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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자립마을 포럼, “신축·기축 ZE화 촉진”

서울시·에너지융합협회 공동주최
이지하우스·그린리모델링 사례 공유
에너지복지차원 ‘그린리트로핏’ 부각


제로에너지건축물의 확산과 지역 에너지자립을 촉진하기 위한 ‘제3회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신사업 포럼’이 지난 24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한국에너지융합협회(대표 정택중)와 서울시가 함께 주최했으며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현장투어 등으로 진행됐다.

 

세부내용은 △노원구 에너지 제로 주택을 통해 본 신축건물의 에너지제로화(이응신 명지대 교수) △기존건물의 에너지 제로화, 이렇게 한다(추소연 도시건축연구소 소장) △패널토론 및 Q&A(강재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조가영 서울에너지공사 박사, 윤전우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노원구 에너지제로주택 투어 등으로 구성됐다.


이지하우스 공사비, 2등급 대비 30%↑

이응신 명지대학교 교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세계 에너지전환 동향을 소개했다.


현재 미국은 단위부피당 에너지밀집도가 높은 에너지원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 천연가스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원자력에너지도 관리상의 문제로 정체상태에 있으며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노력에 따라 2000년대 이후 지구온도상승 추세가 정체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여름철 기온이 특히 높았기 때문에 향후 10년 이상은 지켜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만큼 속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구의 2%에 불과한 도시에서 80%의 온실가스를 배출시키고 있음을 경고하며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중에서도 산업용의 경우는 경제구조상 쉽게 줄일 수 없지만 건물의 경우는 절감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건물에서 냉방, 난방, 환기, 급탕, 조명 등 건물에너지 5대부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원구 제로에너지공동주택 실증연구과제’를 추진해 명지대학교와 이지하우스를 구축했다.

 

이지하우스는 현재 준공심사가 마무리됐으며 아파트 3동, 연립주택 1동, 땅콩주택 2동, 단독주택 2동 등 총 121세대다. 이 중 115세대를 행복주택형식으로 공급했으며 현재 입주자 선정이 완료됐다.

 

이지하우스는 패시브하우스로 건축됐다. 단열재는 300mm로 이는 일반 주택대비 2배 두께다. 창은 3중유리 틸트&턴 방식의 창을 적용했다. 특징은 기밀성 확보를 위해 고정창으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입주 시 탈부착 후 짐을 옮길 수 없어 큰 짐은 들여올 수 없게 된다. 테라스의 경우 독일 쉐크사의 아이소콥(Isocorb)을 사용해 열교현상을 없앴다.

 

설비면에서도 중앙형 고효율 환기장치를 이용했고 헤파필터를 착용해 24시간 가동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영향을 없앴다.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을 설치했다. 태양광은 지붕, 벽면에 모두 부착해 최대한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며 지열은 28구 천공해 총 130RT로 운전한다.


 

이에 따라 지역난방대비 80%, 도시가스 대비 77% 절감된다. 이는 5대에너지, 취사에너지, 공용부에너지 등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 다만 콘센트 등 개인사용량에 따라 격차가 생길 수 있다.

 

에너지계측은 1,800곳에서 계측하고 이를 24시간 처리하는 기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에너지상태는 노원구 등에 지속 보고해야 하며 국토부는 향후 4년간의 데이터처리를 위한 연구과제를 추가발주할 계획이다.

 

에너지만 절감되는 것이 아니라 쾌적성도 갖췄다고 평가되고 있다. 3년간 홍보관을 운영한 결과 겨울철 난방을 구동하지 않고도 일사량 등을 이용해 18℃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며 겨울의 경우에도 단독주택에서 6평형용 에어컨 1대로 실내온도를 25℃ 이하로 유지할 수 있었다.

 

비용면에서는 SH공사의 2등급 에너지효율등급을 기준으로 패시브, 액티브 비용상승을 고려했다. 패시브측면에서 20%, 액티브측면에서 10% 비용이 증가해 총 30% 비용증가로 제로에너지를 달성했다. 1+++를 기준으로 한다면 20%, 1++정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1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건축물 E감축 잠재량 '53GW'

이지하우스와 관련된 연구개발이 신축건물에 대한 것이라면 녹색건축에서 중요한 점은 기축건물이다. 추소연 RE도시건축연구소 소장은 “최근 도시재생이 화두인데 이는 기존 재개발과는 달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이에 따라 도시 활력의 원동력인 에너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도시재생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추 소장은 함부르크의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 에너지자립섬을 소개했다. 이 섬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100%감축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하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축물에너지성능, 에너지소비패턴 등을 개선해 재생을 이뤄냈다.

 

우리나라는 노후건축물이 많아 개선의 여지가 크다. 1980년 이전 준공된 건축물의 경우 연간 난방에너지요구량이 500kWh/㎡에 이르는 반면 30년 후인 2011년 건축물은 100kWh/㎡다. 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전체 건축물의 36%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감축 잠재량은 5만3,000GWh에 달한다. 이는 태양광발전량으로 보면 53GW에 해당한다.


 

추 소장은 RE도시건축연구소에서 진행한 다가구주택 그린리모델링 사례를 소개했다. 1989년 사용승인된 건축물로 연면적 251㎡규모다.

 

연구소는 창호, 기밀, 벽체·지붕외단열, 파라펫, 난방설비, LED, 태양광 등을 개선·적용해 총 리모델링비용 약 1억4,000만원, 에너지효율화관련 리모델링비용 약 5,300만원으로 연간 난방에너지요구량을 60kWh/㎡로 낮췄다.

 

추 소장은 “그린리모델링은 투자비용 회수기간이 길고 대부분 임대용 건축물이어서 투자자와 수혜자가 일치하지 않는 특성에 따라 정부규제, 지원을 통한 주체참여유도가 필요하다”라며 “일반 리모델링 시 에너지효율화가 연계되도록 대수선, 증축 시 설계기준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취약계층 냉난방 시급…그린리트로핏 '대안'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 건설기술연구원의 강재식 박사는 ‘그린 리트로핏 건축기술’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린리트로핏은 2009년 등장한 기술로 TV, 컴퓨터 등 물건이 고장났다고 바로 버리지 않는 것처럼 건물도 에너지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수리 같은 개념이다. 창을 버리지 않고 창호성능을 개선하는 방법, 천장을 뜯지 않고도 단열과 기밀성능을 확보하는 방법 등을 말한다.

 

그린리트로핏은 특성상 매우 세밀하고 작은 기술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 가정에서 많이 활용하던 ‘뽁뽁이’와 같은 방법 등도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은 대규모 공사를 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 효용이 높다. 건기연의 ‘그린리트로핏 연구단’은 저소득층의 에너지복지 시급성을 고려해 저비용으로 많은 물량의 노후주택을 신속하게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는 2015년부터 시작돼 2년차에 접어들었다.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환경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시작됐으며 이는 도시공동화 등 다른 문제들과 연계된 보편적 기술을 위한 연구다.

 

관련 기술개발의 4대 핵심목표는 △창 및 문 기밀·단열성능 개선기술 △벽체 및 지붕 단열 뿌칠·사춤기술 △난방운전효율 개선기술 △폐우레탄폼 재활용단열 신소재 등이다.


 

창호에는 기밀효과를 높이기 위한 실리콘 재질 방풍재, 덧유리를 개발해 창호성능을 20% 상승시켰다. 또한 단열시공측면에서도 하자를 방지하기 위한 스프레이 방식 사춤·뿜칠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폐우레탄폼을 단열재로 재활용해 저소득층에게 보급형 단열재를 보급하고 있으며 난방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노후주택의 경우 필요한 부분만 난방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발열체를 개발했다.

 

강 박사는 “타겟 건축물이 50년 건물, 경사지에 지은 건물 등이다 보니 벽을 수리하다가 벽·지붕이 무너지는 사례도 있었다”라고 회고하며 “연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밀·단열 등이지만 곧바로 이어져야 할 연구는 구조안전성에 대한 연구”라고 밝혔다.

 

한편 참석자들은 발표이후 질의응답을 겸한 간략한 패널토론에 이어 노원구 제로에너지공동주택 실증단지인 이지하우스 현장투어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