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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냉동공조 트렌드 읽다

국가 에너지감축, 종합시스템 구축 필수
AI 경쟁력이 향후 가정용 시장 판가름
최적제어 이끌 종합시스템 R&D 시급



지난 2016년은 파리기후협약, 누진제, 냉매, BEMS 등 다양한 이슈들이 한 해를 휩쓸고 지나갔다.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 표면상 건설수주는 늘었지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끝나가는 시기로 대형공사가 줄어들어 건설은 물론 관련산업들은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하지만 폭염과 누진세 등으로 인한 에어컨업계의 호황, 기계설비인의 날 개최 등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이에 따라 본지는 ‘2017년 냉동공조산업 전문가간담회’를 개최해 2016년 냉동공조시장을 점검하고 2017년 국내·외적 시장변화와 트렌드를 예측해봤다.



■ 지난해 냉동공조산업 평가와 올해 시장을 예측해달라


김민수 회장 2016년 국내 여러 상황은 다들 잘 아실 것이다. 우리나라 큰 산업들 중 여러 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소위 반도체 빼고는 잘 나가는 산업이 없지 않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냉동공조 관련산업은 크게 성장한 한 해는 아니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그렇다고 퇴보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새로운 제품개발보다는 지속적인 수요증가 및 교체수요 등을 통해 2016년 시장이 형성됐다. 해외 시장은 특히 중국의존도가 높았는데 최근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이 발령돼 여러 우리산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 냉동공조도 같은 맥락에서 타격 입지 않았나라고 보고 있다.


권혁중 상무 2016년 제조업 현황은 대체로 양호했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의 검사실적도 그렇고 주요업체들 몇 군데를 다니면서 물어보니 보통 보합세에도 죽는 소리를 내는데 올해는 괜찮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전년대비 10% 정도 증산된 것으로 보인다. GHP는 특수한 상황에 상당히 증가해서 많이 보급됐고 EHP도 강보합세다.


수출은 2014년도에 60억불 정도였는데 2015년 55억불로 줄었다. 2016년엔 60억불을 상회하는 실적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런 성장은 삼성전자 평택 대규모 설비투자, LG 파주 투자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여름 2개월 동안 열대야 영향으로 공조설비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 것 같다. 가정용 소형 에어컨이나 중소형, 중대형 모두 증가가 이뤄졌다고 본다.


최준영 박사 기후적 측면으로 보자면 2016년 이슈는 냉매문제가 크게 떠올랐다. HCFC 감축에 동의한 이슈가 가장 컸고 그 다음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것이었다.


냉동공조분야에 신재생에너지를 과연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 문제가 계속적으로 이슈화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슈들이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정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올해 국내 정책방향이 확실하게 잡혀야 관련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정식 박사 산업 전반적인 부분은 앞서 잘 정리해주셨고 지엽적으로 들여다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열시장이 많이 침체돼있다. 건설, 산업경기가 위축됐고 신규사업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닌 기존설비의 개보수 형태로 트렌드가 약간씩 변화되고 있다.


특히 최준영 박사 말씀대로 냉매관련 규제들이 유럽이라든지 나라별로 2010년 초반 발의되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이러한 냉매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준비시기였다.


조용훈 상무 대형냉동기에서는 지난해 흡수식의 경우 트렌드가 좀 바뀌었다. 예전에는 냉온수기가 많았는데 지난해에는 지역난방이 발전하면서 거의 2단저온수시장으로 변화됐다. 그리고 에너지효율정책이 바뀌면서 관련업계로서는 인증을 위한 힘든 시험이 많은 한 해였다. 기존방식인 COP 시험은 한 시간 정도면 끝났지만 IPLV으로 바뀌니까 하루가 소모되기도 했다.


냉동기 전체시장에서 보면 크게 2016년이나 2015년 모두 큰 성장보다는 그대로 유지되는 한 해였다.
센추리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봅슬레이 경기장을 공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종합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배관에서 냉방기기, 안전시설물까지 점검할 수 있는 전문가가 국내에는 없어 독일 전문가에게 맡겼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종합전문가가 필요하다.


김동주 이사 지난해까지는 마곡, 문정지구 등 지역난방공사 관련사업이 많이 활성화돼 2단 저온수가 많이 판매됐다. 그 시장도 올해는 축소되다 보니 사실 2단저온수 같은 품목들의 판매가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전기를 대체하는 흡수식냉온수기의 경우 올해 지원 등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보다 많이 물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건설경기가 살아났다고 흔히 얘기하는데 실제로 냉난방사업과는 상관없는 아파트, 주택 등 경기가 살아나다보니 대형냉동기 시장에는 도움이 안됐고 오히려 연말쯤 삼성, LG 시설이 투자되면서 경기활성화 케이스가 됐다.


유지석 상무 지열시장은 지난해 많이 어려운 시기였다. 지열시장이 온수쪽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가장 가능성 높은 곳이 서울이다. 이쪽 시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올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공기열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이 있다. 기온에 대한 대응력과 COP 등을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정상적으로 시장이 커져나갈 것이다.


또한 제품을 필드에 적용하려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냉난방을 함께 사용하는 현장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수현장만 냉난방을 같이 쓸 수 있는데 대부분 현장들은 그렇지 않아 에너지불균형이 발생하다 보니 적용처를 찾기 어렵다.


이런 수요를 찾아서 인프라구축은 정부가, 시장확대는 설비업체들이 해주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상무 지난해 가정용 에어컨은 크게 히트를 쳤다. 냉동공조산업협회에서 말한 10% 성장보다 더 될 것 같다. 캐리어에어컨은 40% 이상 성장했고 LG, 삼성도 30%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고있다.


에어컨은 원래 7~8월이 많이 나가는 시기가 아닌데 지난해에는 8월에 판매량이 가장 높을 정도였다. 지난해 건설경기가 좋았던 요인도 있고 10월에 정부에서 1등급 고효율제품에 인센티브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은 도움이 됐다.


캐리어는 가정용을 비롯해 중대형 시장도 같이 하고 있는데 대형 시장 사업부는 굉장히 힘들었다. 회의에 참석해보면 그 사업부는 매달 매출 맞추기가 힘들 정도로 경기가 별로였다. 리트로핏 시장 정도가 있었는데 작은 시장에서 여러 업체가 싸우다 보니 경쟁도 상당했다.


EHP 시장은 급탕 및 심야히트펌프 부문이 많이 성장했다. 2015년대비 두 배 정도 판매량이 나왔고 모델이 하나 더 나왔으면 더 팔 수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캐리어제품이 경쟁사대비 안정적으로 운전되다보니 시장에서 평가도 좋았다. 올해도 관련제품에서 많은 열매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용 에어컨은 AI(인공지능)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 LG, 삼성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가형 제품은 안 내놓고 있다. LG, 삼성이 고가형 제품을 맡고 캐리어는 중간 이하 시장에서, 그 이외는 해외업체가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수출분야를 보면 뜨거운 물 만드는 시장은 꽤 있는데 해외기준을 맞추기가 힘들다. 캐리어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보니 여러군데서 수요는 오는데 맞추기 힘들었다.


앞으로 수출시장은 온수시장으로 집중해야 한다. 도시바나 미디어랑 컨텍하다보면 온수시장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수분야로 투자를 많이 하면 수출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파리기후협약이 공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원장묵 수요관리PD 2018년 냉동공조부문 R&D가 어떻게 갈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기존 냉동공조분야는 지난 10년, 20년간 연구를 미뤄오던 부분이었다. 각 업체별로도 COP, 대체냉매 등 기술적 부분에만 집중해왔다.


기존에 있었던 기술이지만 이걸 업그레이드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 수출에 연결시킬 업계의견이 많이 도출됐으면 좋겠다.


특히 정부입장에서는 글로벌트렌드를 볼 때 향후 대응할 수 있는 요인을 잡아서 업계와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단위기술만 놓고 보면 대개는 업체가 개발하면 된다. 하지만 공장이나 산업단지 같은 큰 단위로 보면 열원이나 전기 등 여러가지 에너지믹스부분에서 하이브리드나 기타방법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수요자에 타겟을 맞추고 기존기술을 수정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거나 국내 실증을 통해 해외시장까지 갈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지금은 단위유닛만 봐서는 안 될 시대다. 새로운 기능이나 제어측 상단에서 최적효율을 낼 수 있거나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돼야 한다. 기기효율화, 최적제어, 대체냉매 개발, COP 향상 등을 하면서 비용은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 등 이게 다 R&D 팩트가 될 수 있다.


또한 각 파트의 핵심기술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냉동기의 압축기 등 기술·부품이 국내에서는 해결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각 업체 공통핵심기술을 뽑아 플랫폼 형태로 공동개발 후 쓸 수 있는 형태도 있다.


냉동공조업체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소와 업체들이 같이 공유하는 등 여러방법이 있다.


올해 산업부가 언급하고 있는 경쟁형 과제도 있다. 여러 업체가 참여해 핵심기술에 대해 똑같이 연구를 시작하다가 일정 시점에서 각 성과를 비교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향후 2~3달간 업계들과 충분히 고민하며 좋은 과제를 만들어보고 싶다.


김민수 회장 냉동공조 관련시장은 기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경우 근래 20년간 지켜봤을 때 가장 더웠던 여름이었고 아까 말씀대로 40%까지 성장했다.


몇 해 전에는 여름에 주말마다 비가 와서 계속 어려움을 겪으며 대조적이었다. 소형시장은 그런 케이스일 수밖에 없다. 중대형시장으로 가면 단지나 건축계획에 따라 1~2년 정도 미리 예측이 되고 있다. 올해도 큰 것들은 이미 기본설계는 하고 있으니까 물량은 거의 정해졌다고 본다. 국내는 그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R&D라든지 미래를 대비하는 입장에서보면 큰 트렌드를 쫓아갈 수밖에 없다. 현재 냉매관련 이슈가 있고 그 다음에 CO₂감축 문제가 있는데 업체에서 봤을 때는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 듯하다.


효율과 관련한 부분은 등급 등 눈앞의 규제도 있어 계속 신경쓰는 듯하다. 지금 트렌드 자체는 내년에 다시 이야기를 해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흡수식, 흡착식 등 열원을 이용한 냉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향후 수출시장으로 볼 수 있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더운지역에 적용할 여지가 크다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 국내에는 지열, 수열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공기열을 이용하는 시스템도 편의성, 설치용이성 등 때문에 많이 보급돼있는 상태다. 한랭지형 히트펌프는 동절기에는 난방을, 하절기에는 냉방을 하고 있는데 동절기 성능이 좀 떨어진다. 대·중소기업 모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만 쉽지 않다. 하이브리드열원을 이용하거나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전기는 굉장히 고급에너지로 인정받아 이용, 저장, 활용이 비교적 잘 되는 것에 비해 열에너지는 저급은 아니지만 효용이 조금 덜 되기 때문에 버려지는 양이 많다. 열에너지 특성에 대한 투자대비 효용측면에서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이런 미활용열을 이용한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이용해 자신들이 편리해져야 한다. 냉장고 같은 경우 카메라 등으로 내부를 감지해 상품의 유통기한이나 적절한 섭취시기를 알려주는 등 IT와 냉동공조 접목의 예시로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준영 박사 어느 나라든지 냉동공조시장은 기본적으로 대부분 가정용이다. 실질적으로 대형시장은 작은 편이다. 스크류 등 주요 부품은 대부분 수입인데 수입량이 매우 적을 것이다. 시장이 아주 작은데 그런 것까지 국산화할 필요가 있는가는 의문이다.


R&D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정부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본적으로 틈새시장이다. 시장이 개발하지 않는 것들을 실현시켜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다중열원을 이용하는 기기들은 수요가 아직 적지만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


또한 냉동공조기기들이 대부분 건물 안에 들어간다. 건물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컨트롤하는 기기들을 평가하고 깊숙이 들어가면 하나의 엔지니어링 사업이 된다. 오늘 간담회 참석자들은 엔지니어보다는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들이고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이 들어가면 상당히 약하다.


우리나라가 아이스링크를 1년에 몇 개나 만들까. 봅슬레이 경기장도 아마 더 이상 안 만들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몇 개 되지 않고 굉장히 특정한 시장이다. 그걸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것을 위해 기술개발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그런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과제들을 도출해서 앞으로 실증사업을 하는 등의 과제를 개발해야 한다. 그동안 20년 이상 R&D에 개입해왔는데 사업화가 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다. 시장논리일 것이다. 개발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싸면 수입할 수 있다. 압축기 같은 경우 대기업에서는 개발해서 쓰지만 중소기업은 그것을 개발하려고 투자하는 것보다 기존 전문업체 제품을 쓰는게 경쟁력 있다.


R&D를 한다면 엔지니어링 개념이 있는 과제들을 도출해서 같이 컨소시엄을 하든지 어떤 실증사업을 장기적으로 한다면 우리 산업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서정식 박사 앞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단위기술 외에 요소기술을 융합해 평가 후 실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단순하게 그 사이트에서만 평가하고 끝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R&D를 진행할 때 시장진입 후 제도개선까지 함께 진행될 수 있는 과제가 도출되면 중소기업에 좀 더 좋을 것이다.


조용훈 상무 국내시장은 너무 좁다.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압축기를 만들어서 먹고살기는 힘들다. 압축기를 개발하는 과제는 많이 뜨지만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개발을 안 하는 것이다.


센추리가 집중하고 있는 R&D트렌드는 냉동기다. 예전에는 여름에만 썼기 때문에 시장이 한정돼 있었다. 이제는 냉온습도를 맞추기 위해 거의 사계절 쓴다. 요즘은 대형쪽에서 인버터를 적용한 제품을 많이 쓰고 있다. 대형쪽의 인버터 압축기가 국내에는 없고 전부 수입해서 쓴다.


또한 폐열을 이용한 시스템에도 관심이 많다. 75℃ 열을 이용한 흡수식 냉동기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70~80℃ 폐열이 굉장히 많이 있지만 사용을 안 하고 있다. 그런 열원을 이용해서 냉난방을 한다든지 ORC(Organic Rankine Cycle: 온수를 이용한 소형 발전)에 적용하는 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주 이사 귀뚜라미범양냉방은 기본적으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좋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당장 시장에서 판매가 안 되면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개발컨셉자체가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판매를 위한 목적의 투자, R&D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요구에 맞춰 쉽게 대응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지석 상무 산업용보다는 가정용분야에 관심이 있다. 가스보일러를 어떻게 밀어내고 히트펌프로 갈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


특히 지열은 개별난방도 충분히 가능할 텐데 가정용 냉난방은 왜 못 할까. 왜 데워진, 냉각된 물만 가정으로 보내야되나. 각 세대에서 열교환할 수만 있으면 지열수를 직접 올릴 수도 있을 텐데.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음과 비용이다. 그런 부분들을 잘만 개선하면 가정에서 지열, 공기열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히트펌프나 에어컨의 유지보수서비스 후 냉매는 회수해야 하는데 그냥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가연성냉매가 공기보다 가벼우면 날아가서 2, 3차 안전사고는 없는데 무거울 경우 유출됐을 때 피해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특히 히트펌프라는게 지하에도 들어가는데 이럴 때 유출되면 큰 사고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김창수 상무 과거 2000년대 되기 전까지는 미국이 세계 공조시장을 리드했다. 2000대 초반부터 일본에서 시스템에어컨을 만들어서 내놓기 시작하면서 이게 전체적으로 EHP로 바뀌고 있다. 중앙공조시장이 개별공조로 바뀌고 있다.


캐리어는 5~6년 전부터 제품판매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BEMS 같은 기술적인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걸 가지고 시스템을 만든다.


그동안 제어시스템 업체들은 단순히 자기가 갖고있는 기술로 다른 냉동기 제조회사의 기기를 컨트롤했다. 그런데 각사 냉동기는 어떤 때 가장 효과가 좋다든지 하는 특징이 있다. 캐리어에서는 우리시스템을 가지고 5~6년 전부터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IFC빌딩에 적용했는데 냉동시스템 일부, 펌프만 했는데도 에너지가 30% 이상 절감됐다. 굉장히 큰 빌딩이기 때문에 이것만 해도 1년에 몇 억원이 절감된다.


에기평에서도 에너지절감이 목적이니까 같은 맥락이다. 소프트웨어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캐리어는 냉동·냉장분야도 하고 있다. 냉동·냉장분야는 에너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 에너지가 엄청나게 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3년 전부터 인버터가 장착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사용업체는 에너지절약이 중요한 게 아니다. 투자한 만큼 이익이 돌아와야 한다.


에어컨의 경우 1~2년에 한 번씩 효율기준을 올려놓고 여기에 맞추라고 한다. 이건 도대체 끝이 어딘지 모르겠다. 10년 계획을 짜놓고 거기에 맞추라는 것도 아니고 1년마다 불러서 회의 한 번하고 상향된 기준을 맞추라고 한다.


기업도 5년, 10년 계획을 짜서 움직이는데 나라가 2년 앞에만 보고 ‘맞출 수 있어? 맞출 수 있으면 무조건 가’라고 강요한다. 올해 또 올린다고 한다. 효율기준을 맞춰놓으면 또 올라간다. 이게 제대로 가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에어컨은 그런데 쇼케이스나 냉동·냉장분야는 표준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이제 만들려고 한다고 들었다. 관련표준을 잡아준다면 국가차원의 에너지절감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준영 박사 2000년 초 일본에서는 6~7개 업체가 참여해 당시 나온 모든 기술을 이용해서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히트펌프를 개발한 적이 있다. 상업적인 면보다도 일본의 모든 기술을 이용하면 과연 어디까지 COP를 높일 수 있을지 한계를 시험한 것이다.


과연 이쪽분야가 어느 정도까지 높일 수 있나 하는 국가적인 시험방법이다. 국내에서 아직 해본 적은 없다. 우리도 모든 열원을 포함하고 아이디어를 합쳐서 국가적으로 연구하면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룰과 제조업체의 기술을 합쳐 이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좋은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회장 우리나라 R&D는 호흡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일본처럼 ‘한 번 해보자’ 이런 것들도 없다. 오일관련 문제는 냉동공조분야에서 누구나 겪고 있지만 이걸 연구하는 곳이 없다. 다른데서 어떻게 했다더라 식으로 참고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기초이면서도 거의 모든 회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냉매도 조건마다 다르게 적용되는데 어떻게 조절하는 게 좋을지, 불순물들을 어떻게 감지할지 이런 기술들도 평이한 것 같지만 회사들마다 다 필요한 것이다. 동절기에는 제상이 문제다. 10년 전에 다한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지금도 사실 별다른 묘책이 없다.


■ R&D 후 실증을 못거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는데


김창수 상무 우리나라는 대형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없어지고 있는 실정인데 거기에 투자하는 것은 로스(Loss)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투자하려면 차라리 시스템에어컨이나 에어컨에 투자해서 세계로 나가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요즘 트렌드는 공랭식 칠러다. 왜냐하면 공랭식 칠러는 중동에서 많이 쓰기 때문이다.


조용훈 상무 수출을 안 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국내시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키우려고 하면 중동으로 나가지 않으면 힘들다.


유지석 상무 우리나라는 전기가 안정되고 풍부한 나라 중 하나다. 가격도 비싼편이 아니다. 여기서 가스로 엔진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은 시장에 적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전기를 생산하면서 열이 나오고 결국은 그 열을 버려야하는데 그렇게 제품을 만들면 제조원가대비 더 비싸니까 문제가 된다.


1kW면 100원이면 사는데 굳이 200원씩 쓰면서 전기를 만들 이유가 없다. 그런 부분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 한 더 이상의 기술개발이 어렵다. 일본처럼 분산발전이 많이 되면 괜찮지만 우리나라는 분산발전할 이유가 없다.


최준영 박사 냉동공조분야는 기술적으로 급격히 변하지도 않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시장이 아니다. 수십년 동안 약간씩 변동되는 식이다. 2000년도 가장 큰 시장변화는 일본사람들에 의해 중앙냉난방에서 개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기준이 변하지 않으니 쉽지 않다. 다양한 에너지를 이용한 멀티소스 냉난방·급탕 이런 기기들은 시장이 형성됐으니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열풍보일러는 유럽·중국에서 엄청나게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로 이제 시작하고 있다. 그런 아이디어나 관련제품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 냉동공조가 에너지신산업 중심에 있는데


권혁중 상무 제도적인 해결을 필요로하는 분야가 있다. 제도가 앞서가긴 어렵더라도 시장에서 트렌드가 형성되면 바싹 쫓아가서 트렌드를 보조해줘야되는데 더딘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은 1972년도에 일본의 고압가스보안법을 토씨 하나 안 고치고 베껴 썼는데 그때부터 바뀌지 않은 게 있다. 수입품에 대한 검사생략부분이다.


일본의 고압가스보안법에 따라 검사하는 것이나 미국 ASME(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s: 미국 기계기술자협회 및 규격), 유럽 PED(Pressure Equipment Directive: 유럽 압력용기 지침) 검사를 받은 것은 국내 검사를 생략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국산품에 대해 역차별이 될 수 있다.


철폐내지는 엄격히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정이 안된다. 40~50년전 우리나라 냉동산업 초기에는 선진국 제품들이 훨씬 우수하니까 생략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산업이 그들 턱 밑에 있거나 넘어선 부분도 있다. 이 시점에서 새롭게 검사해서 생략할 것은 생략하고 잡아줄 것은 잡아야 한다.


또한 가정용 에어컨은 빌트인이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사할 때 뜯어간다. 그런데 제대로 다시 설치하기가 어렵다. 1등급 제품을 뜯어 옮기면 5등급으로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출력이 30% 이상 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도 정부가 제도적으로 냉매관리라던지 이전설치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지금 설치비 15만원짜리가 30만원으로 늘더라도 5년 정도 더 사용한다면 그게 이득이라는 인식도 제고시켜야 한다.


2016년 10월15일 키갈리에서 HCFC냉매도 규제일정이 나왔다. 그렇다면 새 냉매 오일이라든지 GWP 일정 이하의 냉매를 쓰는 기기를 개발했을 때 조달에서 우선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면 좀 더 빨리 전환될 것이다.


원장묵 수요관리PD 큰 냉동시스템의 경우 주문제작을 통해 이뤄진다. 기존 제품을 여러 개 연결시키는 방법이 있겠지만 제상이라든지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여러 가지 문제를 모아 종합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대형 냉동시스템을 국산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표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는 냉동공조에 몸을 담고 있는 관계자들 모두가 나눠져야 할 책임이다. 에기평은 도와주는 역할이지 본질적인 부분은 업계 관계자들이 아이디어를 줘야한다. 업체에서 국가적 이익을 위해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나서고 타당성이 있다면 같이 뛰고 싶다. 업계의 도움이 없으면 좋은 연구과제가 도출되기 힘들다. 언제든 좋은 아이디어를 제출해 달라.


■ 공조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것만은 고쳤으면 하는 점은


김창수 상무 아까 말했듯이 효율기준이 2년마다 한 번씩 올라가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좋겠는데 공청회 한 번 하고 올리니까 따라가기가 힘들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은 발맞춰서 움직일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부담이 심각하다.


유지석 상무 심야공기열히트펌프 같은 경우 검사를 현실화해줬으면 좋겠다. 심야공기열제품은 실외에 설치되는데 실내에 설치되는 에어컨처럼 전자파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전자파보다 효율, 성능이 더 큰 문제인데 전자파 막느라고 두 세 달이 걸린다.


김동주 이사 대형 자이언트 판넬을 국책사업으로 개발하고 인증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주가 조달입찰로 많이 나오다보니 중견기업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시장진입은 못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자금을 활용해서 국책과제로 개발했으면 조달부분에서 예외를 두는 방법이 필요하다.


조용훈 상무 인증제도는 안에 있는 사람은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규제가 된다.


정부에서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서는 시험인증기준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 고효율기자재 인증만 해도 시험방법이 터보 다르고 스크류 다르다. 이런 것은 통일시켜야 한다.


원장묵 수요관리PD 냉동공조시장은 잘못하면 해외에 빼앗길 우려가 있다. 이 부분에서 확장을 하려면 여러 가지 종합적인 효율적 방법론이 나오지 않으면 시장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 R&D를 활용해서 범위를 확장시켜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 파리협약 이후 냉동공조 역할이 커졌다고 하는데


최준영 박사 냉동산업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효율이다. 효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에너지효율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가 물려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화석연료를 쓰던 것을 전기로 바꾸고 에너지사용과 배기가스를 줄이는 것이 히트펌프인데 그 시장을 우리 산업에 어떻게 연결해 갈 것인가를 지난 5~6년간 계속 논의하고 있다.


가야할 방향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의견이 모이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복합열원, 냉동공조기기, 냉난방기기에 대한 기술개발도 하면서 이에 대한 표준, 정책도 바꿔야 한다.


특히 지열, 해수열뿐만 아니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열원을 쓰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유럽, 일본 등이 인정하고 있고 중국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는 산업논리, 정책논리에 의해서 정체돼있다. 그게 가장 큰 이슈일 것 같다. 모든 열원을 해주면 히트펌프산업이 커질 것이다.


원장묵 수요관리PD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 건물공조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 공조기기 하나의 효율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A라는 건물의 패시브, 엑티브 요소를 어떻게 최적으로 설계하느냐가 비용효율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 중 공조만 따지면 냉난방, 급탕이다. 이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교체한다든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런 부분에 종합적인 최적화 고민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히트펌프 대충 20RT 집어 넣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넣으면 가동률은 얼마 안 된다. 돈만 많이 들어가고 전체로보면 굉장히 큰 손실이다.


김창수 상무 일본은 우리나라 에너지효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박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일본제품을 테스트해보면 효율이 낮게 나오는데 실제로 현장에 설치해보면 자기들 제품이 에너지를 훨씬 덜 먹는다고 한다. 기계만 가지고는 에너지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닛단위로는 효율을 올려봐야 얼마 올라가지 않고 올리다보면 이상한 형태의 제품들이 나온다. 원장묵PD 의견에 100% 동감한다. 국가적인 에너지소모를 줄이려면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설비설계 하는 사람들, 엔지니어들이 수준이 낮다. 대졸자들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공대 졸업 후 많은 분들이 공조업계 와서 일을 했는데 지금은 이쪽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을 뽑으려면 힘들다.


이 분야 사람들은 항상 도전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냥 과거부터 해오던 것만하려고 한다. 국가가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해결이 어려울 것 같다. 정부는 자꾸 에너지를 줄이라고 하는데 공염불에 불과하고 실제 돌아가는 상황은 이렇다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