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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6, “사회저변 녹아드는 GB실현”

건축사·기술사 등 에평사 6명 녹색건축 컨설팅그룹 결성
자발적 업역확대 나서…건축물품질 향상 가능성 ‘주목’

건축물에너지평가사(에평사)가 국가자격으로 전환된 지 만 5년이 돼가고 있지만 초기부터 핵심쟁점이 됐던 ‘업역창출’에 관한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그간 자격시험이 꾸준히 시행되며 올해까지 428명의 에평사가 배출돼 건물에너지 관련 인증기관, 에너지컨설팅기업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처음으로 실무교육이 진행되는 등 더디지만 점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1년여간 2개의 협회로 활동하다 지난해 3월 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에평사협회)로 통합된 이후 협회차원에서도 국토교통부 산하 사단법인을 추진하고 있어 에평사들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사단법인 승인에 대한 결과는 빠르면 2~3월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럼에도 에평사라는 자격증만으로 생계를 꾸리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현재의 생업과 관련해 직무전문성을 더하거나 기업차원에서 건물에너지 관련 정책사업의 진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에평사 실무교육 수료자를 중심으로 스스로 업역을 창출하는 사례가 있어 주목되고 있다. 에평사들이 개별적으로 설립한 회사들이 제휴를 맺고 그룹으로 활동하거나 이들이 모여 조합을 꾸리는 등 기존 산업계의 보편적인 기업경영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건축, 기계, 전기, 신재생에너지 등 건물에너지는 물론 건축설계·구조·안전·쾌적에 관한 종합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국가자격자의 집합이라는 점에서 향후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적으로 신축건물은 물론 그린리모델링 등 기존건축물의 에너지성능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형건축물의 경우 산업구조상 고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능개선한 뒤 실무교육을 통해 습득한 에너지평가·검증프로그램 역량으로 실질적인 성능을 보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건축컨설팅 그룹 ‘그린6(GREEN 6)’를 구성하고 있는 이일영 BE&CP 대표와 백정주 에너지그린기술사사무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GREEN 6를 소개한다면
이일영  GREEN 6는 녹색건축 활성화와 실질적 건축물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하고 거주자에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효율적인 에너지비용 등의 이점을 제공해 고품질 건축물을 보편화시킨다는 목표로 구성됐다.


또한 현재 에평사가 국내에서 유일한 건물에너지 전문가자격인데 활용방안이 모호한 것이 안타까웠다. 에평사가 ‘국가자격’이지만 국가에서 보장하는 업역에만 안주하기에는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발로 뛰고자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에평사 실무교육 수료자들이 합류하고 있다.


현재 GREEN 6는 건축부문을 담당하는 △이일영(G-SEED ID, ISO 50001 심사원) △백순영(G-SEED ID, 온실가스 외부사업 컨설턴트) △백정주(건축시공기술사, 온실가스 외부사업 컨설턴트, 법원감정인), 전기를 담당하는 △최영호(G-SEED ID, 온실가스 외부사업 컨설턴트), 기계를 담당하는 △조윤형(G-SEED ID, 기계설비기술사, 온실가스 외부사업 컨설턴트), 인증을 담당하는 △허태식(G-SEED ID, 온실가스 외부사업 컨설턴트) 등 6명의 에평사로 구성됐다.


백정주  GREEN 6를 구성한 이유는 개별적으로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에너지, 건축, 설비 등 특화분야가 있는데 이를 전부 경험하고 전문성을 쌓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다.


에평사라는 통합적 지식을 갖췄다는 인정을 받았지만 기존 한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 수준을 세부분야마다 갖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각자 분야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에평사들이 협업하면서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춘 그룹으로 활동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그간 경험한 바에 따르면 많은 관련 기관·기업들이 녹색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 등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 위주로 인력을 투입해 전문성이 다소 희석되는 경향이 있었다.


GREEN 6는 전문지식을 서비스하는 것이 컨설팅의 본질이라고 보고 각 분야에서 일정 경력 이상을 갖춘 전문가들이 직접 접근한다.


■ 생소한 조직구성인데 어떻게 운영되나
이일영  기본적으로 협력사, 아웃소싱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다만 하청과는 달리 대등한 입장에서 프로젝트별 협의를 통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다.


평소에는 각 회사가 고유업무를 수행하되 녹색건축 컨설팅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면 건축·기계·전기 등 각 부문을 협력사에서 수행토록 아웃소싱하거나 협력사의 컨설팅을 받는 방식이다.


각자 분야에서 전문적이지만 통합적 전문성을 갖춘 GREEN 6의 장점을 강조하면 수주경쟁력에서도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점은 특정부문의 단편적 녹색건축물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실체가 있는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성능확보를 담보하는 것에 있다.


■ 녹색건축시장 성장속도에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일영  새로운 사업모델이기 때문에 실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당장 ‘시장이 작다’, ‘포화상태다’ 등의 말이 나오는데 이와 같은 양질의 서비스형태를 클라이언트들이 선호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백정주  녹색건축물 인증제도 관련해서는 경기도가 지난해 설계기준을 변경해 3,000㎡ 이상 건축물은 일반등급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말이 권고이지 심의 시에는 거의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컨설팅 측면에서는 시장확대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본다.


이와 연계해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도 동반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3,000㎡ 미만의 소규모건축물도 에너지절약계획서 및 에너지성능지표(EPI)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건축물에너지효율 2등급을 받으면 EPI를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어서 소규모 건축물의 인증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도 정책적 추진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반응하고 있어 시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일영  궁극적으로는 EPI제도에서 에너지소비총량제로 전환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현행 EPI제도 하에서는 설계기준의 단열조치를 만족시켜야 하는데 단열재 두께 기준이 매우 강화돼 설계에 제약이 많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소비총량제로 하루 빨리 바뀌었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량제에서는 단열재를 얇게 쓰더라도 고성능 단열재, 열교차단·기밀공법 등을 활용해 기준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총량제 시행 시 시뮬레이션툴을 활용해 단열재를 얇게 썼더라도 성능을 만족한다는 검증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와 같은 프로그램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수행한다면 제도의 실효성차원에서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에평사 실무교육에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전문성 향상을 중점으로 다뤄 온 만큼 GREEN 6와 같은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 전문성을 갖춘 E컨설팅 기업이 많은데 차별성은
이일영  GREEN 6의 경쟁상대는 기존 친환경컨설팅기업 등이 아니다. 친환경컨설팅기업은 비교적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주로 맡고 있다. 물론 GREEN 6도 친환경컨설팅기업 1곳이 하는 일을 6곳에서 진행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어서 대형 프로젝트도 진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인 타겟은 중·소규모 업체들이 각 지역에서 수행하는 건설사업이다. 이와 같은 중·소규모 프로젝트에 건축·기계·전기 등 각 부문마다 10~30년씩 경력을 갖춘 사람들이 건물에너지에 대한 지식과 의지를 갖고 참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GREEN 6는 각 분야에서 최소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계설비분야를 맡은 조윤형 평가사는 30년 경력을 갖추고 AG ENE 기술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이며 전기분야를 맡은 최영호 평가사도 평택미군기지의 CM을 총괄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또한 백순영 평가사도 설계분야에서 20년 몸담아 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태식 평가사도 건물에너지분야 인증업무를 10년 이상 했기 때문에 인증과정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점들을 미리 해결할 수 있다.




■ 소규모 건축물이 핵심타겟인가
이일영  현재 특별히 건축물의 면적을 기준으로 타겟을 잡지는 않고 있다. 우선 녹색건축물 인증의무인 3,000㎡ 이상이나 에너지절약계획서 제출대상인 500㎡ 이상의 건축물이 주요 타겟이어서 면적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향후에는 그린리모델링으로 업역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 경우 신축·기존건물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핵심 타겟은 시공사와 건축사사무소다. 우리나라는 최저가입찰에 따라 설계·시공업체들의 출혈경쟁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현히 서비스 품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에는 최저가여도 선정되지 않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기존 시공사나 건축사도 이와 같은 도면의 품질저하, 생산물에 대한 질적 차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최신 업계동향이다.


백정주  기대하는 점은 컨설팅이 초기단계에서 설계·시공과 함께 진행됐으면 한다는 점이다. 단순 도면만으로 ‘인증만 받게 해달라’는 것도 물론 진행은 가능하지만 열적성능 측면에서 맞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추진할 수는 없다.


일례로 단열재도 EPS, XPS 등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부위가 달라야 하는데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단열두께만 맞추는 어리석은 행태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바로잡기 위해 통합설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전에 컨설팅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 시 방향을 어떻게 잡아주는가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가 인증만을 위한 인증이 되는지, 아니면 실제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여 건축주는 물론 국가적인 이득이 되는지가 갈린다.


■ 무료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일영  현재 건축설계프로그램인 CAD 기초교육 및 에너지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ECO2 기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CAD 기초교육은 월간 8시간, ECO2 기본교육은 월간 30시간으로 진행한다.


교육은 에평사면서 실무교육을 수료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2~4명 정원으로 진행되며 매월 상시운영된다. ECO2는 매주 화·목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캐드는 매주말 1회 4시간으로 이뤄진다.


무료교육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ECO2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새롭게 에평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나 실무교육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ECO2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하지만 교육기회가 없다.


물론 보다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GREEN 6는 녹색건축과 건물에너지의 확산에 대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준으로나마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도록 전문성의 하한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