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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칠벤타에서 만난 사람들] 이건필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부회장

“HARFKO도 칠벤타처럼 新 먹거리 찾는 전시회로 추진”

■ 칠벤타 방문 소감은

우선 칠벤타는 유럽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냉동공조관련 전시회이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냉난방공조전이다 보니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칠벤타는 1,000여개가 넘는 출품업체의 약 2/3, 3만5,000명 이상의 참관객 중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참석했을 정도로 국제적인 전시회다.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 업체, 관련 단체 등이 한데 모여 최신 기술과 제품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네트워킹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전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출품업체들의 다양한 홍보 활동, 네트워킹 파티 등의 행사를 보며 내년 3월에 있을 HARFKO에도 국내 실정에 맞춰 적용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품업체들과 칠벤타 주최측의 노력 덕분인지 출품업체의 대략 90%가 칠벤타에 전반적인 만족감을 드러냈으며 약 95%의 업체가 칠벤타 참가를 통해 새로운 사업 활로를 모색할 수 있었다고 한다. HARFKO도 칠벤타와 같이 출품업체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전시회가 되도록 기획하겠다.

 

■ 칠벤타 출품기업과 국내기업 차이는

우리나라 냉난방공조산업의 업태는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먼저 가정용 냉장고, 가정용 에어컨, 상업용 에어컨 및 산업용 냉동기 등을 생산하는 종합메이커와 냉각탑, 항온항습기, 열교환기, 콘덴싱 유닛 등 전문분야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이들 업체가 사용하는 밸브, 콘트롤 및 소모부품 등을 만드는 기업군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기술 수준은 칠벤타 출품기업들과 동등 이상의 수준이며 분야별로는 앞서는 부분도 많이 있다. 최근 대세인 친환경 자연냉매, 인버터 사용, 무급유 압축기 사용 냉동기술은 종합메이커들이 칠벤타 출품기업들과 비해 뒤지지 않는다. 우리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밸브, 콘트롤러 및 소모품 자재 등은 분야별로 우수성이 입증돼 칠벤타 출품기업들과 경쟁하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가장 취약한 분야는 압축기다. 우리나라에는 냉난방공조산업에서 가장 핵심부품인 압축기 전문 생산기업이 없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소요 압축기를 대부분 직접 만들고 있지만 콘덴싱 유닛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이 사용하는 왕복동, 스크류, 스크롤, 로터리 등의 중대형 압축기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 제조업체가 유럽에 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가야할 방향인 HFC대체 압축기, 즉 HFO, CO₂용 압축기 등도 유럽 메이커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서 압축기공장을 가동하는 경우도 있어 향후 몇 년 후에는 중국제 압축기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냉난방공조산업도 어쩔 수 없이 국제 분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냉매 중 기존 냉매들은 중국, 대체냉매는 일본 및 미국, 가정용 에어컨 및 VRF 등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칠러는 대략 미국을 중심으로 분업화돼 각각의 분야에서 국가간 경쟁이 아닌 기업간 경쟁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도 각자 영역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어 일부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 국내용 위주로 생산하고 있어 국제경쟁력은 직접 비교할 수 없으나 분야별로는 경쟁력도 갖고 있다.


현재 국내시장은 포화상태로 수출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중가 제품보다는 고급기술을 장착한 고가 제품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열위에 있는 분야의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 한국관은 어떻게 구성됐나

독일 냉난방공조전시회는 IKK라는 이름으로 2007년까지 매년 개최됐으나 2008년 CHILLVENTA로 개칭돼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로 6회째다.


그동안 개별관으로 10여개 업체가 참여해 왔으며 2016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코트라 뮌헨무역관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가관 참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한국관 구성은 에쎈테크, 월드이엔씨 등 12개사 총 21부스(191m²) 규모였다. 모집은 KOTRA 포털에 공고돼 참가기업을 모집해 협회와 KOTRA에서 선정 작업 후 최종 확정해 출품했다. 정부에서 임차료 및 장치료는 최대 4부스, 운송비는 최대 4m³까지 45%정도 지원했으며 현장에서 KOTRA의 통역지원도 있었다.

 

■ 그동안 수출활성화에 집중했는데

우리 협회는 국내기업의 수출활성화를 위해 해외전시회 한국관 출품, TBT에 대한 산업계의 애로발굴과 해결, 미국 AHRI인증, UL인증과 협력을 진행하고 국제회의 등에 꾸준히 참가해 국제 이슈에 대한 발빠른 정보교환과 대처에 힘써왔다.


최근 3년간 16개 해외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출품했으며 이중 러시아, 호주 등 신규 관심지역에 출품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했다. 앞으로도 미발굴된 동남아지역뿐만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의 시장개척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한 2017년부터 회원사를 직접 방문해 수출 애로사항을 파악해 관계당국에 내용을 제공했다. 미국 및 중동, 동남아사아 등 국제적으로 냉동공조분야 수출에 널리 활용되는 미국 AHRI인증과 안전분야 인증인 UL인증 지원에 대한 협회의 업무 역량도 강화했다.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띌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취임 후 반년이 지났는데

우리 협회가 검사기능을 이관하고 첫 번째로 부임하게 된 부회장으로서 업무파악과 발전방향 검토 등으로 바쁘게 지냈다. 취임 이후 냉동공조산업 발전을 위한 협회 역할과 책무에 대해 의견을 들었고 그동안 협회가 해 오던 것과 새로 시작할 일들을 중점적으로 챙겨봤다. 앞으로 할일에 더욱 막중함을 느끼고 있다. 지난 6개월여간 기능경기대회, 녹색포럼, 인증세미나, 법령 제·개정 대응, 해외전시회, 국내전시 준비 등 많은 행사 및 업무를 진행했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


최근 ‘기계설비법’이 제정돼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차원에서 하위법령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협회도 참여해 냉동공조산업계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만들어질 하위법령인 설치 및 유지관리기준, 관련 기술인력 기준 등은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칠벤타에 나온 것과 같이 더 많은 회원사가 더 많은 해외전시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해외수출 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해결하는 방안을 상시 모니터링하겠다.


지난 6개월이 업무파악기간이었다면 남은 임기동안 기존 협회 업무는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업무는 기반을 닦아 산업발전에 미력하나마 매진할 생각이다.

 

■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의 국내외 냉난방공조시장은 냉매, 효율 및 환경 등 규제와 개선을 통해 급격하게 전환돼 가고 있다. 2016년 키갈리에서 의결된 몬트리올개정의정서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법인 ‘오존층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에 관한 법률’에 HFCs 냉매 사용을 점차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으로 법령을 개정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공단을 통해 냉난방공조기기의 등급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으로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해 냉동공조기기 전반의 냉매 사용 및 관리를 강화했으며 국토교통부는 기계설비법을 제정해 신규설치 및 기존에 설치한 냉동공조기기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환경 변화는 냉난방공조산업의 근본적인 변화 및 적응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변화들을 신속하게 업계에 전파하고 내용들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모아 정책 당국에 건의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협회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포럼 등 활동을 통해 업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생각이다. 업계와 회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될 새로운 역할을 적극 발굴하고 올해 주요 사업들을 성실히 추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