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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인터뷰] 안정혁 이건창호 R&D센터 본부장

세계 첫 진공유리 PHI인증
진공챔버 생산…기존 제품대비 성능 7배↑

이건창호(대표 김재엽)가 개발한 진공유리가 해당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PHI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PHI측은 이건창호의 ‘SUPER 진공유리’ 제품에 인증을 부여한 뒤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신기술상(Pilot Award)을 컨퍼런스에 마련해 시상했다.


PHI의 관계자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진공유리로 패시브하우스(PH)를 구현하는 실험을 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이에 따라 이번에 인증받은 제품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신기술상을 수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진공유리를 개발한 R&D센터의 안정혁 본부장을 만나 개발배경과 시장전망을 들어봤다.


■ 진공유리 개발배경은


진공유리는 이건창호에서 10년 전부터 연구해 5년 전에 개발한 제품이다. 2007년경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됨에 따라 PVC이중창이 대량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생산하고 있지만 당시 이건창호는 PVC이중창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창으로 이중창 이상의 단열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유일한 방법인 진공유리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당초 개발되고 나서는 여러 현장에 설치하고 일부러 영업을 하지 않았다. 불량률, 파손율을 보기 위해서인데 한국전력 신사옥 등에 수천장 단위로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했다.


그 결과 5년 내 1% 이하로 파손되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일반유리와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개시해 현재 반포대우 푸르지오, 개포3단지 아너스힐 등에 납품하는 등 약 3만장, 60억원 매출을 올렸다.




■ 기존 진공유리와의 차별성은


제조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성능상 큰 격차가 있다. 중국·일본이 사용하는 방식은 유리와 유리사이에 튜브를 끼워 공기를 빼내는 Exhaust Glass Tube 방식으로 진공유리를 생산했다.


반면 이건창호는 진공챔버를 구축하고 아예 진공인 상태에서 유리를 생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진공도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기존 제품은 10.³torr를 나타내는 반면 이건창호의 SUPER 진공유리는 10-3torr를 보인다. 진공도가 1,000배 차이나는 것이다.


단열성능도 열관류율이 0.3W/㎡K 수준으로 기존제품 대비 약 7배 차이가 발생해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성능을 보이는 게 없다.


현재 PH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3중유리도 크립톤가스를 주입해야 0.5W/㎡K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PH의 기준인 열관류율 0.5W/㎡K 이하, SHGC(일사열취득계수) 0.5 이상을 모두 만족할 수 있다.


특징적인 점은 제조방식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열수준을 보다 강화하거나 SHGC와 밸런스를 맞추거나 로이코팅을 더하는 등 요구사항을 다양하게 수용할 수 있다.



■ 향후 시장전망은


사실 진공유리 생산은 반도체와 같은 설비투자 사업과 같다. 이에 따라 아직은 고가의 유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많아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자동화가 이뤄지면 가격이 상당히 하락할 전망이다.


원재료가 3중유리에 비해 2/3 수준도 안 되고 대부분 공정값인 만큼 향후 설비투자 등을 통해 3중유리시장을 100%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유리시장이 8,000억원 정도이고 3중유리가 1,500억원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시장이 5년내 3,000~4,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관건은 이 시장에서 얼마나 파이를 차지할 수 있는가다.


■ 독점·선점효과가 예상되는데


당장이야 그렇겠지만 지속되는 시간은 2~3년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방식이 LCD, PDP 등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방식과 동일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보편적인 만큼 후발업체들이 금방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중국에서 시도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도 이를 수입·공급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곧 경쟁업체들이 생기겠지만 이는 이건창호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다. 지금은 단독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시장확산에 제한적인데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면 수요증가, 시장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해외 진출계획은


엄밀히 말해 유리는 해외로 나가기 어려운 품목이다. 유리 규격이 제각각이어서 현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운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창호에서 유심히 보는 부분은 천창이다. 유럽에는 주택에 천창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규격이 정해져 있다. 이에 맞춰 생산해 판매하면 되며 진공유리가 여기에 최적의 제품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존 유리의 경우 창을 눕히면 공기층이 더 빨리 순환하기 때문에 열관류율값을 1.0W/㎡K 이하로 맞추기가 어렵다. 그러나 진공유리는 공기층이 아예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이번 컨퍼런스와 연계된 전시회에 참여한 것도 PHI인증 획득계기도 있지만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세일즈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