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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특별기고] 김정욱 상명대 에너지그리드학과 교수

“IB, ICT적용 통해 지속가능성 찾아야”

전 세계적으로 고도로 발달된 ICT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빌딩이 많이 건설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러한 빌딩을 인텔리전트 빌딩(intelligent building)이라고 했으나 오늘날에는 스마트빌딩과 지능형 빌딩, 첨단정보 빌딩, 인텔리전트 빌딩을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능형빌딩에 대한 정의를 건축, 통신, 사무자동화, 빌딩자동화 4가지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첨단 서비스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성, 효율성, 쾌적성, 기능성, 신뢰성, 안전성을 추구한 빌딩이라고 한다.

 

즉 건물의 냉난방, 조명, 전력시스템의 자동화와 자동화재감지 장치, 보안경비, 정보통신망의 기능과 사무능률 및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무 자동화를 네트워크로 통합한 고기능 첨단 건물이다.

 

우리나라는 빠른 도시화에 따라 많은 국가는 스마트시티 구축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U-City라는 이름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스마트시티를 성장동력의 하나로 삼고 있다. 도시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므로 스마트빌딩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의 이치가 그렇듯이 우리나라 스마트빌딩산업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둘 다 가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시티 및 스마트빌딩은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스마트함라는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부족했다. 스마트시티나 스마트빌딩이 가치향상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활용됐으나 정작 도시나 건물의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미비했다. 국내에서 추진된 많은 프로젝트가 유용성 및 활용성에 대한 진지한 고려없이 기술기반의 하향식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시티에 구축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이나 스마트빌딩의 자동제어시스템은 그 유용성과 가치가 입증됐지만 이는 스마트에 대한 개념이 나오기 이전에 이미 확립된 독립 시스템이다.

 

지능형빌딩의 지능(스마트함)이 무엇일까에 대한 담론은 당연히 중요하다. 스마트함을 정의하기 위해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스마트한 시스템만이 아닌 스마트한 이용자가 전제돼야 한다. 스마트함은 스마트한 건물과 스마트한 사용자·관리·관계(도시 또는 이해관계자)와 같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스마트에 대한 철학의 부재는 입찰제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문제점을 보여주는데 최저가 입찰로 시공업체를 선정하게 되면 설계과정에서 고려됐던 지능요소가 변질되거나 소멸된다.

 

따라서 미래의 지능형 빌딩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전제 하에 추진돼야 한다. 그린빌딩은 에너지절약과 환경보전을 목표로 에너지부하 저감, 고효율 에너지설비, 자원재활용, 환경공해 저감기술을 활용해 건물을 설계·구축·운영·해체하는 것이다. 에너지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시기는 없었지만 최근 더욱 에너지절감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됐다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그리드에서 강조되고 있는 DSM(Demand Side Management: 수요관리)EE(Energy Efficiency: 에너지효율)DR(Demand Response: 수요반응), DG(Distributed Generation: 분산전원)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에너지효율기술은 고효율설비 채택을 통한 기저부하 감소, 수요반응 기술은 피크전력을 저감, 분산전원은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이용해 전력 계통의 안정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근무환경이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고 에너지절감에만 주력하는 에너지절약 위주의 정책을 수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에너지효율기술은 고효율설비를 활용해 개선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에너지절감을 우선한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매년 지속적으로 에너지절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 오피스 건물의 경우도 전년도 기준으로 에너지절감량을 판단하는 형태는 불합리한 것이다. 표준 기온 하에서 특정 건물의 적정 에너지사용량을 산정하고 당해 연도의 기후조건에서 기준 에너지사용량(베이스라인)을 토대로 에너지절감성과 판정이 타당할 것이다.

 

최근 IEC 등의 국제표준화기구에서는 도시나 건물에 적용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스마트에너지라고 한다. 스마트에너지는 도시 또는 타운의 에너지사용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단일 건물의 피크전력이 아닌 여러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합산 피크전력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도시 또는 타운의 전력 부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물에서 생산된 전기 또는 열에너지를 서로 공유하게 하거나 에너지 생산설비를 몇 개의 건물이 공유하는 형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부하저감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지능형빌딩을 액티브요소를 적용하는 것을 주로 생각하게 되지만 패시브 설계기법을 반영해 건물의 기저부하를 줄이는 등으로 효율적인 건물관리를 해야 한다.

 

중대형 건축물에서 퇴근 후의 근무환경은 극도로 열악해지는데 냉난방이 정지되고 환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면 상황을 개선이 가능하다. 또한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엘리베이터 사용시 많은 사람이 대기한다. 건물의 설비는 시간의 경과 또는 사용자의 운용방법에 따라 그 성능이 변화될 수 있어 성능 및 고장관리 등에 의해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건물설계 시 설정된 설비의 성능유지 및 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건물에너지관리가 필요하다.

 

건물의 빅데이터 활용은 다양한 비정형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관제점의 계측 정보량을 많이 수집한다는 관점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유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기술·지식 집약적 정보화시대로 전환되면서 국제표준의 주요 역할은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 to Trade) 제거 및 시장지배적 수요창출로 바뀌고 있다. WTOTBT에 의해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은 국내 표준은 더 이상 가치가 없게 됐다


건물자동제어 통신 프로토콜인 BACnet1995ISO 16484로 채택된 후에 지속적인 개정작업이 수행됐고 최근은 Release 19ISO 16484-2016으로 개정됐다. 시장지배적인 강력한 표준은 상호운영성을 개선해 설비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지만 보안에서 취약해질 수 있다. BACnet은 보안 취약성을 감소하기 위해 프로토콜 내에 인증 메커니즘을 채택하고 외부장치(Foreign Device)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여러가지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지능형빌딩의 설비를 악의적인 해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표준에서 권고하는 여러 지침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지능형 빌딩에서 무선 기술은 향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의 환경을 측정하기 위해 유선센서보다 무선센서가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다만 무선을 활용하는 장비가 많아질수록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무선방식에 대해 치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커튼월 방식의 유리 외피를 채택한 원형건물은 사용자 인근에 조명 스위치를 부착하기 어렵기에 무선 스위치 박스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ICT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첨단 기술이 지능형 빌딩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떠한 새로운 기술이 지능형 빌딩의 유망한 기술로 선택될지는 지능형 건물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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