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kharn 창간 10주년 컨퍼런스가 9월10일 코엑스 마곡에서 개최된 가운데 ‘데이터센터(DC) 쿨링기술’ 세션에서는 정부 R&D로드맵부터 현장기술·에너지효율·냉각수 이슈까지 DC인프라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쿨링시스템 전 부분이 포괄적으로 다뤄졌다. 발표자들은 고밀도 랙 보편화에 대비해 DLC·액침냉각 등 수랭기술 상용화와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하는 한편 단기간에는 공기냉각 비중이 60~70%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C쿨링기술세션은 AI팩토리시대를 대비한 DC 쿨링기술 발전방향을 다뤘다. 리퀴드쿨링과 에너지효율화는 물론 WUE 개선 등 차세대 솔루션이 집중조명됐다.
발표는 △열에너지 R&D 동향과 DC부문 추진방향(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 △국내·외 DC쿨링시스템 설계기술(연창근 하이멕 총괄사장) △DC AI팩토리 대응전략: GPU 로드맵과 냉각시스템의 진화(박광식 PKI 대표) △서버제조사 시선으로 바라본 AI DC트렌드와 도전과제(김성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상무) △차세대 DC 냉각솔루션(김태형 신성이엔지 상무) △AIDC 리퀴드쿨링시대 WUE 개선방안과 쿨런트관리 요구사항(손준석 한국이콜랩 부장) 순으로 구성됐다.
이길봉 KETEP 효율향상PD “DC냉각 R&D, 액체냉각 실증·표준화 전환해야”
첫 발표자로 나선 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효율향상PD는 ‘열에너지 연구개발 동향과 DC부문 추진방향’을 주제로 정부R&D 로드맵과 현장수요를 연결하는 관점을 제시했다. 발표는 열에너지의 수요측면 정의, 산업·건물·수송부문별 수요특성, 효율향상분야 중점 기술, DC냉각 실증과제 목표, 액체냉각 표준화 필요성 순으로 전개됐다.
이길봉 PD는 먼저 열에너지를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자의 관점에서 재정의했다. 지역에너지나 집단에너지가 전형적으로 공급의 언어로 다뤄졌다면 앞으로는 전기기반 온수생산과 같은 에어 투 워터(A2W) 히트펌프 운전, 드라이룸과 클린룸의 초저습·청정공조 등과 같이 사용 단계에서의 에너지절감이 핵심과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길봉 PD는 “열소비과정 전체효율을 정량화해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부문별 수요 현황을 살펴보면 산업부문에서는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기준 약 55%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산업용 열수요는 연평균 약 6% 증가하는 추세로 200℃ 이하 중저온 구간은 열원전환과 효율화로 대응여지가 있지만 500℃를 넘는 초고온공정은 대체가 쉽지않아 별도 기술트랙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길봉 PD는 “건물부문은 효율개선 영향으로 열소비가 약 4% 감소할 수 있으나 냉방수요 증대가 구조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수송부문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되면서 배기가스 폐열이 사라지고 통합열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정부R&D 체계와 관련해서는 에너지기술개발계획과 효율향상로드맵을 근거로 열에너지 관련 우선순위를 소개했다. 효율향상분야에서는 산업공정 최적화와 건물열설비 고효율화가 축을 이루며 산업·건물전반에 걸쳐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한 전기화, 고온산업용 히트펌프, 저지구온난화지수 냉매전환, 바이오에너지 및 무탄소연료 전환,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등이 집합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길봉 PD는 “부문과 기술을 가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제 수요지에서 효과를 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데이터기반 공정최적화, 디지털트윈 설계전환 등 디지털화 축이 효율향상의 공통 저변에 놓여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해 말 계획을 확정·공개했고 올해 초 세부로드맵을 마련했다”라며 “계획문서와 공개 웹포털을 통해 기술트리와 추진단계를 열람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산업현장과 인접한 구체적인 과제로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초청정·초건조환경이 필요한 제조 공정의 에너지저감 항목을 예로 들었다. 올해 초 신규과제로 제시된 주제들로 진공시스템 효율향상, 증착공정 과열제어를 통한 에너지절감, 드라이룸 초저습공조 소비전력 저감, 클린룸 공조 필터·팬 고효율화 등이 언급됐다.
이길봉 PD는 “열에너지 R&D를 협소한 의미의 열공급에만 한정하지 않고 청정·건조·공조 등 사용단계 전체의 에너지수지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봉 PD는 “DC와 관련된 R&D에 대해서는 글로벌DC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DC전력 사용량이 이미 400TWh를 넘어섰고 이 수치는 대한민국의 연간 전력소비량 약 580TWh에 근접하는 규모”라며 “특히 AI학습과 추론용서버 보급확대로 상면당 부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냉각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평균전산실 PUE는 2023년 기준 약 1.58 수준”이라며 “값 자체를 낮추기 위한 시도는 결국 냉각시스템 구조전환을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구조전환 핵심으로는 직접액체냉각(DLC)과 액침냉각 등 수랭기술을 제시했다. 미국 에너지고등연구계획국이 추진 중인 ‘쿨칩스’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랙당 80kW급 이상 환경에서 운영효율을 최소 10% 낮추는 목표와 함께 DLC와 액침냉각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기술에 대해 우열을 성급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운전조건과 부하특성에 따라 DLC가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RDHx 기반 공랭·수랭 하이브리드 구성이 더 효과적인 사례도 있는 만큼 비교·평가방법과 시험조건을 표준화하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듈화를 통해 다양한 옵션을 조합하고 동일조건에서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표준틀을 갖추는 것이 시장확산의 전제라는 판단이다.
KETEP의 구체 추진과제도 소개됐다. 그는 지난해 공고한 액체냉각 실증과제의 정량목표로 운영효율 지표를 1.5 수준에서 1.0대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200kW급 이상 서버랙을 대상으로 실제동작을 포함한 2,000시간 이상 장기실증을 수행하도록 설계했으며 단일 구성요소 개발을 넘어 전력변환, 냉각루프, 현장 운전·유지보수까지 통합실증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길봉 PD는 “제조·부품·설계·운영 등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조를 원칙으로 삼았다”라며 “기업단독으로는 커버하기 어려운 넓은 영역을 공동으로 다룰 수 있도록 R&D 생태계를 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제안한 신규항목으로는 DC서버용 DLC(D2C) 계열 냉각기술을 비롯해 서버전원공급시스템, DC용 UPS, 수용성 제고를 위한 전력·설비 안정화기술 등이 거론됐다.
이길봉 PD는 “국내에서도 실증을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확보하고 그 안에서 부품과 시스템, 운영기술이 함께 성숙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국내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길봉 PD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효율향상분야 R&D의 기본원칙에 대해 강조했다. 첫째로 열수요가 있는 곳에 기술개발 초점을 맞춰 실제절감량과 운영비절감이 계량적으로 확인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 전기화와 히트펌프 확산은 산업과 건물전반에서 공통의 해법이지만 초고온 공정과 같은 난제는 별도의 기술로드맵과 실증이 병행돼야 한다. 셋째로 DC는 고밀도화가 전제가 되는 만큼 액체냉각·하이브리드 냉각을 포함한 다경로 옵션을 열어두되 비교가능한 검증 틀을 먼저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길봉 PD는 “표준화된 시험과 실증, 공개가능한 성능지표를 통해 시장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정부 R&D의 핵심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열에너지 전반의 연구개발 프레임을 DC라는 특수한 수요지에 적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액체냉각 실증목표와 기간, 대상부하와 같이 구체적이고 계량적인 목표치를 제시했으며 공조·전력·운영을 아우르는 통합실증 필요성과 표준화과제를 짚었다. 급증하는 AI 수요라는 거시변수 앞에서 냉각기술이 ‘무엇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업계와 연구계가 공유해야 할 좌표가 제시됐다.
연창근 하이멕 총괄사장 “국내·외 DC쿨링 설계, 맹목적 증설보다 ‘공학적 검증’”
연창근 하이멕 총괄사장은 ‘국내·외 DC 쿨링시스템 설계기술’을 주제로 무분별한 증설경쟁을 경계하고 현장여건에 맞는 냉각아키텍처와 검증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최근 수행한 설계·감리·검증경험을 토대로 유럽 DC수용성 논란과 국내과제들을 짚었다.
연 사장은 “AI라는 급격한 변화속에서 그저 DC를 계속 지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며 “유럽의 일부지역은 여전히 DC입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무엇을, 왜,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원점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글로벌 발주처 요구가 설계방향을 크게 흔든다는 점을 환기하며 “포털·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주요 수요처가 탄소중립 목표를 강하게 견인하는 만큼 누군가는 냉동기를 1년 내내 돌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연냉각과 프리쿨링을 가능한 최대한 끌어쓰는 해법을 찾는다”라며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폐열활용을 ‘놓치기 쉬운 핵심’으로 지목했다. 미국, 유럽, 일본, 글로벌 빅테크 사례에서 DC폐열을 지역과 연계해 활용하는 흐름이 이미 보편화 단계에 들어섰지만 국내는 제도·인프라·사업모델 측면에서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연 사장은 “현재 설계·시공단계에서 폐열연계기술을 축적하는 주체가 10년 뒤 시장의 과실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 사장은 핵심 냉각기술 상용화수준과 리스크를 진단하며 “DLC나 액침냉각에 대해 지금 당장 무엇이 절대적 정답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라며 “특히 액침냉각은 탱크내부 매질이동이 서버에 미치는 영향, 부식가능성, 서버제조사 보증부재 등 상용운영 관점에서 해소되지 않은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내외에서 이와 관련된 법·제도 정비가 충분하지 않아 본격 상용화보다는 복합 테스트와 일부 테스트베드 수준에서 접근하는 현실”이라며 “업계가 더 연구하고 시장과 산업을 더 준비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설계철학과 발주·운영사이의 간극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하이멕은 2010년대 초부터 외기·자연냉각을 최대화하는 국내사례들을 제안·적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사업자는 프리쿨링을 극대화하는데 다른 사업자는 연중 냉동기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발주자의 ESG목표·입지규제·수자원·전력사정 등 현실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기조가 강한 발주처일수록 냉동기 의존도를 줄이고 가능하면 자연냉각과 고효율 공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결론적으로 하드웨어 스펙경쟁보다 사이트별 기후·전력·수자원·열부하 특성을 반영한 ‘적정 기술’ 조합을 우선해야 하며 다음으로 폐열활용을 설계초기에 구조적으로 포함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액체냉각 전환은 ‘선실증·후확산’ 원칙에 따라 법·제도·보증프레임을 미리 정비할 것을 제언했다. 무엇보다 설계·시공·검증단계 엔지니어링 표준을 빠르게 공유해 업계의 시행착오를 줄여야 함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특정솔루션을 일방적으로 권하는 대신 국내 DC시장이 직면한 제약을 공학적으로 해석하며 ‘증설중심’ 패러다임을 ‘적정·검증중심’으로 전환하자고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또한 글로벌 폐열활용 보편화와 국내 제도공백, 액침상용화 리스크 등 불편한 현실을 다뤘으며 동시에 발주·설계·운영 간 목표불일치를 줄이는 최적화 프레임을 제시하며 국내기업이 지금 확보해야 할 역량으로 ‘현장적합 설계’와 ‘표준화된 검증’을 꼽았다.
박광식 PKI 대표 “AI팩토리 시대 GPU 로드맵, 냉각설계 패러다임 전환”
박광식 PKI 대표는 ‘DC AI팩토리 대응전략: GPU 로드맵과 냉각시스템 진화’를 주제로 반도체 공정과 액체냉각분야에서의 30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AI DC 전력·냉각전환 필요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했다. 발표는 글로벌 AI확산 속도와 한국의 현실, 엔비디아 GPU로드맵의 밀도상승이 불러올 냉각구조 변화, 빅테크 전력조달 전략, DLC와 액침냉각의 기술·운영과제를 차례로 다뤘다.
먼저 AI파급력을 시계열로 짚었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대규모 언어모델 서비스를 공개한 이후 202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AI 투자가 급증했다. 그 여파는 DC전력과 열부하 급상승으로 직결됐다.
박 대표는 “AI는 DC를 공장으로 바꿔 놓았다”라며 “엔비디아가 제시한 AI팩토리 개념처럼 DC는 이제 토큰을 생산하는 제조시설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개념전환은 냉각과 전력설계 기준선 자체를 바꾸고 있다. 단순히 전력을 소비하고 적당히 냉각해 시설을 가동하기만 하면 되는 인프라가 아니라 적정 이상 온도에서 연산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IT장비 특성상 냉각시스템은 AI팩토리의 토큰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공장의 생산효율, 수율 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봐야함을 의미한다. 기존 공랭중심 체계로는 열밀도와 전력밀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수랭기반 DLC고밀도 랙을 전제로 한 설계가 기본값으로 올라선다는 지적이다.
핵심 변곡점으로 그는 엔비디아의 GPU로드맵을 들었다. 2024년 공개된 블랙웰세대는 장치당 발열이 기존 약 700W 수준에서 1,200~1,300W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고됐으며 이 변화는 단일서버를 넘어 랙수준 전력밀도를 계단식으로 끌어올린다.
박 대표는 “블랙웰세대가 랙당 전력 약 130kW를 전제하는 반면 후속 개념으로 발표된 파인만세대에서는 랙전력 수요가 680kW에서 최대 1M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 정도 밀도면 공기만으로는 구조적으로 대응이 어려워 DLC가 우선 적용되며 3~4년 사이 액침냉각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드웨어 토폴로지 역시 냉각을 전제로 재편된다. 발표에서 소개된 엔비디아의 컨테인먼트 예시는 하나의 컨테인먼트에 총 8대 랙을 배치하고 외부에는 이중화 구성을 위한 두 대의 CDU를 둔 형태다. 내부 랙 간에는 초고대역 상호연결을 위한 NVLink 구조가 전제되며 이는 냉각루프와 전력분배를 함께 고려한 일체형 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현실적인 구성은 N+1, 또는 2N 이중화를 적용한 CDU 2대와 랙 8대 조합”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공급측 제약도 냉각전환 속도를 규정한다. 글로벌 빅테크가 연단위로 확보하는 GPU물량은 수만~수십만장 수준이며 한 해 전체 생산량이 약 40만~60만장 수준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단기간에 대량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을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기업 단일 연간수요가 10만장을 넘는 반면 한국 소버린AI 추진을 위한 공공조달은 100조원을 들여 1만3,000여장을 확보하는 수준이어서 수량과 예산에서 격차가 큰 실정이다.
이러한 간극은 냉각기술 실증단계에도 영향을 준다. DLC는 이미 글로벌에서는 기본옵션으로 이동했지만 한국은 고성능 GPU 자체가 부족해 아직은 개별사이트 개념검증 단계에 머무는 곳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력조달과 송배전인프라 한계는 또 다른 병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AI DC 확산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전력이 약 90GW에 달한다. 기존 대형원전 신규건설은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만큼 일부 빅테크는 SMR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폐원전부지를 매입해 기존 송배전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규 송배전선로 설치에만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현장의 체감난제를 언급하며 국내에서 같은 속도로 전력병목을 해소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메모리병목은 또 하나의 구조변수로 제시됐다. GPU가 아무리 발전해도 고대역폭 메모리 없이는 동작이 불가능한데 현재 HBM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약 60%, 삼성전자가 약 35~40%, 나머지를 마이크론이 담당하는 구도다. 이처럼 소수기업 중심의 HBM 공급망은 GPU조달과 맞물려 국내 사업자들의 구축일정과 냉각설계 적용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냉각아키텍처 향배에 대해 박 대표는 단기와 중기를 구분했다. 단기에는 DLC가 기본선택이 되고 액침냉각은 랙밀도와 서비스모델에 따라 점진적으로 비중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액침냉각 상용화에는 기술 외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박광식 대표는 “액침유체 누출과 증발, 회수와 폐기 등 환경관리 이슈가 있고 서버 제조사 보증프레임과 안전기준, 인증체계 등 제도적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라며 “액침냉각 유체 수명관리와 잔류물 처리, 누설 시 설비와 바닥재에 미치는 영향, 클린업 절차에 대한 표준화가 미흡하면 오히려 운영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박 대표는 한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었다. 고성능 GPU 제한적 배분과 전력·송배전병목이 중첩되는 조건에서 무리한 대규모 구축을 추진하기보다는 DLC를 중심으로 한 파일럿과 개념검증을 빠르게 쌓아 표준 운영절차와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액침냉각 전환을 준비하려면 유체환경성, 보증, 안전기준을 아우르는 프레임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라며 “늦게 따라가면 외국사업자 방식만 뒤쫓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시대에 DC는 사실상 열관리를 통한 생산효율 관리가 필수적인 공장, 생산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라며 “블랙웰로 촉발되는 랙당 130kW급 전력시대는 냉각시스템의 수랭화를 상수로 만들었으며 파인만세대에서 예고된 680kW~1MW급 랙은 쿨링시스템 고도화와 새로운 수랭식 전환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컨테인먼트와 CDU, 랙, 상호연결, 전력분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설계돼야 한다”라며 “전력원과 송배전인프라까지 뒷단제약을 동시에 풀지 않으면 앞단의 장비투자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GPU와 HBM이라는 하드웨어 로드맵, 컨테인먼트와 CDU라는 냉각하드웨어, SMR과 송배전이라는 전력인프라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을 함께 보여주며 국내 산업계가 당면한 우선순위를 제시했다.
박광식 대표는 “DLC는 기본, 액침냉각은 환경과 보증을 함께 설계하는 프레임으로 준비해야 한다”라며 “그 위에서만 AI팩토리 시대의 DC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고 마무리했다.
김성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상무 “AI DC, 서버·냉각·전력·네트워크 통합구축 필수”
김성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상무는 ‘서버제조사 시선으로 바라본 AI DC 트렌드와 도전과제’를 주제로 고밀도화가 가속되는 AI 워크로드에 맞춰 서버부터 냉각설비, 네트워크까지 전 주기를 통합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DC를 여러 대 서버가 느슨하게 모인 공간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결합된 하나의 거대 컴퓨터로 정의하며 서버제조사가 하드웨어와 냉각, 패키징,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통합역량을 갖춰야 현장의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민 상무는 전력밀도 변화를 먼저 짚었다. 기존 범용서버가 수년간 7~15kW 수준을 오가던 시대는 사실상 종료됐다고 진단했다. 공기만으로는 신세대 서버발열을 감당할 수 없으며 DLC를 기본 전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슈퍼마이크로가 수주해 출하 중인 랙 구성이 이미 랙당 160kW 수준까지 올라섰으며 이는 개념제시가 아니라 현장에서 집계되는 실수치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추세에서는 공조설비 방식을 일부 손보는 수준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차세대 가속기 로드맵은 전환속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엔비디아는 최근 차세대 가속기 라인업으로 루빈을 거론했으며 현재 거론되는 블랙웰 ‘NVL72’에서 나아가 루빈 CPX에 이어 ‘NVL 144’ 구성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이는 블랙웰 서버가 72개로 구성된 랙이 루빈 서버가 144개로 구성된 랙으로 공급된다는 의미다.
특히 루빈 세대는 랙당 약 250kW 전력소모를 전제하는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어 냉각의 수랭화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그는 국내외에서 거론되는 GB200, GB300 계열 가속기 역시 기존 공랭기반 DC에서는 활용이 사실상 어렵다고 봤다. 국내 DC 대다수가 공기중심으로 설계돼 있으므로 현 상태로는 최신 가속기 플랫폼을 수용하기 어렵고 냉각과 전력, 랙 통합설계 기준선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버제조사의 역할은 단순히 장비공급을 넘어선다. 김 상무는 서버를 공장수준으로 표준화된 공정을 통해 단계별로 조립하고 검증하는 슈퍼마이크로 체계를 소개했다. 베어본 조립을 넘어 CPU, 메모리, SSD 등 핵심부품을 탑재한 완성하드웨어 단계,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구동단계, 랙통합단계, 그리고 네트워크로 엮어 대형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단계까지 일괄 수행한다는 것이다.
개별 랙을 넘어 클러스터 단위로 출하하는 패키징을 통해 현장 설치리스크와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빠른 연결과 분리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퀵 디스커넥트 커넥터에 대한 반복시험을 거치며 공장출하 전 전량 성능·누수검사를 완료해 현장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고 덧붙였다.
DLC 적용범위는 확장되는 추세다. 김 상무는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자사 ‘DLC 2.0’ 체계를 언급하며 서버내부 부품의 98%까지 수랭으로 냉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GPU와 CPU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메모리와 SSD 등 저장장치까지 수랭을 적용하는 구성이 보편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SSD 제조사들이 이미 수랭적용을 전제로 제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AMD 역시 베니스CPU와 MI400시리즈를 축으로 유사한 DLC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PU의 발열도 500W에서 내년 600W 수준으로 높아지는 만큼 프로세서군 전반에서 물기반 냉각필요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서버제조사가 시설 측 설비까지 다루는 이유도 제시됐다. 랙내부 냉각루프를 제어하는 인랙CDU와 실내 설치형 인로CDU 등 현장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설비라인업을 소개했다. 인랙CDU는 랙 내 탑재하는 방식으로 250kW급 용량을, 인로CDU는 실내에서 복수랙을 묶어서 다루는 구성으로 약 1.8MW급 용량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민 상무는 인랙CDU는 공간제약이 적은 대신 유지보수와 이중화 구성에서 한계가 있고 인로CDU는 대용량과 이중화 설계에 유리하지만 설비가 정지할 경우 영향범위가 커지는 만큼 사이트별 리스크를 따져 최적조합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장반응기의 열을 처리하는 단위까지 포괄하는 냉각탑 패키지도 소개됐다. 슈퍼마이크로는 1MW급과 5MW급 냉각탑을 준비했으며 일본에는 이미 적용사례를 확보했다. 또한 모듈을 연계해 30MW까지 확장운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슈퍼마이크로는 DLC기술과 냉각탑 등을 시작으로 추후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트워크 비용과 기술진화도 냉각·전력과 직결된다. 그는 인피니밴드와 이더넷을 포함한 초고속 상호연결에서 케이블 한 가닥의 가격이 약 500~1,000달러 수준에 이르며 800GB 링크가 보편화되는 가운데 연내 1.6TB 링크가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블과 스위치, 옵틱비용이 누적되면 클러스터당 네트워크 투자비중이 상당해지므로 랙배치와 냉각루프, 케이블링을 함께 고려한 레이아웃 설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런 전과정 통제를 위해 서버, 랙, 냉각루프부터 현장 냉각탑까지 모니터링·제어가 가능한 관리소프트웨어 스택을 준비해 운영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장구도의 변화도 짚었다. 보수적으로 집계해도 3년 뒤에는 신규서버 수요 과반이 AI서버와 관련장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GPU가 주목받지만 CPU와 저장장치 발열이 같이 상승하는 만큼 특정부품만 수랭으로 해결하는 접근에서는 곧 한계에 부딪힌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서버 한대가 14~15kW를 소모하는 구성이 일반적이지만 10년 후에는 단일 칩이 이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급격한 밀도상승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기계설비업계가 설계 수명주기 전체를 전제로 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적용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국내 DC 다수가 공기중심으로 설계돼 GB200, GB300 계열 가속기를 전제로 한 AI 클러스터를 바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랭설계 한계를 인지하고 액체와 공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구성이나 액체 대 공기방식의 간접냉각 등 과도기적 해법을 검토하되 궁극적으로는 전 구간의 수랭화와 랙당 160kW 이상 고밀도 랙운전을 전제로 한 리파워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서버를 사후에 냉각설비에 끼워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서버와 냉각, 전력, 네트워크를 동일차원에서 공동디자인하는 체계가 아니면 구축속도와 안정성, 비용 등 모두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김성민 상무는 “서버제조사, 설비엔지니어, 발주처가 한 테이블에서 DC를 하나의 컴퓨터처럼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해야 한다”라며 “고밀도 랙을 전제로 한 패키지형 출하, 공장출하 전 전수시험, 현장설치 공정표준화, 냉각루프와 관리소프트웨어 일원화 등 통합접근만이 AI시대의 시간경쟁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햇다.
이어 김 상무는 “슈퍼마이크로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패키지형 공급과 파일럿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현장에서의 경험치를 조속히 축적해 표준운영절차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신성이엔지 상무 “DC냉각, 공기중심 여전… 모듈형 공정혁신 제안”
김태형 신성이엔지 상무는 ‘차세대 DC냉각솔루션’을 주제로 공기냉각의 비중이 단기간 급격히 줄지 않는 현실과 현장시공 제약을 다뤘다. 그는 DLC와 액침냉각이 중장기 방향인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국내시장의 장비수급과 인프라여건을 감안하면 당분간 공기기반의 해법이 주력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을 내놨다.
특히 고밀도 랙 수용에 필요한 구조전환이 시공안전과 공정관리 난제를 동반한다는 점을 들어 장비와 배관을 공장에서 통합제작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수행하는 모듈러방식이 속도와 안전, 비용균형을 동시에 확보하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과 드라이룸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반도체·배터리 공정용 팬필터유니트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했다. DC사업은 2022~2023년을 준비기로 삼아 2024년 본격 진출했다. 충북 증평 사업장에 DC장비와 테스트베드를 갖춰 설계, 제작, 시험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DC영역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무중단을 전제로 초정밀 기류를 제어해 온 클린룸 엔지니어링 자산을 DC냉각과 시공에 그대로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태형 상무는 시장전개에 대한 현실인식이 필요하다며 “많은 발표가 액체냉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 수주와 구축흐름을 보면 공기냉각이 전체시장에서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며 앞으로도 한동안 60~7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한국은 고성능 AI서버의 도입량이 제한적이며 전력과 송배전병목이 여전하기 때문에 고밀도 액체냉각으로 곧바로 넘어가기에는 단계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신성이엔지는 공기를 중심축으로 하되 필요시 DLC와 액침냉각까지 무리없이 포섭하는 구조를 목표로 솔루션을 설계하고 있다.
김태형 상무는 현장의 난제를 ‘시공안전’과 ‘공정효율’에서 풀어냈다. 기존 공랭식 상부패널유니트가 설치되는 구성을 예로 들며 장비 높이가 대략 4m에 달해 고소작업이 불가피하며 이때 안전사고 위험과 법적리스크가 동반된다고 지적했다. 기존방식은 기계실 면적이 커지고 배관과 컨테인먼트 공정이 많아 공사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실제시공에서는 안전조치와 양중, 배관연결, 단차조정 등 잡다한 변수로 일정지연과 비용상승 요인이 중첩되는데 설계 도면만으로는 이러한 리스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공장에서 장비와 배관, 컨테인먼트, 상면구조까지 통합제작하는 올인원 모듈을 제안했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외조기와 드라이쿨링 코일, 배관어셈블리 등을 수년 전부터 모듈단위로 조립해 현장에서 조립만 수행하는 방식을 표준화해 왔으며 DC에도 동일한 공법을 확대적용하고 있다. 모듈은 장비가 장착될 상면과 냉수배관, 공기유로를 일체화한 형태로 설계되며 주요부품은 공장에서 기밀과 누설, 성능검사를 선행한다. 현장에서는 위치 맞춤과 접속만 수행하기 때문에 고소작업이 줄고 위험노출이 크게 낮아진다.
효과는 계량적으로 제시됐다. 제시된 비교분석에 따르면 올인원 모듈을 적용할 경우 동일용량 기준으로 상면설치 면적을 약 26% 줄일 수 있으며 층고요구조건을 약 29% 낮출 수 있다. 기계실 면적과 배관길이가 동시에 감소해 초기투자비 부담이 완화되는 동시에 확보가능한 상면 면적이 늘어 공간효율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공정측면에서는 장비입고 전 컨테인먼트와 배관, 케이블트레이, 장비입고 후 추가배관과 덕트조정 등 이른바 현장형 공정을 대폭 축소할 수 있어 총 공사기간을 경험치 대비 70% 이상 단축한 사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건설 프로젝트 전반에서 모듈러공법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정량효과 덕이라고 덧붙였다.
공기기반 구조의 성능안정화 방안도 상세히 설명했다. 한 개 컨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공랭식, 공랭식 확장형, DLC, 액침냉각까지 적용가능한 구조를 설계해 동일한 기본골조 안에서 냉각방식을 단계적으로 전환하거나 혼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기유로 설계에서는 서버랙 전면으로 냉기가 균일하게 공급되며 후면배기가 일정하게 회수되도록 팬동작과 덕트저항, 격벽배치를 맞춰 기류편차를 제어한다.
특히 액세스 플로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체감거리에 따라 한쪽으로 공기흐름이 쏠리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클린룸에서 축적한 축류형성과 재순환 억제기술을 적용해 기류불균형을 줄이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파티클 제거를 위해 기류를 정밀제어해 온 경험이 DC 열점제거와 매우 유사한 공학적 문제이며 현장에서 이슈가 발생할 경우 제어 파라미터를 빠르게 조정해 해소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비 측 구성에 대해서도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드라이쿨링코일과 냉수코일, 하부배관 등은 과거에는 현장에서 부품단위로 반입해 일일이 조립하던 공종이었으나 현재는 공장에서 한묶음으로 제작해 현장에서는 체결만 하는 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는 품질편차를 줄이고 현장변수로 인한 공기지연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다. 반도체 공정과 같이 정밀도가 높은 시설에서 이미 검증된 모듈러시공 노하우가 DC에도 유효하며 실제로 해당방식으로 설계와 제작, 양중과 설치를 동시에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연내 국내 대형제조사 증설현장에서도 유사한 공법이 대거 적용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공기중심 해법을 중심으로 발표했지만 액체냉각으로의 전환을 대비한 준비도 병행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컨테인먼트와 상면 인터페이스, 배관트레이와 퀵디스커넥트 커넥터 등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해 필요시 DLC를 추가하거나 일부랙만 액침냉각으로 전환해도 기존 공조와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라며 “결국 DC는 상면과 기계실, 배관과 전력, 랙과 컨테인먼트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공조만 따로 최적화해도 성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해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국내 제조사 DC솔루션을 제안하는 작업도 늘고 있다”라며 “축적되는 사례를 기반으로 성능과 안전기준, 시공표준을 더 촘촘하게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DC 공조현장 기본원칙을 정리한 발표로 정리된다. 첫째로 단기에는 공랭식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으므로 공조와 기류제어 완성도를 높이되 액체냉각과의 공존을 염두에 둔 인터페이스를 갖춰야 한다. 둘째로 고소작업을 최소화하고 공사공정을 표준화하는 모듈러 방식을 통해 안전리스크와 일정 불확실성을 줄이는 현장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셋째로 면적과 층고를 줄이는 설계는 초기투자비 절감과 상면확보로 직결되므로 검증된 수치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통해 발주와 설계, 시공 간 목표를 일치시켜야 한다.
김태형 상무는 “무리한 하드웨어 스펙경쟁보다 사이트별 제약을 반영한 적정기술 조합이 중요하다”라며 “공조와 배관, 컨테인먼트, 랙 통합설계와 모듈러시공이 바로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손준석 한국이콜랩 부장, “리퀴드쿨링 시대 쿨런트, 수질·농도 실시간 관리해야”
마지막 발표에서 손준석 한국이콜랩 부장은 AIDC 전환과 함께 물사용 효율이 핵심지표로 부상했다고 진단하고 냉각탑과 TCS루프를 중심으로 한 수처리·냉각수 품질관리의 구체항목을 제시했다.
‘AI DC 리퀴드쿨링시대 WUE 개선방안과 쿨런트관리 요구사항’을 주제로 한 이번 발표에서 손준석 부장은 이콜랩이 물과 위생분야에서 100년 가까운 업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동일한 표준절차로 D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또한 현재 800여곳 이상을 지원하고 있고 상위 22개의 코로케이션 운영사에 일관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업계가 글로벌 사례를 참조해 수자원 제약과 품질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먼저 손 부장은 물사용효율을 높이는 접근이 냉각방식의 변화와 직결된다고 짚었다. 공기위주 체계에서 데이터홀로 물을 들여오는 전환이 진행되면서 프리쿨링, 간접증발, 수랭식 장비운전이 확대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WUE가 설계와 운영의 핵심평가축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물사용량을 줄이는 해법은 단순히 장비선택으로 끝나지 않으며 원수수질, 방류규제, 냉각탑 운전조건 등 세 요소가 결합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원수의 경도와 용존고형물 농도에 따라 가능한 농축배수 범위가 달라지며 같은 설비라도 공급수원과 운영조건에 따라 수질조건이 변한다. 방류규제가 엄격한 지역에서는 pH와 전기전도도 등 배출수 항목이 제한되므로 과도한 농축을 허용하지 않아 물사용량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질의 장기추세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화학적 수처리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이 전제될 필요성이 크다.
냉각탑운전 핵심은 농축배수 관리다. 일반적인 냉각탑에서는 증발이 일어나 순수한 물만 날아가고 이온성분이 계통에 남아 농축이 진행되기 때문에 농축배수를 얼마로 유지하느냐가 물 사용량을 좌우한다. 손 부장은 내부기준으로 삼는 지표를 들어 농축배수를 3배로 운전하는 경우와 6배로 운전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물사용량이 대략 30~40% 차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단순히 농축배수를 높이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온성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열교환기와 배관에 스케일이 부착돼 열교환성능을 떨어뜨리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냉동기 가동이 증가하면 전력효율이 악화된다. 또한 장기간 물을 순환시키는 환경에서는 레지오넬라와 같은 보건 위해요인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절과 부하에 맞춘 농축배수 최적화와 살균·부식·스케일억제 등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버려지는 물을 줄이는 재이용 전략도 제시됐다. 냉각탑 블로다운을 그대로 배출하지 않고 역삼투나 한외여과와 같은 공정을 통해 회수해 고급수로 재사용하면 WUE 개선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빗물과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도 적절한 전처리를 거쳐 보충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수도는 품질이 안정적이지만 단가와 사용량 제한이 있고 공업용수나 재이용수는 경제성이 높아도 방류규제가 민감해 장기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이트별 수자원 포트폴리오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리퀴드쿨링 확산에 따라 TCS루프의 안정운전은 별도의 관리과제가 된다. 손 부장은 DC에서 널리 사용하는 글라이콜 혼합액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국내 현장에서는 흔히 프로필렌글라이콜(PG) 25% 수준의 혼합액을 사용하며 이 제품군은 단순희석액이 아니라 부식억제제와 누출 감지를 위한 색소첨가제가 포함된 패키지 형태로 공급된다.
그는 관리 실패가 곧바로 방열저하로 이어지는 이유를 콜드플레이트 구조로 풀어 설명했다. 칩과 맞닿는 미세유로 단면은 밀리미터(mm) 이하로 매우 작아 유체청정도가 떨어지면 바이오필름이 형성되고 미세입자 스케일이 부착되며 구리재질 부품에서는 부식까지 동반돼 열교환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랙단효율은 물론 장비자체 신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데이터로 관리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다수의 글로벌 현장에서 TCS루프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언급하며 165개 루프 가운데 약 79%가 pH, 알칼리도, 글라이콜 농도 등 최소 한 항목 이상이 기준을 이탈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장애위험이 높아지므로 즉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TCS루프에서 농도가 기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단순보충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글라이콜은 억제제와 색소 등이 정해진 비율로 구성돼 농도저하는 곧 제품전체 조성이 틀어짐을 의미하며 이때는 전량배출과 재충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운전을 위해 설계, 시공, 운영의 전 단계에 걸친 관리프레임을 제안했다. 설계단계에서는 TCS루프에 적합한 재질선정과 품질기준, 글라이콜 조달일정을 고려해야 한다.
그는 최근 글로벌 수요급증으로 글라이콜 공급에 최소 3~6개월 납기가 소요되는 사례가 늘었다고 소개했다. 시공과 시운전 단계에서는 배관 내 이물질 제거와 세정, 패시베이션을 포함한 피막형성 등 전처리 절차를 준수한 뒤 충전해야 하며 초기안정화 기간에는 농도저하가 없는지 하이퍼케어 관점에서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영단계에서는 정기샘플링과 실험실 분석리포트를 기본으로 하되 글라이콜 농도와 pH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이상 시 알람을 제공하는 계측·관제장비를 설치해 사전예방 체계를 갖추는 것을 권고했다. 그는 루프 내 화학적 지표뿐만 아니라 누수탐지를 위한 색소농도와 억제제 상태도 함께 추적해야 이상원인을 조기에 특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손 부장은 “국내에서는 DLC 상용사례가 아직 적어 운영기준과 설정방법이 미비한 만큼 글로벌 표준절차를 가져와 현장에 맞게 조정하는 과도기가 필요하다”라며 “이콜랩은 설계컨설팅과 시공·시운전 지원, 실시간 모니터링, 샘플링 분석, 이상원인 진단과 시정조치 권고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표준절차를 통해 TCS루프 안정성과 냉각성능 극대화, 운영효율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WUE 개선은 원수수질과 방류규제, 냉각탑운전 최적화를 통해 달성되며 리퀴드쿨링의 심장인 TCS루프는 글라이콜 농도와 pH, 억제제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고밀도 랙의 방열을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농축배수 최적화와 블로다운 재이용, 빗물과 지하수의 합리적 편입, 설계·시공·운영 전단계에 걸친 표준화된 수처리·모니터링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는 것이 AI DC 시대 수자원·냉각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