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잔류 냉매가 회수되지 않고 방치되거나 고철로 처리되는 일회용기 사용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재충전용기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충전용기 사용 확대는 복잡한 오염물질 검증 및 분리기술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며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규제 준수, 그리고 경제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한밭대 산학협력단 윤린 교수연구팀은 최근 '재충전냉매용기의 세척방법에 대한 분석'를 통해 재충전용기에서는 폐오일 등 오염물질이 냉매와 함께 혼입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성이 존재하는 만큼 용기 세척 등이 불가피하지만 세척방법에 따라 오히려 경제적, 환경적인 한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일회용 용기는 공장에서 냉매 충전 후 단방향 밸브를 통해 밀봉된 상태로 수입·유통되며 사용자가 개봉하기 전까지 외부와의 접촉이 전혀 없다. 사용 후에는 단방향 밸브를 통해 냉매는 외부로 나갈 수 있지만 외부 물질은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 외부공기나 오염물질이 용기 내부로 역류하거나 재혼입될 가능성이 없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1회 사용 후 폐기되며 외부 오염물질이 내부로 혼입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윤린 교수는 “재충전 용기는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하며 밸브가 개방·폐쇄 가능한 구조로 돼 있어 충전 및 회수 과정 중 외부 환경과 접촉해 오염물질이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라며 “충전과정에서 충전회로에 진공처리를 충분히 하지 않거나 충전 중 밸브를 완전히 폐쇄하지 않은 경우, 대기 중 수분, 산소, 먼지 등이 혼입돼 오염물이 다시 용기로 흡입되거나 냉매 자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척용제, 경제적 부담 커
재충전용기는 반복 사용되는 특성상 내부에 폐오일 등 오염물질이 잔류할 수 있으며 이는 시스템성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효과적인 세척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윤린 교수연구팀은 재충전 용기의 세척실험을 통해 세척용제의 종류 및 세척횟수에 따른 세척 효과의 차이를 검토했다. 세척 결과 확인은 오운알투텍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으며 시료의 증발잔분 분석을 통해 평가했다.

시험결과, R134A그룹에서는 냉매와 Four Season, Mastercool 두 종류의 세척용제로 세척한 용기의 시료와 무세척 용기의 시료를 분석해 냉매와 Four Season 용제를 사용한 경우 1회 세척에서 각각 0.1977%, 0.555%의 잔분이 확인됐다. 2회 세척에서는 각각 0.0704%, 0.1744%으로 나타나 2회 세척이 1회 세척보다 잔분이 적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Mastercool 용제를 사용한 경우 1회 세척에서 1.643%의 잔분이 확인됐으며 2회 세척에서는 1.9754%으로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용제 성분의 일부가 휘발후 잔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Mastercool 용제는 세척 효율이 낮다고 판단돼 이후 분석에서는 연구팀은 제외했다. 전체적으로 R134A그룹에서 가장 우수한 세척 효율은 냉매를 이용한 2회 세척에서 나타났다.
R407C그룹에서는 냉매와 Four Season 세척용제로 세척한 용기의 시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냉매 세척의 경우 1회 세척에서 0.4351%의 잔분이 확인됐으며 2회 세척에서는 0.0436%으로 나타나 사용 횟수가 증가할수록 세척 효과가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Four Season 세척용제를 이용한 2회 세척에서는 0.4783%의 잔분이 확인됐다. 이는 같은 조건의 냉매 2회 세척보다 잔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세척효율이 낮았다.
R410A그룹에서는 R410A, R1234yf 두 종류의 냉매와 Four Season 세척용제를 이용한 세척 시료를 분석했다. R410A는 고압냉매로 세척 시 다른 냉매에 비해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는 대체 냉매인 R1234yf를 이용한 세척도 함께 수행해 그 효율을 비교했따. 그 결과 전반적으로 잔분량과 증발잔분율이 낮게 나타나 다른 그룹에 비해 우수한 세척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냉매로 2회 세척한 R410A-2와 R410A-4 시료에서 각각 0.0479% 및 0.0626%으로 적은 잔분이 확인돼 세척효율이 높았다.
반면 Four Season용제를 이용한 세척에서는 0.2972%의 잔분이 확인돼 같은 조건의 냉매 세척보다 다소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그룹(R134A, R407C, R410A)의 실험을 종합한 결과, 전반적으로 냉매를 이용한 2회 세척이 가장 우수한 효율을 보였으며 Four Season용제는 반복 세척 시 효과가 개선됐으나 냉매보다는 낮은 효율을 나타냈다. 반면 Mastercool은 2회 세척에서 오히려 잔분이 증가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폐오일로 오염된 용기의 세척에는 냉매를 이용한 2회 세척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확인됐다.
각 케이스에서 세척에 투입된 냉매량을 근거로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R134A는 4,290kgCO₂, R407C는 5,321.55kgCO₂, R410A는 7,306.25kgCO₂, R1234yf는 10kgCO₂의 배출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배출량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증발잔분이 평균 0.0561% 수준으로 기준치(0.01%)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린 교수는 “냉매 세척에 소요되는 비용은 R134A가 약 7만5,000원, R407C는 5만4,000원, R410A는 6만3,000원, R1234yf는 15만원 정도로 산출돼 경제적 부담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종합적으로 볼 때 냉매 세척은 세척효율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규제 준수, 그리고 경제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