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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금호석유화학·휴테코, 창문형 하이브리드 환기 개발

자연·기계환기 단점보완…E사용 최소화
국내 최초 1등급 환기 설치현장 내년 등장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정부는 환기설비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건축물 인증기준인 녹색건축물 인증기준(주택성능등급 인정제도) 상 1등급을 만족하는 환기시스템을 찾기는 힘들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1등급을 인정받은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기계환기 자동전환…E사용 최소화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성균관대학교, 금호석유화학, 휴테코가 공동개발했으며 자연환기와 기계환기를 병용해 환기에 따른 에너지사용을 최소화시켰다.

계절별, 시간대별로 실시간 자연환기와 기계환기로 운전방식이 전환되는 이 시스템은 기존의 전열교환형 환기시스템에서 요구되는 전열교환효율, 필터효율, 소음기준 등을 모두 만족하면서도 실제 사용성을 높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공동주택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전열교환형 환기시스템은 기계적 방법에 의해 외기를 유입, 덕트를 통해 실내로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전기를 동력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소비되며 실 전체가 덕트로 연결돼 있어 실제 사용하는 공간에 국한해 환기를 실시하는 각실제어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으로 환기시스템이 설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해 사용자 편의성을 보완한 제품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건설사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환기시스템 설치기준을 맞추기에 급급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고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의 전열교환형 환기시스템과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환기 모드와 기계환기 모드를 자동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최대한 자연환기가 가능하도록 제어시스템이 구현됐다는 것이다. 자연환기를 통해 적정 환기량이 확보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기계환기가 작동되고 기계환기작동 시에는 자연환기가 정지된다.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무덕트방식으로 각실에 설치되기 때문에 각실제어가 가능하고 시스템 사용에 따른 에너지사용을 최소화, 시스템의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어모드를 가지고 있다.

온도와 엔탈피를 기반으로 실시하는 외기냉방, 실내 CO2 농도에 따라 환기량을 조절하는 CO2 디멘드제어, 겨울철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 실시간 결로를 방지하는 결로방지 등의 제어도 가능하다.

41%의 에너지 절감효과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의 정확한 성능확인을 위해 경기도에 위치한 전용면적 101㎡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세대 거주인원은 4인으로, CO2 발생량은 1인당 21L/h로 설정하고 냉난방을 통해 실내온도가 겨울철 20℃, 여름철 26℃로 일정하게 제어되도록 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기존 전열교환형 환기시스템과 비교해 분석대상 세대에 대한 냉방+난방+환기 소요에너지를 온도기반 외기냉방제어 시, 엔탈피기반 외기냉방제어 시, 엔탈피기반 외기냉방제어+CO2 디멘드제어 시 각각 19.2%, 25.3%, 41.3%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겨울철 실험을 통해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실제 공동주택에 설치해 다양한 실내외 온도, 습도조건에 대해 결로발생 여부를 장시간 측정한 결과 결로방지제어 모드를 적용 시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시키면서도 실내 창 표면에서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환기에 따른 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용하는 전열교환 능력도 우수해 겨울철 낮은 외기조건에도 실내 급기온도를 평균 10℃ 정도로 유지할 수 있었다. 아울러 환기시스템 토출공기를 실내 상부의 따뜻한 공기와 혼합되게 해 차갑게 느껴지는 콜드 드래프트를 최소화시켰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환기시스템인 것이다.


국내 유일 1등급 환기시스템
국내에 친환경건축물이라고 인정하는 녹색건축물인정제도(공동주택)에 1등급 환기시스템이라고 인정하는 혼합형 환기시스템, 즉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으로 설치된 공동주택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전열교환형 환기시스템인 2등급 제품이 설치돼 있다.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1등급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가격 측면에서도 기존 환기시스템과 별 차이가 없다.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의 보급이 늦은 이유는 창호(샷시)와 환기시스템이 결합된 제품으로 종래의 건설공사의 업역(건축과 설비)이 명확하지 않아서 의사결정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재건축시장에서 양상은 다르다. 입주자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재건축 아파트 공사에는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2017년 말에는 고덕 3단지 4,066세대, 이문 3구역 4,031세대, 장위 7구역 1,711세대 등에 국내 최초 1등급 환기시스템인 이 제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지금까지의 공동주택 환기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규에 의해 스펙이 정해지는 공동주택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공동주택으로 지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유럽 등 해외에서도 이미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덕트방식의 분리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이 이미 적용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일체형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의 제어성과 기능성, 공간활용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또한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협력해 이루어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개발자 중 한 사람인 송두삼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제품은 대·중소기업과 학계가 협력해 만들어낸 동반성장의 산물로 앞으로 이런 사례가 많았으면 좋겠다”라며 “‘창문부착형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시작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고 쾌적한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창문부착형 제품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