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는 국내 데이터센터(DC)산업을 대표하는 민간 협의체다. 전력·통신·입지 등 핵심 인프라 이슈에 대한 업계의견을 모아 정책에 반영하며 운영표준과 기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KDCC는 DC 민원대응을 위한 TF를 통해 △민원사례 DC담당자 △인허가 실무담당 건축사사무소 △갈등조정 전문가 △전자파 전문가 등 관계자들을 모아 DC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DC구축 관련 민원문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채효근 KDCC 전무를 만나 DC 지방분산을 위한 방향성과 DC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 DC산업 현황은
최근 AI산업 발달에 따라 핵심 인프라인 DC 역시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AI 3대 강국을 위한 AI DC 진흥법안 등을 발의하며 핵심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정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AI DC와 일반적인 DC를 완전히 별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AI학습만을 위한 DC만 AI DC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면 현존하는 모든 DC가 AI를 위해 활용되는 AI D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AI는 모든 DC에 위치한 데이터들을 모아 활용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일반적인 DC없이 AI산업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 정부는 전력망분산과 주민기피현상 해소를 위해 DC 지방분산전략을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방분산전략 자체가 전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느낀다. 수도권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지방에 대규모 전력 수요시설을 위치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다만 DC를 운영하는데에 있어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데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다수 존재한다. 첫 번째는 인력문제다. DC는 24시간 가동되는 시설로 언제든 출퇴근 가능한 인력들이 주변에 상주해야한다. 현재 수도권 DC에서도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방 또는 비도심지역에 위치한 DC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
두 번째는 기업고객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기업고객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면 접근성이 떨어지고 통신 지연시간(레이턴시)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자체적인 DC를 운영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우 지방에 DC가 위치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코로케이션DC의 경우 고객을 유치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전력 및 수도 문제가 있다. 전력·수도를 위한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DC를 이전했을 때 이를 준비하기 위한 공사기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게 된다.
지역 특구 설정을 통해 전력·통신인프라를 구비한 이후 지방분산법 도입을 통해 DC 수도권 밀집현상을 해소하는 등의 문제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으로 예상되는 변화는
당장 도입된게 아니라서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요금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대규모 DC의 경우 장기적인 운영을 대비한 요금 절감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요금제가 도입된 이후 무조건 지방 혹은 비도심 지역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엔 현재 설계단계에서 설비인프라를 연결하기 위한 비용이 부담스럽다. 완전한 비도심지역으로 DC가 위치하게 된다면 용수와 전력망을 연결하고 관계자들과 대형시설물들을 위한 도로를 새로 설치하는 등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인력 부족문제 역시 막막한 상황이다. 전문인력을 지방이나 비도심지역에 상주시키기 위한 비용문제 역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으로 인해 초기 투자비용들을 장기적 운영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방 DC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날 것이다.
■ AI산업 활성화에 있어 DC의 중요성은
AI산업 뿐만 아니라 콘텐츠산업 전체에 있어서 DC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갈 전망이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이 콘텐츠를 사용하는 서비스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증가추세가 서로 계속 시너지를 일으켜 DC 산업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IT인프라가 발전돼있는 국내 시장으로 한정지어도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화로 인해 전국에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쌓여가고 있다. 아직 IT인프라 발전이 더딘 국가들이 디지털화돼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향후 전 세계에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데이터가 증가할 전망이다.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기술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첫 번째가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기술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실현된다면 도로 위에 있는 모든 자동차에 대한 정보가 초 단위로 근처에 있는 엣지데이터센터에 보내져 서버에 저장하며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또한 ‘디지털트윈’이 현실에 접목된다면 역시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각 건물에 있는 가구들과 길에 있는 구조물을 전부 가상공간에서 구현하며 이를 위한 디지털정보를 저장하려면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기술발전으로 현재 초대형 DC수준의 정보량을 미래에 서랍만한 크기에 저장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DC와 네트워크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DC 주민기피현상과 민원은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DC에서 방출하는 전자파가 해롭지 않다는 것과 DC가 얼마나 중요한 시설인지에 대해 주민분들도 많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많이 충돌하고 있어 앞으로 인식전환이 더 이뤄지길 바란다.
현재 DC가 기존에 각 기업에 배치되던 전산실을 대체해나가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DC를 통해 줄어든 에너지사용량이 과거 개별 전산실 사용 대비 약 60%에 가깝다. ‘전기먹는 하마’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DC를 통해 에너지사용량을 집적화해 산업 전반의 에너지사용을 효율화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졌으면 한다.
DC지방분산전략에 대해서는 너무 급진적으로 진행된다고 느껴진다. 사업자들 입장에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접근하거나 DC 지방설립에 대한 이점을 확실하게 제공하는 방안 등을 통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됐으면 한다.
KDCC는 앞으로도 민원대응을 위한 TF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산업계와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DC인식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