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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용태 ‘TPTPR 2017’ 공동위원장(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

“TPTPR 2017, 국내 냉동공조 국제적 위상 높일 것”
개최지 선정 시 ‘싸이’ 춤추며 유치…4개국 경쟁
Low GWP 신냉매 기술·정책전략 많이 논의될 것

내년 4월 서울대에서 냉동공조산업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냉매를 다루는 국제 컨퍼런스가 열린다. 국제냉동기구(IIR:International Institute of Refrigeration)의 국제학술대회인 ‘TPTPR(Thermophysical Properties and Transfer Processes of Refrigerants)’로 미국 등 4개국과 경합해 우리나라가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유치를 성공시킨 ‘TPTPR 2017’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강용태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IIR은 어떤 단체인가

IIR(International Institute of Refrigeration)는 국제냉동기구로 UN처럼 각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정부가 회비를 내는 국제기구다. 냉동공조 관련기술 및 정보를 공유하며 냉동공조산업과 관련된 삶의 질 향상, 비용 절감,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정부간 기구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IIR에서는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에어컨, 냉장고에서부터 극저온 기술, 친환경 냉매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냉동공조 관련 기술에 대한 학술적, 산업적 지식과 자료를 분석하고 그 결과들을 각국에 제공하고 있다.

 

‘TPTPR 2017’은 어떤 행사인가

TPTPR은 냉매 열물성 및 전달과정 학술대회를 말한다. IIR10개 위원회 중 하나이자 B분과 산하 위원회인 B1위원회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이며 B1위원회는 냉매의 열물성과 열 및 물질전달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TPTPR2001년 독일 Paderborn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매 4년마다 열리고 있다. 2005년 이탈리아 Vicenza, 2009년 미국 Boulder, 2013년 네덜란드 Delft에서 열렸으며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5번째 대회로 서울대학교 호암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TPTPR 2017‘Creative Refrigerants for Low Carbon and Green Growth’를 주제로 열펌프 냉매열물성, 흡수식/흡착식 프로세스, 2상유동, 자연냉매 및 저지구온난화(Low GWP) 신냉매 등 냉매의 물성, 전달 현상과 관련된 12개의 소주제를 선정해 진행된다. 우리는 우수한 연구논문들을 모집하고 발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민수 교수(서울대)와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외 학계 및 산업계의 많은 분들께서 이번 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써주고 있다.

 

유치하는 동안 에피소드가 있다면

6년전 IIR 본부에서 유치공고가 났고 미국을 비롯한 4개국에서 치열한 유치경쟁을 통해 IIR 과학기술위원회(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투표를 통해 당당하게 유치에 성공했다. 4년 전 네덜란드에서 열린 ‘TPTPR 2013’에서는 다음 대회 개최지 홍보 기회가 있었다. 이미 41의 경쟁률로 다른 나라와 경쟁을 했기 때문에 프리젠테이션 때 청중의 호응과 주목을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마침 당시에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 젠틀맨으로 한창 인기를 모을 때라 발표 때 한 번 활용해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발표 말미에 싸이를 언급하면서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춤을 추었더니 호응이 아주 좋았다. 이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TPTPR 2017’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선정됐다. 물론 우리나라의 우수한 연구 역량과 뛰어난 인재들이 TPTPR 2017 개최지 선정의 중요한 요인이 됐겠지만 싸이도 여기에 일조하지 했던 것 같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한 기대효과는

모든 연구자들이 모든 학술대회에 참석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해외에서 학술대회가 열린다면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참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TPTPR 2017’은 세계의 우수한 연구진들을 우리 안방으로 초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 연구자들과 해외 연구자간 교류를 통해 우리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강점인 기술을 강조해 국제 협업을 이끌어냄으로써 국내 냉동공조시장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존 냉매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이번 ‘TPTPR 2017’에서는 Low GWP 신냉매에 대한 열물성 및 전달현상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눈여겨 볼 주제는

다른 모든 주제들이 모두 중요한 주제이지만 Low GWP 냉매 등 신냉매 관련 기술이 특히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냉동공조산업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슈는 환경 문제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기후변화협약에서 볼 수 있듯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제는 환경 이슈가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Low GWP 냉매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비교적 최근의 관심 주제이니만큼 새로운 냉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 학술적인 관점에서 봐도 산업적인 관점으로 봐도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다. 특히 우리나라의 Low GWP 냉매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니만큼 국내 참가자들은 새로운 연구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신냉매와 국내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현재 국내의 신냉매 관련 기술과 시장 동향은 도입 준비단계라 말할 수 있다. 연구개발이 다수 진행된 유럽,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Low GWP 신냉매를 적용한 터보냉동기 같은 제품들이 개발 중이거나 이미 완료돼 상용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유럽의 F-가스 규제나 미국의 수정 몬트리올의정서 등으로 선진국들은 정책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의 상황은 국내 대학,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소수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다소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성장에 집중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냉동공조시장 규모에서 전세계 5위를 달성하기도 한 우리나라 산업의 위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냉동공조시장 동향이 친환경 녹색성장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Low GWP 신냉매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에 집중해 관련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해야 된다.

 

관련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냉동시스템에서 순환하며 열을 이동시키는 냉매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혈액과 같은 존재다. 혈액이 순환하지 않으면 인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듯 냉매 또한 냉동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TPTPR 2017’은 냉매에 대한 국내외 우수 연구 사례들을 한 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수많은 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특히 Low GWP 신냉매에 대한 유럽, 미국 그리고 일본의 기술적 및 정책적 전략들이 많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 및 연구소뿐만 아니라 관련업계에서도 부디 많이 참석해 기술·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