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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이정재 동아대 건축공학과 교수

“다양한 환기시스템 비교·평가기준 시급”
KS·KARSE 등 고효율인증 공백보완 필요

실내공기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 산업계, 소비자 모두가 이를 인식하고 있지만 국내 환기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이정재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울산·부산광역시·경상남도 등 지자체 건축위원회 위원 △조달청 설계자문위원회 LCC설계심의 분과위원 △환경관리공단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공건축분과 연구자문위원회위원 △LH 토지주택연구원 녹색건축인증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역임하며 건축물에너지 및 실내공기질분야에서 널리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또한 △대한건축학회 △대한설비공학회 △한국설비기술협회 △한국실내환경학회 △IBS KOREA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ISHED(International Societyof Habitat Engineering and Design) △Council on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 등에서 중책을 수행해왔다.

이정재 교수를 만나 국내 환기산업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 국내 환기시장 문제점은
국내 환기시장은 급격한 성장으로 시장의 다양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가 부족해 소비자들이 제품선택에 혼란을 겪게 되고 명확한 이해부족으로 시스템 시공이후 미사용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각각의 특징과 장점만을 부각시키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등을 통해 자연환기설비와 기계환기설비로 구분해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나 이 또한 각각의 시스템에 대한 가이드라인일 뿐 객관적인 비교자료가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이슈화되면서 실내공기질과 함께 에너지절감이 동시에 강조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도 오염된 공기를 어느 정도의 에너지소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규격의 만족을 통해 시스템의 성능 및 정보를 제공하는 기존방식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시스템을 획일적으로 비교·평가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시급하다.

환기시스템에 의한 실내 환기량, 냉난방에너지소비량, 오염물질 저감률 등에 대한 동일한 조건에서의 평가가 이뤄져야하며 이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만들어져야 한다.

■ ZEB시대에 환기산업 방향은
환기를 하게 되면 환기장치 가동을 위한 동력 말고도 자연적으로 냉난방에너지가 손실되므로 환기는 에너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환기로 인해 증가하는 냉난방에너지에 의한 가스 및 전기 등의 요금인상이 두려워 환기의 중요성을 알고도 가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 Net Zero Energy Building 추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제로에너지빌딩이 되기 위해서는 환기로 인해 소비 및 손실되는 에너지를 기존대비 약 30% 수준으로 저감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환기시스템에서 소비하는 기본적인 에너지절감도 중요하지만 환기시스템에 의해 손실되는 냉난방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 인 예로 열회수환기장치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종료됐으나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통해 냉난방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열교환효율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같이 제로에너지빌딩시대에 발맞춰 환기산업은 손실되는 냉난방에너지를 최소화하거나 회수하는 등의 에너지고효율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실내공기질 향상, 에너지절감이 동시에 강조되고 있는데
환기를 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냉난방에너지가 손실되고 환기를 위해 동력이 공급되므로 환기 또한 에너지소비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환기는 우리 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활동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로에너지빌딩의 방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환기로 인해 자연적으로 손실되는 냉난방에너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환기로 공급되는 온도와 실내온도의 차를 최소화해 환기로 손실되는 냉난방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가열·냉각과 같이 별도의 에너지공급을 통해 이러한 문제해결이 가능할 수도있으나 결과적으로 이는 2차적인 별도의 에너지가 추가로 공급되므로 에너지소비가 증가된다. 열회수환기장치와 같이 손실되는 냉난방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의 환기를 통해 문제해결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열회수환기장치의 고효율인증 대체제도의 필요성은
열회수환기장치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통해 냉난방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열교환효율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열회수형환기장치의 고효율인증이 종료되면서 시스템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것보다는 ‘KS인증’ 및 한국설비기술협회 ‘KARSE인증’ 등을 이용해 제품의 품질 및 성능확보 등을 통해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방향의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열회수환기장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기시스템에 대해 동일한 조건에서의 객관적인 비교·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증제도의 범위 확대 및 일반화를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 환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최근 환기와 관련된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환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에서도 공기질에 대한 다양한 정보의 제공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한 생활환경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실외공기의 상태정보 제공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환기시스템에 대한 정보의 제공 및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외공기의 미세먼지 수준에 대해 나쁘다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환기시스템을 사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단순한 정보조차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실외공기의 도입을 통한 환기가 필수불가결한 활동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실외공기가 나쁘다는 상태정보만을 제공해 사용자에게 혼란을 유발시킨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보제공 차원에서 환기시스템의 효과와 상황에 적합한 환기 및 환기시스템의 가동요령에 대한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 국내·외 환기기준을 비교한다면
국내 환기기준은 단순히 필터의 수준 환기횟수(환기량)에 대한 기준만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공기질의 개념에서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ASHRAE기준을 살펴보면 국내기준과 달리 외기 공기질, 실내오염원, 실내 압력밸런스 등 실제 구동환경 및 구동에 따른 환기효과에 대한 기준이 함께 마련돼 있다.

단순하게 규격에 의한 성능을 확보했다하더라도 실제 환경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환기시스템으로서 인정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보다 명확한 기준의 정립을 위해서는 다양한 환기시스템에 대해 객관적인 비교·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증제도의 범위확대 및 일반화가 필요하며 그 방법에 있어 실제 구동환경에 대한 반영 및 효과가 함께 검증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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