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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Trend

HFC 규제 가시화… 발빠른 일본

G7, 대체 프레온 생산규제 합의
日 차세대 냉매 개발 움직임 빨라

지난 5월15~16일 일본 도야마시에서 개최된 G7 환경장관회의에서는 냉난방공조업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냉매’와 관련 의미있는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바로 에어컨 냉매 등에 사용되는 대체 프레온(수소불화탄소, HFC) 생산규제를 합의한 것이다. 

KOTRA의 자료에 따르면 G7의 목표는 2030년대 중반까지 세계에서 배출되는 HFC의 양을 현재의 80% 이하로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G7은 지난 7월과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몬트리올의정서 당사국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HFC가 규제대상이 되도록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 채택에 따라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화불화탄소(CFC), 수소염화불화탄소(HCFC) 등 특정 프레온은 규제대상이 됐다. CFC는 이미 생산·수입이 금지됐으며 HCFC는 선진국은 2020년, 개도국은 2030년까지 생산·수입이 모두 금지될 예정이다.

에어컨과 냉장고 등에 냉매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HFC는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규제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G7의 추가 규제 움직임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바로 HFC의 온실효과 때문이다. HFC가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수백배에서 수천 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일본 프레온가스 규제 현황
 
오존층을 파괴하며 온실효과가 큰 특정 프레온가스인 CFC, HCFC는 빈 조약 및 몬트리올의정서에 의거해 오존층보호법으로 제조 및 수입규제하고 있으며 일본은 1988년 오존층보호법 제정했다. 

오존층보호법에 따르면 HCFC 이외의 오존층 파괴물질에 대해서는 2005년까지 생산 및 수입을 모두 금지했으며 HCFC는 단계적 규제를 통해 2020년까지 생산 및 수입을 모두 금지할 계획이다.
 
또한 특정 제품과 관련된 프레온류의 회수 및 파괴 실시 확보 등에 관한 법률(2001년 제정, 이하 ‘프레온 회수·파괴법’)로 업무용 냉동공조기기의 정비 및 폐기 시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가스 회수 및 파괴를 의무화했다.

프레온 회수·파괴법은 2013년 ‘프레온 사용의 합리화 및 관리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프레온 배출 억제법’)로 개정, 2015년 4월1일부터 실시되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일본 정부는 프레온가스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라이프 사이클 전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규제대상이 파괴 및 회수업자뿐만 아니라 프레온 제조기업, 프레온 함유기기 제조기업, 사용자, 충전 및 회수업자, 파괴 및 재생업자로까지 확대됐다.
 
대체 프레온가스인 HFC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조약(1992년) 및 교토의정서(1997년)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가 있으며 산업계의 대응으로 배출을 억제해 오고 있다. 

이번 G7 환경장관의 HFC 생산규제 합의에 따라 HFC도 규제대상이 되면 ‘프레온 배출 억제법’이나 ‘오존층 보호법’ 등 관련 법을 정비한 후 2~3년 내 생산 규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일본 기업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 HFC가 특정 프레온가스 대체품으로 에어컨 및 냉장고 냉매, 단열재 등에 폭넓게 사용되면서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2014년 기준 CO₂로 환산한 일본의 HFC 배출량은 3,579만톤으로, 전체의 91%는 냉장고·에어컨의 냉매에서 배출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HFC가 교토의정서 및 G7 환경장관회의에 따른 추가 규제로 인해 다른 냉매로 전환될 경우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HFC의 1,000분의 1 이하인 R1234yf를 사용한 차량용 에어컨시장은 2014년 210만대에서 2020년 2,221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후지경제연구소는 예측하고 있다. 

에어컨용 대체 프레온 중에서도 현재 주로 사용되는 HFC 410A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3분의 1로 낮은 HFC 32(R-32) 시장 확대도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냉매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및 기업간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 파나소닉과 다이킨은 국제적으로 에어컨에 대한 환경규제가 엄격해짐에 따라 HFC를 대체할 차세대 냉매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에어컨사업에서 포괄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파나소닉은 냉매로 이산화탄소를 사용한 업무용 냉동기를 개발해 2010년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2015년 12월 기준 로손 등 주요 소매 기업에 3,000대 이상 납품했다. 후지전기는 자동차 부품기업 덴소와 함께 냉매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자동판매기를 2015년 8월에 개발, 코카콜라에 납품한 바 있다. 
 
일본경금속주식회사는 비프레온 발포제를 사용한 단열 패널을 개발해 2015년 6월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아사히글라스는 2014년 지구온난화지수가 기존 냉매(HFC)의 6분의 1인 ‘AMOLEATM’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지구온난화지수가 100분의 1 이하인 차량용 에어컨 냉매 ‘AMOLEA®yd’ 개발에 성공했다.
 
□ 전세계 HFC 규제 본격화
 
HFC 규제 강화는 전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올해부터 HFC 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캐나다도 2014년 HFC 규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G7 환경장관회의로 주요국간 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HFC 규제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HFC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냉매 개발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 5월16일 발표된 시스템에어컨부문 세계 1위인 다이킨공업과 파나소닉의 포괄적 사업 제휴도 차세대 냉매를 공동으로 개발해 차세대 기술의 세계 표준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아사히 글라스 등 소재기업뿐만 아니라 덴소 등 자동차 부품기업, 전자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냉매 개발·실용화 움직임이 활기를 띄고 있다. 
 
우리나라 업계도 세계적 온실가스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파리협정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BAU대비 37% 삭감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한 우리나라이기에 더욱 시급해졌다. 

특히 온실가스 효과가 높은 HFC는 국제적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므로 규제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 냉매는 제조 비용이 높아 향후 가전 및 자동차 부품기업의 제휴 및 재편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우리나라 기업은 신기술 개발과 함께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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