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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박진규 지역난방공사 냉방추진단장

“공동주택 지역냉방 에너지·온실가스 해결 열쇠”


전력피크의 주범으로 하절기 냉방기기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체 전력사용량대비 냉방부하 비중이 20.9%(208년)에서 27.4%(2016년)로 증가했고 한반도의 아열대기후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과 폭염으로 하절기 전력수요는 더욱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

지역냉방은 대규모의 열생산 시설에서 경제적으로 생산된 온수 또는 냉수를 일정구역에 일괄적으로 공급, 냉방하는 방식이다.

열병합발전소(CHP)에서 생산된 잉여열 등을 이용해 하절기 전력부하를 감소시키며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와 프레온가스 대신 물을 냉매로 사용하는 친환경 냉방시스템이다.

2016년 말 기준 44만RT(보급용량)의 냉방공급을 통해 133MW의 하절기 전력부하 감소와 연간 8만2,000MWh의 에너지 절감효과 및 3만6,280tCO₂의 온실가스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역냉방 사용자는 6~8월 하절기 전력피크 기간동안 전기냉방대비 냉방사용요금을 약 10~20% 절감할 수 있으며 지역난방과 함께 지역냉방이 공급이 된다면 별도 공사비가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표 집단에너지 공급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지역냉방 공급확대에 여념이 없는 박진규 냉방추진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지역냉방사업을 소개한다면
지역냉방사업의 역사와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냉방 방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지역냉방 방식은 급수의 온도에 따라 온수이용형과 냉수직공급형으로 분류된다. 온수이용형은 열배관을 통해 공급된 온수가 세대 또는 건물기계실에 설치된 제습냉방기나 흡수식 냉동기를 거치면서 냉수를 만들어 냉방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냉수직공급형은 집단에너지시설 자체에서 열병합발전, 소각열, 심야전력을 이용한 빙축열 등으로 냉수를 생산해 각 건물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역난방공사가 흡수식 냉동기를 이용해 지역냉방을 처음 시도한 것은 1992년 분당 신축 사옥이다. 흡수식 냉방방식은 국내에서 실제로 적용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라 일반사용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본사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그해 7월에는 안양지역의 평촌전화국을 대상으로 지역냉방 최초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흡수식 냉동기를 통한 지역냉방과 더불어 공사는 대규모 상업시설에 적합한 방식인 냉수직공급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고 가장 먼저 상암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에 공급을 추진했다.

2006년 5월 상암 DMC 내 매직스페이스 건물에 국내 최초 냉수직공급 방식으로 지역냉방을 시작했고 이어 서울 동남권유통단지와 고양 복합 쇼핑몰 레이킨스몰,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과 한류우드에도 냉수직공급 방식의 지역냉방 공급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흡수식 냉동기의 효율성을 높인 2단 흡수식 냉동기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했다. 온수에너지의 이용효율을 크게 높인 2단 흡수식 냉동기는 2008년 판교 신규택지 건물의 냉방신청시 약 99%가 선택할 만큼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는 등 지역냉방 확대에 큰 보탬이 됐다.

지역냉방 보급 확대를 위해 지역냉방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했고 가장 주목할 성과가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제습냉방(데시컨트)시스템 상용화제품 개발이다.

제습냉방시스템은 냉방기능 외 제습, 환기, 공기청정 등의 복합기능을 가진 친환경 냉방시스템이다. 공사가 제습냉방기 개발에 참여한 것은 2006년부터다. 1999년부터 제습냉방시스템 기술개발을 추진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2년간 공동주택 제습냉방기 시작품 개발 연구에 동참한 것이다.

2012년부터 공동주택 40세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결과 냉방요금은 전기에어컨대비 절감되고 CO₂ 배출은 38% 감소했으며 각종 실내 오염물질 제거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현재까지 제품성능 개선 성과를 창출했으며 현재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실증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향후 공동주택에 확대보급에 주력할 방침이다.

■ 향후 지역냉방 보급확대 계획은
지역냉방 보급확대를 위해 공동주택의 개별세대에 제습냉방기를 적용하고 기존 건물에 설치돼 있는 흡수식 냉동기는 관련제도 개선 및 기술개발을 통해 확대보급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습냉방기는 냉방기능 외 제습, 환기, 항균, 탈취, 미세먼지 제거 등 건강편익 부가기능으로 시장보급에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김해 장유 조합주택과 체결한 제습냉방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구체적인 성공모델이 시장에 제시된다면 도입단계의 제습냉방기가 시장평가와 기술적 신뢰도를 인정받아 점진적으로 시장에 확대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재건축 등 도심재생사업을 추진중인 서울시에 수요개발을 추진해 제습냉방의 보급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흡수식냉동기의 경우 건물보급 확대를 위해서 정부가 냉동기 초기 설치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보조금 단가를 향상시키고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상의 지역냉방 배점을 상향시키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실 에너지사용량에 부합하는 냉동기용량 재산정 및 동력비 절감운영방식을 도입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해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면 자연스럽게 흡수식냉동기의 보급도 확대될 것이다.

■ 지역냉방보급에 어려운 점은
지역냉방은 국가 에너지이용효율 향상 및 대기환경의 질 개선에 높이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보조금은 매년 삭감되고 있다. 2017년 올해 편성된 지역냉방 설치보조금 예산 33억6,000만원은 이미 소진되면서 2017년도에 지역냉방설비를 설치하고도 보조금을 받지 못한 미지급액이 약 6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습냉방기의 정부 설치보조금 지원은 더욱 절실하다. 냉방시장에서 걸음마 단계인 제습냉방기의 초기 시장진입을 위해 정부차원의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제습냉방기의 경쟁력 확보 수준에 따라 보조금 지급 수준을 인하할 필요성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경제분야에서 건축물부문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우리나라도 공동주택, 건물 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국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관한 규칙 등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및 기준은 지역냉방을 보급확대하는 데 규제로 작용하는 조건이 많다. 제습냉방기의 경우 에너지절약설계기준 등에 평가 항목이 없어 점수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시장진입의 장벽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냉방 보급확대를 위해 집단에너지사업자와 정부 관련부처에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 관련 연구진행상황은
공동주택 대상 지역냉방 보급확산을 위한 연구개발분야로는 흡수식냉동기, 제습냉방기 그리고 흡착식냉동기가 있다.

흡수식냉동기는 고효율 2단 흡수식냉동기 개발 등 냉동기 자체의 에너지이용효율 개선을 중심으로 다수의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는 냉수, 냉각수 펌프 등의 동력비 절감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습냉방기는 기존의 5, 7kW급 제품에 이어 최근에는 9, 11kW급 제품을 개발했다. 이로써 냉방용량별 다양한 제품군을 완비하고 공동주택의 20~30평형대를 대상으로 제습냉방 보급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제품의 성능검증을 위해 공동주택과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실증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11kW급의 경우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시스템에어컨과의 비교 실증연구을 통해 제품성능을 비교분석하고 운전로직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흡착식냉동기는 지역냉방의 다양한 수요층 발굴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로 2017년도 국가지원사업으로 선정돼 35kW 시제품 개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시제품이 개발되는 대로 실증을 위해 소규모 실증단지를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 향후 계획은
제습냉방기의 향후 기술개발 방향은 효율향상 및 소형화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가 목표다. 2021년까지 덕트의 단열성능과 송풍기 등의 효율향상을 통해 전기소비량을 현재 수준대비 약 10% 이상 절감할 예정이고 부품 소형화 및 구성품의 배치 최적화를 통해 설치면적을 2m² 이하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개발 단계별로 제품 성능, 내구성 및 편리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실증시험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이러한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IoT기반의 부하 추종형 운전로직을 개발, 접목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융복합 제품개발의 기반을 구축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