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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냉방, 전력피크 저감 대체냉방 각광

소각로·발전소 배열이용 국가에너지관리 효자
대규모 냉방수요 집중지역 효율성 급상승 강점
제습냉방 미세먼지·유해물질 제거 효과 우수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연일 최대전력 사용량이 경신됐고 정부는 냉방수요에 따른 전력사용량을 민감하게 주시했다. 다행히 올해 최대전력을 기록한 812(8,518kW)에도 예비력은 722kW8.5%를 유지했다.

 

이상기후,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한반도가 점점 아열대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냉방기기 사용량은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전력수급 상황도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사용량을 줄이고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현실성을 갖춘 냉방시스템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전기를 소량 사용하더라도 그 이상의 냉방열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나 가스냉방, 지역냉방 등 전기대체 냉방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다. 현재 기반설비를 가장 넓게 갖추고 있고 버려지는 폐열을 사용해 저렴하게 냉열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냉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조금 예산 대부분 소진, 높은 호응도 보여

지역냉방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이지만 전력피크 저감에 기여하고 국가적인 에너지관리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고 느껴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2011년부터 지역냉방 보조금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는 지역냉방설비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지역냉방을 확대 보급해 하절기 전력피크 부하완화 및 국가에너지 효율향상을 꾀한다는 목적이다.

 

초기투자비 때문에 지역냉방설비 설치가 부담스러워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급방안을 마련, 지역냉방 설치를 권장하고 국가적으로는 냉방에너지원의 다양화를 통해 하절기 냉방피크의 지속적인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지역냉방은 열병합발전소(CHP: Combined Heat and Power)에서 나오는 배열이나 소각로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활용해 열을 생산, 에너지이용효율이 높아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관리에 목적이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CHP가 에너지효율화 발전설비 및 기기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가 에너지정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조금사업은 지역냉방이 주로 공급되고 있는 업무용, 상업용 시설을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다. 2011년 처음 보조금사업을 시작할 당시 20억원 예산으로 시작해 201636800만원으로 점점 확대돼왔다. 집행률도 201398.9%가 가장 낮았을 정도로 소비자와 사업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냉방 보급용량은 2015년 한 해 42,950usRT에 이어 올해 43,000usRT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보급량은 2011년 사업시작부터 2015년까지 19usRT를 기록하고 있다. 피크억제량은 사업초기인 20119.4MW에서 매년 기여량이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3MW, 올해 목표인 13MW를 달성하면 총 70.3MW로 전력피크 저감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력사용량 역시 20138,130MWh 20147,613MWh 20157,957MWh을 절감했다.

 


지원대상은 설치보조금과 설계보조금으로 나뉘는데 설치보조금은 지역냉방설비를 신·증설한 자로 200usRT 이하는 RT10만원 200~500usRTRT75,000500usRT 초과는 RT5만원을 지원한다. 설계보조금은 지역냉방설비를 건축설계에 반영한 설비사무소를 대상으로 RT1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김영래 한국에너지공단 산업에너지실장은 집단에너지는 폐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가적인 에너지관리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름철에는 수요가 남아 이의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지역냉방보조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대부분 99% 이상 집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 2017년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산이 편성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성·피크이전 효과 탁월

지역냉방은 지역난방공사 등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소각열, 발전소 배열 등 사용하지 않으면 버려지게 되는 다양한 열원들을 활용해 만든 온수를 열수요가 적은 하절기 냉방에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난방수요가 급격히 떨어져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열을 사용할 수 있고 소각로나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배열을 활용해 국가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역냉방은 냉동기 자체 사용전력은 무시해도 될 수준으로 낮아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냉방시스템이다. 전력수급 관리와 맞물려 국가적으로 장려하며 시작됐다.

 

1997년 청주 개신지구가 지역냉난방 고시지역으로 최초로 지정된 이래 약 20년간 상업용, 업무용 빌딩 등에 주로 이용돼 왔다. 기술도 초기보다 계속 향상돼서 고효율화를 많이 이뤘고 지금은 성숙기에 들어선 시점이다.

 

전력피크시간 대의 부하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지역냉방, 가스냉방, 빙축열 등이 대상이 됐는데 이 중 지역냉방은 에너지레벨이 가장 낮은 열원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가스냉방의 경우에도 전기사용량이 매우 적지만 1차에너지인 가스를 바로 소비하기 때문에 다른 활용처 및 유가 등 환경적인 영향을 받는다.

 

반면 지역냉방은 버려지는 열이니 여름엔 지역냉방 아니면 쓸 곳이 없어 다른 전기 대체 냉방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친환경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중앙난방과 같이 사용자가 많이 몰릴수록 활용도가 급상승하지만 사용자가 적은 지역은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과 낮은 레벨의 에너지원의 사용으로 다소 넓은 열교환면적이 필요해 초기투자비가 높은 것이 단점이다.

 

전력피크 감소가 첫 번째 장점이라면 두 번째 장점은 친환경성이다. 주로 버려지는 소각장 폐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추가로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한 일반 전기냉방은 온난화지수가 높은 냉매를 사용하고 이를 대체하는 데에 막대한 연구비용이 들어가지만 지역냉방은 물을 냉매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이다.

 

폐기물 에너지와 발전소에서 나오는 배열은 사용자 개별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에너지다. 중앙 집중 방식의 열원시설을 통해 이와 같은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 국가의 에너지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절감운전 및 신재생에너지 적용에도 유리하다.

 

또한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갖춰야할 예비설비의 용량을 중앙으로 집중해 줄일 수 있으며 플랜트간 연계망을 통해 저렴한 단가의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유럽 등지에서는 하절기,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강물이나 해양 심층수를 이용한 프리쿨링과 같은 자연에너지를 지역냉방에 접목해 에너지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냉방의 경우 미활용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흡수식 냉동기의 경우 소음이 거의 없고 고압전기, 가스 등 유해시설이 필요 없어 운영자의 선호도가 높다.

 

미온수활용 흡수식 냉방

지역냉방은 지역난방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열원시설을 통해 공급하기 때문에 다양한 미활용에너지 활용 및 효율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운전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지역난방공사에서 95~98의 뜨거운 온수를 보내 각 지역냉방 건물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흡수식 냉동기를 설치, 열교환 후 냉방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흡수식 냉동기를 활용한 온수방식의 경우 난방용 배관을 통해 사용자 기계실에 온수를 공급해 사용자가 직접 냉수를 생산하는 것으로 기존 난방배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하절기 미활용되는 열로 냉방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계실에 설치된 흡수식 냉동기는 진공상태의 낮은 압력에서 물이 쉽게 증발하고 증발 시 주위의 열을 빼앗아 온도가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냉수를 생산, 건물 각층의 배관 및 덕트를 통해 냉기를 공급한다. 지역난방수는 재생기에서 묽은 흡수액을 가열, 흡수액을 농축시키는 데 사용한다.

 

흡수식 냉동기 주요생산기업은 범양냉방, 센츄리, 삼중테크, 신성엔지니어링, 월드에너지, 월드E&C, 캐리어, LG전자 등이 있다.

 


대표적인 흡수식 냉방 사례로는 판교테크노 밸리가 있다. NHN, NC소프트와 같은 IT기업들이 주로 입주해있는 대규모 업무용 지구로 100여개 오피스 사용자가 밀집돼 있으며 보급된 냉방용량은 약 82,000usRT.

 

이는 약 96MW의 전력피크 감소효과와 이에 따른 신규 발전소 건설 회피비용만 약 1,300억원이 절감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 설치된 용량기준으로 매년 35,670tCO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앞으로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절감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냉수 직공급 방식, 고부하냉방 해결·도시미관 개선

두 번째로 지역난방공사에서 직접 냉수를 공급하는 방식이 있다. 냉수 직공급 방식의 경우 대규모 열생산시설에서 냉수를 제조, 별도의 냉수배관을 통해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지역난방공사는 각 지사에서 빙축열, 터보냉동기, 흡수식냉동기 등을 이용해 3의 냉수를 생산, 사용자 건물로 보낸다.

 


이 경우 사용자는 냉동기 및 냉각탑과 같이 냉수생산에 필요한 설비가 필요없으며 단순 열교환기만을 통해 냉방을 할 수 있다. 공간활용 및 건물 미관개선에 많이 도움이 되며 설비운전이 간단해지는 장점이 있다.

 

냉수 직공급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자원회수시설의 증기를 이용한 흡수식냉동기, 심야전기를 이용한 빙축열냉동기, 전기에 의한 터보냉동기 등을 이용해 생산한 냉수를 별도 냉수 수송관을 통해 건물에 공급한다. 터보냉동기는 TRANE LG전자 제품이 대표적이다.

 

냉수직공급 방식의 경우 기존의 난방수를 공급하는 배관과는 별도의 냉수배관이 따로 필요하기 때문에 신도시 건설 및 택지 개발 시 등 계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상암DMC지구가 국내 최초로 1999년에 지역냉난방사업을 위한 집단에너지 고시지역 중 냉수직공급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067월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

 

국내에는 상암DMC지구 59,193usRT, 고양 킨텍스 13,228usRT, 송파 동남권 유통단지 18,849usRT 등 총 91,270usRT가 냉수 직공급을 통해 사용되고 있다. 상암지구는 데이터센터 등 냉방 고부하가 많아 국내 최초로 직접 공급방식을 채택했다.

 

해외에서는 냉방 사용량이 많은 중동 등이 이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와 기후가 비슷한 프랑스 파리도 냉수 직공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냉수 직공급 방식은 냉각탑이 필요 없어 냉방사용량이 많은 지역은 물론 도시 미관을 향상시키기 위한 관광지에 적합한 방식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점점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 날씨를 고려하면 난방만큼 냉방의 중요성이 오르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예년과 다른 무더위에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정책 수립 시 대규모 냉방수요에 따라 효율성이 오르는 직접냉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지역냉방, 제습식·흡착식 기대

현재 실증시험 단계에 있지만 차세대 지역냉방 방식으로 기대되는 제습식 냉방이 있다.

 

기본원리는 냉매가 증발할 때 주위의 열을 빼앗는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제습로터를 통해 공기를 건조시켜 냉매()가 쉽게 증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사용자는 제습된 시원한 공기를 공급 받아 쾌적한 환경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세부적인 제습냉방의 프로세스는 실내외기의 덥고 습한 공기를 흡입, 제습로터를 통해 건조된 공기에 물을 분사하고 증발시켜 냉기를 생산하고 덕트를 통해 각방에 냉기를 공급한다.

 

제습냉방 방식은 냉방과 더불어 제습, 환기, 항균, 탈취 등 5가지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황사 등을 냉방기기 외의 별도 설비 없이 제거할 수 있다.


환기와 함께 공기청정기능, 유해물질 제거기능 등 이슈가 지속되면 제습냉방의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제습냉방은 현재 시스템에어컨대비 예상 투자비가 30~40%가량 높지만 향후 대규모 보급 시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비의 경우 전력사용량을 30~40%가량 절감해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들어 가정에서도 냉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운영비 절감에 따른 소비자 혜택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제품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공동주택 제습냉방 확대보급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제습냉방과 더불어 차기 지역냉방으로 기대받는 흡착식 냉방이 있다흡착식 냉동기는 1848년 미국 Faraday가 그 원리를 최초로 제안한 이후 1920년대에 가스 연료로 가열하고 실리카겔을 흡착제로 사용한 흡착식 냉동기가 개발돼 기차와 빌딩에 적용됐다.

 

하지만 전기 압축식 냉방기의 개발로 연구개발 및 생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전기 압축식 냉방기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체 기술로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등에서 활발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흡착식 냉동기는 흡수식 냉동기와 더불어 비프레온화와 폐열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냉동원리는 흡수식과 비슷한데 흡수기 대신 흡착탑이 있으며 흡수식에는 흡수용액이 냉매와 같이 순환하지만 흡착식에서는 흡착제는 고정돼 있고 냉매만 순환한다는 점이 다르다.

 

정책적 지원 뒤따라야

지역냉방은 국가적 편익 및 뛰어난 에너지 이용효율 등 장점이 많이 있지만 대규모 설비의 보급촉진을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유사 전기대체 냉방방식에 비해 보조금 수준도 낮은 편이고 건축물의 친환경 및 에너지효율 인증 등급제도 적용도 혜택이 크지 않아 소비자편익이 충분히 확보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공동주택에 제습냉방이 적용되는 경우 준공 후 설치되는 개별식 냉방장치와는 달리 사전 설치가 돼야 하기 때문에 준공 시 에너지효율등급 판정에 불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제습냉방기는 환기, 냉방, 제습 등 다양한 기증이 포함된 복합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복합제품의 경우 고효율제품 인증기준이 없어 관련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국가적 편익 및 에너지 이용효율이 뛰어난 지역냉방이 확대보급되기 위해서는 관련 학계, 업계 등이 집단에너지사업자, 관련기관 등과 소통, 협의해 제도개선 및 정책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