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도내 냉매 회수·관리체계를 민·관 협력구조로 재편하는 ‘냉매관리 거버넌스’ 구축에 본격 나섰다.
충청남도와 충청남도지속가능발전협회는 12월9일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에서 ‘충청남도 냉매관리 거버넌스 구축회의’를 열고 도내 냉매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협회 기후환경분과 위원 전원을 비롯해 삼성·LG·캐리어 등 주요제조사 관계자,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 충남기계설비관리협회 등에서 22명이 참석해 행정·산업계·전문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의 틀을 마련했다.
회의에서는 우선 10월부터 12월 초까지 진행된 일회용 폐냉매용기(NRC) 집중수거사업 결과가 공유됐다.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 회원사와 삼성이엔지 파트너사가 참여한 이번 시범사업은 첫해 목표였던 2천개 수거를 달성하며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한 폐냉매 관리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당초 목표였던 ‘지역 내 순환체계 구축’은 물류거점 3곳(천안·아산·논산) 확보 수준에 그쳐 실제 회수·보관·재활용이 연계되는 완결형시스템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참석자들은 내년에는 이 순환체계를 반드시 구축해 수거와 처리 전 과정을 도내에서 선순환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간부문 냉매누출 실태와 구조적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이사시즌에 빈번한 에어컨 이전 설치과정에서 저가경쟁이 심화되면서 냉매회수장비를 갖추지 않은 시공기업들이 대부분 냉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다는 현장사례가 공유됐다. 또한 설비 폐기 시에도 펌프다운 후 배출된 실외기와 배관이 고물상으로 주로 가고있지만 고물상 단계에서 냉매회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전량이 누출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관공서·교육청 등 공공부문은 제도강화로 회수율을 높여가고 있으나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민간부문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가 거버넌스의 핵심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인센티브+제도개선’ 병행전략이 제시됐다. 먼저 에어컨 이전 설치나 폐기과정에서 냉매회수를 완료한 기업이 관련 증명서를 제출하면 이를 ‘탄소업슈’ 시스템에 입력해 포인트로 보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탄소업슈’는 충남도민이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행동(전기·가스·수도 절감, 대중교통·자전거 이용, 쓰레기 분리배출, 친환경제품 구매 등)을 하면 그 실적을 앱이나 온라인으로 인증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이를 냉매에 적용한 것은 냉매회수 실적에 따라 경제적혜택을 제공해 회수참여를 자발적으로 유도하자는 취지다.
이와 동시에 회수된 냉매의 처리·재생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냉매회수업을 ‘양질의 비즈니스’로 키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회수·정제·재활용 전 과정을 전문화하면 냉매관리가 단순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와 지역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교육측면의 과제도 다각도로 제기됐다. 설치교육을 받지 않은 영세사업자들이 제대로 된 회수 절차를 알지 못한 채 현장에 뛰어드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도 차원의 교육과정과 인증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냉동·공조설비를 공급하는 제조사와 그 직원들에 대한 교육의무를 강화하고 제조단계에서부터 회수·재활용까지 책임을 지도록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통해 제품공급 이후 폐기 단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냉매가 관리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충청남도는 이러한 논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6년도 예산에 약 1억원 규모의 냉매관리 거버넌스 구축·운영사업비를 편성해 현재 도 심의를 마치고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예산이 확정되면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가 용역을 주도해 권역별 물류거점 기능을 강화하고, 회수·운반·재생까지 연계하는 ‘충남형 냉매 순환경제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냉매는 잘만 관리하면 자원이고 방치하면 기후위기를 키우는 폭탄”이라며 “민·관·산이 함께하는 충남 냉매관리 거버넌스가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역할분담과 협력을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