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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이’ 發 기계설비업계 ‘경고등’

사실상 ‘파산’…미수금, 또다른 뇌관되나

축열시스템 및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분야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티이(대표 이원근)가 최근 법정관리, 파산 등의 기로에 서면서 기계설비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유원엔지니어링(트레인 대리점) 6억원, 코텍엔지니어링 2억원, 코리아에너시스 8,000만원, 이너지테크놀로지스 6,000만원 등 알려진 기업뿐만 아니라 티이와 협력했던 수많은 기업들의 미수금이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출 200억원대 부실기업?

지난 2010년 1월 설립된 티이는 당초 회사명은 티이애플리케이션이었으며 최근 감사의견 거절로 조명되고 있는 에프티이엔이의 에너지분야 출신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매출 200억원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5년 69억원이었던 매출이 200% 이상 급성장할 정도로 적극적인 영업과 기술개발이 티이를 지탱하고 있었다. 

지난 2012년 수축열 저장탱그 특허등록, 2014년 △히트펌프 시스템 특허등록 2건 △냉동기 시스템 특허등록, 2015년 △수성 세라믹 도료조성물 특허등록 △건조시스템 특허등록 △세라믹 도료 조성물의 제조방법 등 특허등록 등 꾸준히 기술개발도 이뤄졌다. 특히 에너지 최다 소비 건물 중 하나인 대형 종합병원의 에너지비용 15% 절감 수요 대응형 통합제어 솔루션 개발 국책과제도 수주하기도 했다.

티이는 급변하는 21세기 에너지 절감 및 건설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바닥공조, 항온항습기, VAV 등의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었으며 국내 최초로 복합열원을 이용한 축냉시스템을 동부산관광단지에 위치한 랜트마크호텔과 프리미엄콘도에 적용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이 다소 줄어들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지만 파산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로 경영구조가 허술했는지에 대해 관련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저가수주 기업으로 자주 기업명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명예퇴직도 시켜 몸집을 줄이기도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티이는 8월 중 돌아오는 어음 30억원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파산’으로 보는 견해가 더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무리한 최저가 수주가 파산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올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출을 올리기위해서는 기계설비업종은 수주를 해야만 한다. 수주를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입찰구조는 사실상 ‘최저가’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기술능력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최저가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티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저가 입찰로 무리한 수주를 감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은 당연할 결과였으며 후폭풍이 8월 ‘파산설’로 확대되고 있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파산절차를 진행할 직원 이외 모두 퇴사명령이 내려졌다는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능력껏 적자수주도 할 수 있지만 회사가 파산할 지경까지 적자수주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2015년도에 더 많은 적자가 있었지만 2016년도 만회하고 흑자로 돌아선 전례도 있는데 파산까지 간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티이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최저가 수주에 몰려있는 입찰구조를 개선하는데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라며 “현 구조가 지속될 경우 결국 모든 기계설비업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