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인터뷰] 김선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BIM, 설비품질 혁신도구”
기계설비 통합 DB 필요…업계 내 융합해야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업종간 융복합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업계는 밀접하게 관련된 건축업계와 동반자적 관계에서 보다 밀접한 화학적 융합을 이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계설비와 건축업의 융합부문에서 가장 가까이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기술요소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다. 김선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만나 BIM설계의 현황과 전망, 설비업계의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 BIM의 장점은
BIM은 3차원 도면에 건축물의 자재·설비의 성능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담는 설계기법이다. BIM설계를 활용하면 기존 CAD 등 2차원 설계프로그램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을 프로젝트 관련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축물의 전체 생애주기과정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됨으로써 설계품질은 물론 건축물의 전반적인 품질향상과 함께 유지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비설계의 품질이 향상되는데 기존에 2D방식으로 하면 건축과 설비의 간섭체크가 안 됐다. 가로로 보가 지나가고 세로로 배관을 그려 넣는데 실제 시공에서는 입체적으로 고려돼지 않기 때문에 배관이 보를 뚫고가는 형태도 발생한다. 3D 기법인 BIM은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 국내 BIM 활용현황은
현재 기계설비업계에서는 RTS(냉난방 공조부하 계산), 엑셀, 오토캐드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부분을 고도화,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에너지효율등급, 인증 등 업무에서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박리다매를 추구하다보니 저가수주가 발생하는 것이다.

BIM의 경우 기계설비설계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지만 전문기술자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이 10여명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계설비업계가 개방적으로 신기술을 수용하고 직원들의 프로그램 교육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조달청은 자체발주사업에 BIM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공사는 실시설계 수준의 BIM설계와 사업특성에 따른 건설정보 입력 △300억원 이상은 실시설계 수준 △300억원 미만은 계획설계 또는 중간설계 수준의 BIM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설사가 CAD 등 2D로 그린 도면을 BIM업체에 하청을 줘 품질문제가 있었다. 이 업체는 2D도면을 3D로 변환하는 정도의 작업을 하기 때문에 조달청에서 검수할 때 품질기준에 미달되기도 했다.

건축이나 구조분야는 설계사가 래빗(Revit)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지금은 확산이 어느 정도 돼서 건설사가 BIM 하청을 쓰지 않더라도 MEP(기계설비, 전기, 소방 통합설계)를 쓰는 경우가 많다.

■ 4차 산업혁명에서 BIM의 의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건설업에서는 사람을 하드웨어적으로 대체하는 부분에서의 비약적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 아무리 로봇이 발전해도 비용을 고려하면 설비설치 등 현장에 사람이 들어가는 일이 많을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사람을 대체하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다른 키워드는 융합이다. BIM은 통합설계를 전제하기 때문에 건축산업의 각 분야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다.

건축과 설비가 간혹 적대관계가 되는 것도 핵심은 갑을관계에 있다. 선진국처럼 건축이 매스계획을 하고 설계를 시작할 때 기계, 전기, 토목, 조경, 인테리어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

통합설계를 위해서는 설비기술자도 건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한다. 건축사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콘셉트를 알고 참여해야 건축전문가가 제시한 안을 놓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BIM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폭넓은 지식을 아우를 수 있게 만드는 강화 도구다.

■ BIM의 발전가능성은
설비전문가가 BIM으로 설계를 하고자 할 때 비서처럼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돼야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데이터가 기본이 된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목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냉방, 난방, 공조, 환기 등 모든 업계를 아울러야 한다.

현재는 데이터 축적은 많이 됐다고 보이지만 그것이 정보가 되지 않았다. 데이터를 의미 있게 하려면 가공하고 의미를 도출해 정보로 만들어야 한다. 그 정보가 제대로 습득되고 발전됐을 때 지식이 될 수 있다.

원인은 각 분야가 고립돼 있고 융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축, 설비, 제어 등 각 분야가 자신의 영역에서 배타적으로 고수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나름대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하지만 그렇게 해서 개발된 것들이 다른 분야와 맞지 않거나 좋은 것인데도 활용되지 않아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분야에서 데이터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통합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리해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 개발돼야 한다. 데이터가 집중되고 이를 정보로 가공해 상호의견을 교류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각 분야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협회에서 잘 수행할 수 있는 일이다. 관련분야의 연구개발이 진행됐으면 한다.

■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제조사들은 잘 움직였다고 본다. 경동나비엔의 보일러는 센서를 설치하고 DB를 관리함으로써 집주인이 보일러 고장을 인지하지 못했는데도 수리하러 가겠다고 먼저 연락을 한다.

BEMS는 다소 부족하다. 개별제품에 IoT가 적용됐지만 다른 회사 제품들과 호환이 안돼 시스템통합(SI)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에너지측면에서 보면 서울과 부산에 똑같은 건축물이 있다고 해도 서로 다른 건물이다.

보일러의 경우 각각의 에너지를 측정했으면 한국전력, 가스공사의 데이터도 볼 수 있어야 가스, 전기사용량을 비교하면서 더 좋은 운영·제어방안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 제품마다 별개로 측정한다. 통합적인 BEMS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형태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