적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합니다.”


한국에너지전산연구소(KIEC, 대표 윤용상)는 지속가능한 건물운영 및 쾌적한 실내환경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전환을 통해 실시간 건물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며 고객에게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하고 에너지수요와 공급균형에 대한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도시계획 전문가와 협업해 근린생활, 지역, 도시 등 대규모 단지의 에너지생산, 분배, 공급 및 사용에 대한 해법을 제공한다.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윤용상 대표는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빌딩공학을 전공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재직하면서 패시브하우스 기술을 소개하고 기술도입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 녹색건축업계 1세대다.

특히 초창기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제로에너지빌딩(ZEB)사업을 실증했으며 건물에너지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ECO2 개발을 이끄는 등 녹색건축산업의 기반조성에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도시규모에서 에너지소비와 생산, 분배, 공급에 대한 분석방법론을 개발했으며 다수 프로젝트에 방법론을 적용, 녹색도시 구현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 국토안전관리원이 운용하는 그린리모델링(GR) 얼라이언스 4분과(성과검증)에 속해 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용상 한국에너지전산연구소 대표를 만나 현재 녹색건축분야의 주요 의제를 살펴보고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주요 사업모델과 그간의 성과는
한국전산에너지연구소의 주요사업은 실시간으로 건물의 에너지수요를 예측하고 파악하는 디지털 전환업무에서 시작된다. 건물 주변의 자연에너지 현황을 파악하고 경제성 평가를 기반으로 에너지생산 및 공급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한다. 궁극적으로 건물에너지 및 탄소 Net Zero 달성을 지원한다.

태양빛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함으로써 에너지해법 개념설정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현실적으로 태양에너지는 시시각각 변하면서 건물의 냉난방과 조명부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요소다.

그러므로 건물냉난방 및 조명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일사량에 대해 예측하고 BEMS와의 연계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일사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눈부심 방지 및 에너지사용 최소화를 위한 가변형 차양시설 최적 제어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조명 및 BEMS 시스템과 연계운전 시 쾌적하고 아늑한 실내환경을 제공하면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 탄소중립 시대 녹색건축의 의미는
우리는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건축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사색한다. 현재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녹색건축을 매개로 우리는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녹색건축이 바로 탄소중립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는 일상의 터전이 돼야 하며 녹색건축은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물리적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

녹색기술을 이용해 건물주변에 흩어진 자연에너지를 열심히 줍고 모아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에너지자립을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가 사용하지 않은 자연자원은 시간과 함께 사라질 것이며 후세에 전달해야 할 소중한 화석자원의 소비가 촉진될 것이다.



■ 현재 녹색건축분야 핵심의제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디지털혁신을 녹색건축과 관련된 핵심의제로 언급하고 싶다. 지구생명체들의 운명은 유기적인 지구환경에 종속돼 있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거대 담론인 탄소중립의 여정은 곳곳에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매우 험난할 뿐만 아니라 매우 어려운 길이다.

산업사회에서 사회 기반시설이 얼마나 복잡한지 상상해보면 이보다 훨씬 복잡한 탄소중립 목표달성이 얼마나 어려운 길일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매우 복잡한 사회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활동을 깊이 있게 바라보고 탄소중립 해법을 찾아 나서는 집단지성의 합목적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와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탄소감축을 위한 혁신적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은 기존 가치체계를 엄격하게 분석하고 과감한 재편에 따른 단기간의 손실을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기술, 금융, 정책은 친환경적인 자원개발에 집중돼야 하며 개인은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파괴를 줄이면서 동시에 보다 나은 가치체계의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희망해야 한다.

비즈니스 혁신은 디지털혁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미리 디지털 공간에서 체험하고 현실에서는 시뮬레이션의 예측된 결과를 수용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빠른 피드백을 통한 많은 직·간접적 체험은 우리가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향후 주목할 만한 녹색건축 사업분야는
개인적으로 녹색건축의 발전방향을 디지털트윈과 에너지트윈 그리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에서 찾고자 한다. 디지털트윈은 디지털화된 현실공간을 나타내며 에너지트윈은 디지털화된 에너지체계를 의미한다. BIM은 디지털 방식으로 건축 대상에 대한 가상모델을 생성하는 기술로 정보의 원천이 된다. 우리는 디지털 공간에 현실을 모방한 세계를 구축하고 시간을 매개변수로 현실에서 일어날 미래에너지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탈탄소화 과정 전체를 살펴보면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해법에 대한 의견들도 분분하다. 이에 따라 탈탄소 목표달성 이정표 설정에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으로 아직 녹색산업에 대한 큰 밑그림을 못 그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담론을 수용하기 위한 조속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녹색성장에 대한 기대를 공유할 수 있는 국가비전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 올바른 ZEB·GR 방향성은
국내에서 건물부문 탈탄소화 제도로 ZEB와 GR을 꼽을 수 있다. 두 제도 모두 건물의 에너지성능 평가와 관련이 있다. 두 제도에서 요구하는 핵심기술은 △외피성능 강화 및 설비의 고효율운전을 통한 에너지절감 △화석에서 신재생으로의 에너지전환 △실시간 예측·계측을 통한 수요와 공급의 에너지 균형관리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활동에 따른 에너지와 탄소를 Net Zero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정량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획,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모니터링 등 건축 단계별로 성능을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하는데 아직 체계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디지털트윈시스템에 담고 전문가집단이 실시간으로 건물부동산의 자산상태와 존별 에너지부하 및 생산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정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BIM시스템이 도입되길 바란다.



■ ECO2 개발에 참여했는데
ECO2 개발 당시 국내에서 건물에너지성능 평가는 해외에서 개발된 에너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학술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국내 엔지니어들을 위한 정량적 평가 방법론은 제공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시 개발에 참여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주장했다.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계산공식은 가능한 국제적 방법론을 사용할 것과 일부 부족하더라도 건물 전체에 대해 온전하게 에너지성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가졌다.

여기서 온전한 에너지성능이란 냉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에너지원별의 부분적인 에너지성능평가뿐만 아니라 에너지요구량, 에너지소요량, 1차에너지소요량 등과 같이 건물 전체 에너지성능에 대해서도 어떤 하나의 지표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첫 번째 원칙인 국제적 방법론 사용의 핵심은 누구나 계산공식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원칙인 온전한 에너지성능 평가는 에너지원별 그리고 건축, 기계설비 등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건물의 성능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에너지성능 향상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개발 당시 ECO2는 온전함과 개방성을 지향했으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추구했다. 다만 최근 ECO2 개선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ZEB, GR 등 녹색건축시장에서 신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공급되고 있으나 현재의 ECO2 운영체계는 신제품의 개발속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ECO2의 신기술 수용속도가 국내 녹색건축시장의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학계·연구계가 산업계와 협력해 신제품의 기술적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계산공식들을 개발하고 ECO2 운영 당사자는 이러한 공식들이 기존의 시스템에 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이해당사자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뜻있는 기업과 탄소중립을 위한 해법을 공유함으로써 기후정의사회 구현에 보탬이 돼야 한다.
부동산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탈탄소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기술 도입에 따른 건물 에너지효율 향상은 쾌적한 실내환경 창출과 동시에 부동산 자산 가치의 향상으로 이어지며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새로운 경제적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