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의 지속가능성이 핵심과제가 되며 목조건축과 패시브하우스 등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운산마을 프로젝트는 패시브와 더불어 목조와 철근·콘크리트 복합구조로 설계됐다. 국내 민간 중·고층 복합구조인 만큼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설계가 기반이 돼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혁 간삼건축 부문대표를 만나 목조건축 설계와 친환경시스템 도입방향에 대해 들었다.
■ 간삼건축을 소개한다면
간삼건축은 1983년 창립 이후 4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건축의 본질을 향한 추구’라는 신념아래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여러 설계그룹으로 구성돼 있으며 개운산마을 설계를 담당하는 ‘Innovation’부문은 설계의 전 과정을 지속가능함을 기반으로 데이터와 기술을 통합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을 탐구하고 있다.
친환경·목조건축, 탄소중립 설계, 디지털트윈 기반 BIM기술을 설계현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 Innovation부문의 주된 업역으로 지속가능한 건축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 목조건축 설계사례는
간삼건축은 오랫동안 목조건축물을 많이 설계해 왔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본 건축가 시게루반과 협력한 해슬리 햄릿리조트는 물론 세이지우드CC 홍천 클럽하우스, 골프존 카운티 청통 클럽하우스 등 여러 클럽하우스 및 리조트에 목재를 적용한 건축물을 설계했다.
특히 국산목재를 활용하고 구조와 마감재로 적용한 국립산림약용자원연구소, 전통 목조방식과 현대건축을 혼합한 곤지암리조트 화담숲의 한옥건축물,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건설된 영주 한국문화 테마파크(선비세상) 등의 의미있는 건축물도 있다.
■ 차별화된 목조건축 설계기술은
간삼건축은 별도의 목구조 설계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목구조 설계팀은 모두 100% BIM, 라이노기반으로 3D설계를 하고 있으며 이와 연계해 탄소배출량을 분석하고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프로젝트에서는 국내 최초로 중·고층 목구조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간삼건축만의 기술력과 차별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 설계를 맡게 된 계기는
우선 조합장을 비롯해 여러 조합원이 ‘어떤 집’이 돼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오랫동안 해 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공동주택에서 탄소중립 친환경 목조주택을 적용하기 어려운 국내 현실이지만 과감히 선택했고 간삼건축의 오랜 노하우 및 신기술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줘 초대를 받게 됐다.
■ 프로젝트에 적용된 친환경 요소는
국내 아파트 최초로 목구조를 적용했으며 이외에 패시브인증 및 외단열·캐스케이드 보일러 등을 시도하고 있다.
130가구 중 18가구를 철근·콘크리트가 아닌 CLT(Cross-Laminated Timber: 구조용 집성판)를 활용한 목구조로 지을 계획이다. 이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시도로 친환경 및 탄소중립 공동체 아파트를 지향하고 있다.
■ 프로젝트에 적용된 난방시스템은
난방의 경우 캐스케이드보일러를 적용한다. 건물에 필요한 용량만큼 가동해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일부 기기고장 시에도 전체 시스템이 멈추지 않는 안정성을 제공하는 에너지절약형 난방 및 온수시스템이 세대에 보일러실을 따로 두지 않아 세대 내 공간활용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으며 냉난방시스템의 경우 패시브건축협회와 시공사와 함께 협의해 추후 선정할 예정이다.
■ 실내공기질 관리솔루션이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CLT는 구조재로 활용되고 내화구조를 만족하기 위해 석고보드로 피복돼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 또한 천연재료이지만 접착제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NVOC(비휘발성유기화합물)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 EN 16516 Class A 인증 접착제를 사용할 예정이다.
스토라 엔소(Stora Enso)의 오스트리아 CLT 생산제품은 유럽 환경인증에 적합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련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표면처리 및 코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환기시스템은 관련 연구에서 CLT 건축물의 환기시스템 적용을 통해 TVOC 및 NVOC 수치가 관리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환기계획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도 전열교환 환기시스템을 각 세대에 설치하고 실내공기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적용계획은
신재생에너지는 BIPV와 PV를 적용했다. 서울시 녹색건축설계기준에 의해 용량을 산정해 적용했으며 세대 외의 공용공간에서 사용하는 일부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절약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선정은 패시브건축협회와 시공사와 함께 협의해 추후 선정할 예정이다.
■ 해외 목재공급사를 선정한 이유는
개운산마을조합에서 수년 전부터 다양한 목재공급 루트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용과 기술지원 면에서 가장 유리한 핀란드기업을 선정하게 됐다. 핀란드 스토라 엔소는 유럽 최고 수준 CLT 품질·내화·환경 인증(EPD)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다양한 CLT프로젝트를 건설한 경험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합에서도 국산목재를 사용하고자 노력했으나 아직까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프로젝트가 원하는 타임스케줄에 맞추기 어려운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해 해외공급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사업적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수년 내 결실을 맺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산, 외국산 목재의 사용여부를 떠나 전 세계적 기후위기 현실에서 건축이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충분히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생각한다.
■ 기존 노원 EZ하우스와 비교했을 때 개운산마을만의 차별성
노원 EZ하우스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에너지 제로의 시범모델이었다면 개운산마을은 기존 구조의 치환을 통한 적극적 탄소저감 사례가 될 것이다. 이는 곧 쾌적한 삶의 질을 높이는 ‘패시브 목조건축의 진화형’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도록 기밀성, 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에너지사용을 줄이면서도 내부공간의 쾌적성을 높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재료에서부터 구조, 환기, 에너지시스템까지 모든 요소가 탄소저장·감축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이 큰 차별성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삼건축은 단순히 아름다운 외형을 만드는 것을 넘어 건축에 담기는 가치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새로운 건축개념과 디자인적 차별성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개운산마을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수용할 수 있도록 평면계획을 다양화하고 외단열 및 패시브 인증 등의 친환경 아파트, 주민은 물론 외부 구성원까지 함께 할 수 있고 살기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또한 목조건축은 단순히 친환경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탄소순환을 고려한 의미있는 설계방식이며 이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간삼건축은 ‘사람의 행복’을 중심에 두고 창의적이고 기능적인 공간을 통해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제안하기에 개운산마을은 간삼건축의 철학과 가치이념에 있어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다.
우리는 건축물을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사회와 문화의 가치를 담아내는 매개로 바라보며 아파트라는 모두에게 정형화된 부동산적 가치가 아닌 삶을 사는 공간이자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의 공간을 이루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목조건축이 조금이나마 알려져 인식이 개선됐으면 한다. 간삼건축은 그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도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