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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구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원장

“기계설비를 인체와 비교할 수 있다. 소화기관에 해당하는 냉난방설비, 호흡기관에 해당하는 환기설비, 순환기관에 해당하는 각종 배관설비, 신경기관에 해당하는 제어설비, 배설기관에 해당하는 위생설비 등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인체기관이 바로 기계설비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지난 20147월부터 8월까지 2달간 대한설비산업연구원(가칭) 설립방안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연구용역은 설비산업 관련 연구원 설립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연구원 사업내용 조사를 통해 자립기반 확립방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연구원 설립 관련 조직 및 운영을 위한 제 규정 등을 제시하며 궁극적으로 연구원 설립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진행됐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 20090.3%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2010년에는 6.2% 성장, 20113.6%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20102/4분기 이래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으며 2013년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있다.


건설산업경기가 침체기인 상황에도 지난 2002년부터 기계설비분야에서는 고품질의 건축물, 에너지절약, 안전 및 쾌적환경 등의 요구와 해외건설에서 플랜트 수주증가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설비산업은 건축설비 플랜트 가스공사 자동제어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절감 및 CO저감 자동제어 스마트화 플랜트 고도화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로 보다 고도화·스마트화되고 있다.


최근 국민경제에서는 기계설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녹색건설성장을 위한 기계설비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계설비산업을 학문적, 기술적으로 체계있게 연구하고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수립하는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담당할 전문 연구기관이 없었다.



또한 대정부·국회 정책과제 수행, 해외건설시장 진출환경 개선, 새로운 시장 개척 등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용역 수행기관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녹색건설산업 주역인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위해 기계설비산업 최초의 전문연구기관으로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이하 기설연)’이 설립됐다. 초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언구 원장(중앙대 명예교수)을 만나 기계설비산업 현황 및 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기계설비산업은 어떤 분야인가

기계설비산업은 건축, 토목, 전기, 정보통신 등과 함께 건설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기간산업이다. 또한 기계설비 산업은 저에너지 친환경사회를 구현하는 미래첨단산업이며 국가에너지소비의 15% 이상, 건축물에너지소비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에너지전략산업이다.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기계설비를 인체와 비교하고는 하는데 소화기관에 해당하는 냉난방설비, 호흡기관에 해당하는 환기설비, 순환기관에 해당하는 각종 배관설비, 신경기관에 해당하는 제어설비, 배설기관에 해당하는 위생설비 등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인체기관이 바로 기계설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기계설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산업은 건설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중추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기계설비산업을 평가한다면

기계설비가 전체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건축물의 경우 15~30%, 플랜트공사에서는 50% 이상이다. 그리고 이 비중은 앞으로 국민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건물이 고급화, 첨단화될수록 증가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계설비산업의 성장률은 건설업의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건설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으나 기계설비산업의 경우 오히려 리모델링 및 유지관리 활성화로 인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설연은 어떤 조직인가

기설연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와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계설비분야 최초의 전문연구기관이다. 건설산업에서 기계설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으며 특히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저탄소 녹색건설을 위한 기계설비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계설비산업을 학문적, 기술적으로 체계있게 연구하고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수립하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연구기관이 아직 없음을 감안해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 317일 개원했다. 기설연은 국토교통부의 관련규칙에 따라 소관비영리법인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유사한 성격의 연구원으로는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원, 전기산업연구원 등이 있다.


기설연의 역할은

기설연은 기계설비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및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연구기관이다. 정책과 기술은 그 범위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기설연에서는 연구과제 도출을 위해 기계설비건설협회와 설비건설공제조합 및 대한설비공학회로부터 과제를 제안받고 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행과제를 결정하고 있다. 이를 기본과제라고 하며 기설연은 기본적으로 기본과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과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기설연의 역할이다.그러나 기본과제만 수행하면 연구원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겠지만 앞으로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기설연에서는 기본과제 이외에도 외부기관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연구과제를 수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국가 R&D과제에도 적극 지원해 연구원의 공신력과 위상을 높이는데도 힘쓰고 있다.


기설연의 비전은

기설연의 비전은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기계설비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학문적, 기술적, 정책적 연구를 통해 산업육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Think Tank, 둘째는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위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Idea Bank, 셋째는 기계설비산업의 신시장과 해외시장 개척을 선도하는 Frontier, 넷째가 기계설비산업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Innovation Center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조금 거창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기계설비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은 4가지 비전들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책과제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8월부터 국토교통부의 국가 R&D과제 2건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후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 및 실증연구는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연구기관으로 5년간 진행되는 과제로 기설연은 공동연구기관으로 성능 및 비용효율을 고려한 설비개선 리모델링 기술개발이라는 세부과제를 맡고 있다.


또한 건설기술연구원이 주관연구기관인 건축물의 화재안전 설계기준 및 화재안전성향상 기술개발과제에서는 배연창, 배연구 설치 및 성능유지관리 가이드라인 개발을 맡아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비규모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기계설비분야에서 꼭 필요한 과제들이다. 또한 국책과제에 다년간 참여하게 됨으로써 연구원의 위상제고와 함께 안정적인 연구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위해 우선 개선돼야 할 분야는

무엇보다도 기계설비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제대로 대우받아야 한다. 건설공사를 크게 토목, 건축, 기계, 전기, 정보통신 등으로 구분할 경우 기계설비를 제외한 다른 분야는 모두 독립적인 분리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설비의 경우 공종의 분리가 분명하고 설계도서가 별도로 작성되는 분리발주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건축공사의 하도급으로 공사가 수행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정공사비의 약 55%수준에서 시공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공품질 저하와 국가적인 에너지낭비를 초래하고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가 타분야와 동등한 원도급수주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 혹은 재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하도급중심의 영세한 산업구조에서는 기계설비산업이 신성장산업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기계설비산업의 자구노력도 필요하다. 신기술과 신공법의 개발노력과 함께 과감한 경영혁신과 산업구조의 조정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성장동력으로 탈바꿈하려는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계설비산업의 국제경쟁력 수준은

지난 40여년간 건설산업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이는 주로 값싼 노동력을 중심으로 한 단순한 건축토목 중심의 건설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반해 고부가가치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계설비산업의 해외진출가능성은 앞으로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첨단설비기술과 신공법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며 동시에 하도급 위주의 영세한 기업구조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해외건설수주에 노력한다면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