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최근 기계설비산업 육성과 기계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 등을 위한 ‘제2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계설비는 건축물 및 시설물에 설치돼 깨끗한 물과 쾌적한 공기를 제공하는 중요 시스템으로 건축물의 구조부가 인체의 근·골격계에 비유된다면 기계설비는 호흡·순환계 역할을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안전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산업현장에서는 경제활동의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2024년 기준 기계설비산업 전체 규모는 40조원이며 종사자 수는 약 77만명, 관련 업체수는 약 13만5,000개 수준이다. 산업 특성상 건설산업의 영향이 크고 공종 중에서도 후행적 성격을 가지는 특징이 존재한다.
특히 시공분야는 약 28조원으로, 기계설비산업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70%)을 차지하며 기계설비공사는 전체 건설공사비의 15% 내외 수준이다. 기후변화로 냉난방설비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탄소중립정책도 점차 강화되고 있어 기계설비산업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확대, 제로에너지빌딩(ZEB) 의무화 등 영향으로 고효율 기계설비설계 및 신기술 적용, 탈탄소 기계설비 활용 등이 필요하다.

건설산업 전반에 대해 BIM 적용 및 OSC·모듈러공법 확대를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기계설비분야만의 대응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미래 핵심산업인 AI 데이터센터, 반도체(클린룸)산업의 성장에 따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계설비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계설비의 중요성에 따라 관련 제도를 구축하고 산업의 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기계설비법’을 2018년 4월 제정됐으며 2020년 4월 시행됐다. 기계설비법 제5조에 따라 산업 육성과 기계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 등을 위한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1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2021~2025)이 2025년에 만료됨에 따라 최근의 산업 및 정책여건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중장기 전략이 필요했으며 그간의 추진과제를 점검·보완하고 중장기 발전방향에 따른 신규 과제를 반영한 ‘제2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2026~2030) 수립이 추진됐다.
제1차 기본계획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의 계획으로서 제도·기술·시장 등 3개 분야에 대한 중장기 발전과제 및 추진전략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기계설비산업 실태조사의 정례화(국가승인통계, 2020년 10월), 특수분류체계 승인(2025년 12월)을 통해 산업 전반의 통계조사 기반이 구축됐다. 특수분류체계는 특정 산업분야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해 ‘표준산업분류’에서 해당 산업활동을 별도로 재분류한 체계로서 국가데이터처로부터 승인이 완료됐다.
기계설비산업 정보체계(MIS: Mechanical Equipment Industry information System)를 구축해 2023년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기계설비 관련 제도에 대한 온라인 행정처리 기반이 마련됐다.
기계설비법령을 기준으로 타 제도에 산재된 기계설비 설계·시공·관리기준이 기계설비 기술기준, 유지관리기준 마련 등으로 체계화됐으며 제도 시행 초기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한 기술기준 매뉴얼, 성능점검 매뉴얼, 기계설비법 실무업무 가이드북 등 매뉴얼을 배포하는 한편, 기계설비 분야 표준품셈 제정, 기계설비공사 시공상세도면 작성 제도화 등 기계설비시공분야 전반에 대한 제도적 근거도 마련됐다.
다만 기계설비산업의 중요성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부족,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해외시장 개척 등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탄소중립 실현 기계설비 역할 강화
2차 기본계획 수립 방향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계설비의 역할이 강화되는 흐름에 발맞춰 기계설비 관련 제도의 실효성 확보 및 합리적 수준의 규제 합리화 등을 병행해 정책 추진체계 정비, 제도 개선, 기술개발, 인력 양성 등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산업계, 관련 협·단체, 공공기관, 학계 등 산업현장에서 수렴된 정책 제안(274건)을 바탕으로 5대 전략, 11개 추진과제로 마련됐다.
계획기간 2026년 2030년까지 5개년 계획인 ‘제2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의 주요내용은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위한 시책의 기본방향 △기계설비산업의 부문별 육성시책에 관한 사항 △기계설비산업의 기반조성 및 창업지원에 관한 사항 △기계설비의 안전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정책의 기본목표 및 추진방향 △기계설비의 안전 및 유지관리를 위한 법령·제도의 마련 등 기반조성 △기계설비기술자 등 기계설비 전문인력의 양성에 관한 사항 △기계설비의 성능 및 기능향상을 위한 사항 △기계설비산업의 국제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관한 사항 △기계설비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됐다.
제2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은 탄소중립시대의 기계설비산업의 중장기 발전방향과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계설비의 역할 증대를 고려해 산업의 생애주기별 제도·기술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소비량 중 30%는 건축물 소비량이며 건축물의 60~70%는 기계설비 소비량인 만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에너지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냉난방, 환기, 위생설비 등 분야별 기계설비의 품질 향상 등으로 에너지성능 향상과 실내환경 개선, 재실자 안전 등도 도모해야 한다.
기계설비산업은 탄소중립, 인구구조 변화, 건설시장 위축 등 복합적인 환경변화 속에서 외형적인 성장이 쉽지 않은 구조로 전망된다.
먼저 탄소중립 요구 확대에 따른 산업 부담 증가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2018년 순배출량대비 2035년 53~61% 감축해야 한다. 탄소중립정책 강화는 고효율설비 도입을 촉진하나 현장에서는 관련 기준 미비,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 부담 등이 한계로 작용하는 만큼 산업 역할을 탄소중립 중심으로 재정립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
기계설비법 등 제도는 마련됐으나 현장 정착이 관건이다. 기계설비산업 현장의 불편이 없도록 유연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설계·시공·유지관리 각 단계에서 기계설비산업이 갖는 중요성에 부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결국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 기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계설비산업은 건설시장 위축과 물량 중심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성숙기로 양적 확대 어려운 상황(제6차 건설산업진흥 기본계획)이며 인구 감소와 신규 건설투자 수요 둔화로 신규 건축물 중심의 시장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건설 중심 구조에서 유지관리 중심 구조의 산업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품질 편차 지속 시 산업 전반의 신뢰도 저하 우려도 지적되는 만큼 공동주택 내 배기판 풍량 부족, 배관 누수, 역류 등 하자 발생(하자심사 분쟁조정 사례 중) 등 시공 하자, 유지관리 부실 지속 시 기계설비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기술산업으로서의 정체성 확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 기계설비분야의 품질 제고를 통한 신뢰성 향상이 시급하다.
기계설비산업은 기술 변화 속도대비 산업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 글로벌 기술패권 확보 경쟁 가속, HVAC분야에도 AI 경쟁 심화로 인해 AI 등 신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기계설비산업의 기술 격차 확대에 따른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BIM, AI 등 신기술에 대한 기계설비산업만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2차 기계설비 발전 기본계획의 비전은 ‘기후위기 탄소중립 시대,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기계설비산업’으로, 현재 43조원 규모 기계설비산업을 2030년 5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추진전략으로 ‘SMART 기계설비’를 설정했다.
S는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탄소중립 대응체계 구축(Sustainability in response to climate change)로, △생애주기별 대응방안 마련 및 정책간 연계 강화 △노후·취약 건축물 기계설비의 관리기준 마련 등이다. M은 기계설비법령 및 제도의 체계적 고도화(Maturation of policies and laws)로, △현장 수용성 제고를 위한 법령·제도 전면 정비 △정책 지원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A는 기계설비산업의 성장 기반 조성(Adaptation to industry requirements)으로, △산업 현장의 애로 해소 지원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인력 양성 등을, R은 품질에 대한 신뢰성 제고(Reliability of construction quality)로, △산업 전반의 품질 제고를 위한 전문성 확보 △기계설비산업 정보 플랫폼 고도화 △재난예방조치 및 대응력 강화 등을, T는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Technology-driven industrial competitiveness)로, △기계설비 특화 BIM 기반 마련 △AI 등 기술 변화 흐름에 적기 대응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