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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지열전문硏 ‘국제지열연구센터’

지열산업 고도화·보급 활성화 ‘앞장’
대용량 지열·심부지열 연구개발 집중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내 국제지열연구센터는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광주광역시 및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국내 지열기술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도약시키고 향후 국내 지열산업의 고도화 및 보급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국내 최초 지열전문연구소로 대용량 지열 및 심부지열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면적 800m² 규모로 설립됐으며 현재 총 10명의 연구 인력이 지열신기술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주요업무는 △국제적 수준의 도심형 대용량 지열냉난방 기술 개발 △보급형 심부지열에너지 개발 △국제공동연구 추진 및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선진기술 벤치마킹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으로 국내 지열기술 고도화 및 선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중 △대구경 고속시추기술 개발 △대구경 대용량 지중열교환기 기술 개발 △소형 바이너리 발전 코어 기술 개발 등이 주력분야다.   

김영원 생기원 수석연구원(국제지열연구센터 센터장)은 “올해 주요 활동으로는 지열 바이너리 발전기술과 관련 유럽 주요 기관과 해외 네트워킹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너리 발전기술은 최근 정부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선진국에 비해 실증운전기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며 일부 핵심기술(예, 터빈, 발전기 전력안정화 기술 등)은 단기간에 습득이 어렵다. 이러한 기술의 선진화를 위해 독일 및 프랑스의 선진기관들과 국제 네트워킹을 진행 중에 있다. 

김 센터장은 “지난 4월 프랑스에서 기술 미팅을 가진바 있다”라며 “올해는 이러한 해외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동시에 계획된 연구개발 업무인 자체 연구개발 중인 대구경 지열 플랜트 실증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심형 대구경 지열냉난방 실증사업 실시

김 센터장은 “지열에너지는 미국 환경청에서 현존하는 공기조화시스템 중 에너지효율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지열에너지 자원은 국내에 2000년 초반에 도입되기 시작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 정부주도하에 산업육성이 추진돼 왔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지열산업은 민간주도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러한 사실은 지열에너지 활용이 기존 냉난방 시스템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의 증거이며 향후 지열 보급은 더욱 더 그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민간이 주도한 도심형 지열시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 청사는 전체 냉난방의 약 20%를 지열(설치규모 약 1,000RT)을 이용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2015년 9월부터 10만m² 이상의 신축건물에는 신재생에너지비율을 14% 이상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 환경에 최근 서울시내 대용량 도심형 지열냉난방사업 수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용산역 인근 위치)에 지열냉난방이 약 1,000RT가 설치됐으며 현대건설은 문정동에 2,000RT급을 설치 중이다. 이외 연세대학교 1,750RT, 신반포 대림 e-편한세상 800RT, 응암동 대림 e-편한세상 7,500RT 등 민간 주도의 대규모 도심형 지열냉난방 사업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러한 도심형 대용량 지열냉난방시스템 시공 시 천공부지가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천공부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면적이 좁은 국내환경에 최적화된 대용량 지열냉난방사업에 대응하고자 도심형 대구경 지열냉난방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지열은 대부분 수직밀폐형 형태로 시공이 되고 있다. 대구경 지열기술은 기존 수직밀폐형 지열기술의 지열 토출 용량을 획기적으로 용량 확대가 가능한 기술로 좁은 천공 부지에서도 대용량의 지열 시공이 가능한 선진국형 지열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지열센터는 대구경 지열기술 상용화를 위해 다년간 실험실 스케일에서 다양한 지열 열전달 실험을 수행했으며 현재 실증실험을 수행 중이다. 대구경 지열기술의 핵심은 냉방 시 지열공으로 유입되는 유체가 가지고 있는 열을 암반으로 효과적으로 전달 또는 방출하며 방출된 열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그대로 지상으로 토출시키는 것이다. 반대로 난방 시 열전달 방향만 바뀔 뿐 메카니즘은 동일하다. 

현재까지 모델링을 비롯한 실험실 수준에서 지하플랜트 최적화 연구는 마친 상태이며 현장에서 실증연구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까지 20RT의 열량 생산을 목표로 심도 200m 급의 대구경 지열플랜트 실증 연구를 진행했으며 지중열교환기 손실이 약 2% 미만인 것을 확인했이다. 올해는 또 다른 실증부지에 심도를 500m로 확장, 천공해 내년까지 최대 50RT의 열량 생산을 목표로 도심형 대구경 지열냉난방 실증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단일공 기준 40RT의 열량 생산에 성공할 경우 용량 2,000RT급 지열냉난방 시공 시 기존 수직밀폐형대비 천공 면적을 약 12배 이상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상기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15건 출원 또는 등록을 마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심부지열 개발, 장심도 시추기술 개발 

심부지열은 비교적 지하 깊은 심도의 지열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는 중온수 이상의 열을 이용하는 기술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지열환경(예, 심도에 따른 지온경사도)인 독일의 경우 약 30℃ 이상의 온수를 얻을 수 있는 경우 정부차원에서 심부지열 개발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심부지열을 이용하려면 적정온도 이상의 지열수를 얻기 위한 지하 플랜트 시공기술이 중요하다.  

김 센터장은 “지하플랜트를 시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장심도 시추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국제지열연구센터에서는 심부지열 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의 지열정을 고속으로 시추할 수 있는 장심도 시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추기의 핵심 요소인 유체시스템 부분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추기 개발이 완료되면 최대 직경 500mm, 심도 3~5km로 시추가 가능하다. 이는 심부지열은 물론 대구경 지열냉난방 지열정 쾌속 시추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심부지열과 관련 국제지열센터는 지하플랜트 시공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는 장심도 지중열교환기, 지열공 및 지열공을 감싸고 있는 암반에 대한 열균형을 고려한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이다. 

김 센터장은 “장심도 지열정 내의 환경은 다양한 극한 상황의 설계 변수들이 존재한다”라며 “온도, 압력과 같은 내적 변수와 지열공 공벽안정성 등과 관련한 외적 변수들이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는 것은 지하플랜트 설계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특히 변수보다 더욱 복잡한 것은 지열공을 감싸고 있는 암반의 열전달 메카니즘을 규명하는 것이다. 실제로 심도에 따른 지열수의 정수압력은 선형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정수압력 차이에 의해서 발생하는 횡방향 대류(lateral convection) 현상이 플랜트 설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제지열센터에서는 세계 최초로 이러한 열전달 현상을 규명해 고효율의 장심도 열수송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열발전 핵심기술도 개발 

김 센터장은 “현재 센터 연구원들과 개발하고 있는 주력분야 중 하나는 바이너리발전분야”라고 강조했다. 

바이너리발전의 장점은 비교적 저온에서 구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전세계 지열플랜트 개수 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와 같은 200℃ 미만의 지열수 환경에서 가장 최적화된 플랜트 형태로 정부차원에서 연구비를 투입하고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김 센터장은 “바이너리발전 용량은 국내 지열환경을 고려해 볼 때 설치용량이 최소 100kW에서 최대 수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바이너리발전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 필요한 기술이며 여러 기술 중 핵심기술은 터빈과 발전기 기술이다”고 강조했다. 

바이너리발전기술은 정부차원에서 다수의 연구개발 과제가 추진됐지만 김 센터장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장에 실증이 가능한 국내 제품은 여전히 부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지금까지 내구성있는 터빈과 발전기 기술 확보가 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지열센터에서는 수년 전부터 국내 지열수(온도, 유량 등) 환경에 적합한 소형 바이너리발전시스템의 터빈과 발전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다수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김 센터장은 “국제지열연구센터가 설립된 지 횟수로 4년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지열은 기저부하를 유일하게 감당할 수 있는 국산 토종 에너지원이며 국내의 경우 지열사업은 중소기업이 이끌고 있는 사업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제지열센터는 국내 지열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공동연구개발을 통한 국내 지열사업의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제 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원별 보급목표를 설정했다. 이중 지열 보급 목표치는 8.5%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18% 성장을 해야 달성될 수 있는 수치다. 현재 국내 지열시장 성장률은 약 10%를 보이고 있다. 보급 목표달성을 위한 action plan을 도출하기 위한 지열정책사업도 국제지열센터가 수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현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해 국내 지열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현실성 있는 범위 내에서 제도 개선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