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포럼은 기후생태연대·KBS 목포방송국 등과 함께 2월11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탄소중립·균형성장을 위한 RE100산단과 기업유치 제 3차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는 김원이, 서왕진, 윤종오, 전종덕, 정혜경 국회의원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등이 참석했다.
김춘이 기후생태연대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전원은 분산돼 있지만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재 구조에서는 송전망을 아무리 확충해도 진정한 분산전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수요분산과 에너지전환을 결합한 RE100산단 논의를 통해 ‘대한민국 균형찾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진 KBS 목포방송국장은 “이번 토론회가 수도권과 지방의 에너지 불균형문제를 공론화하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전남·전북·부울경 지역의 잠재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며 “지자체가 공장용지, 전기요금, 용수, 인재양성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인프라를 책임지고 준비하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도권 전력공급 구조, 용인산단 없어도 한계
발제를 맡은 전영환 홍익대학교 교수는 ‘수도권 전력공급문제: 용인산단만이 문제가 아니다’를 주제로 수도권 전력수요와 송전망 여건을 분석했다.
전 교수는 “수도권 최대 전력수요가 이미 45GW에 달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규 수요가 없더라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과 현재 도시가스로 공급 중인 난방의 전력화를 위한 추가 수요만으로 12GW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권에 전력수요가 과도하게 집중된 상태에서 송전망 확충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은 사회적 갈등과 비용문제뿐만 아니라 인버터 자원(재생에너지·HVDC 등) 증가에 따른 계통안정성 저해와 같은 기술적 위험까지 안고 있다”라며 “전력이 어디서나 같은 조건으로 공급된다는 전제를 버리고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키는 ‘지산지소’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수도권에 대규모 부하를 계속 집중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발전지역 중심의 소매요금 차등요금제 도입 △지역중심의 RE100산단 조성 및 전력망 보강 등 확실한 시장가격 신호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전력여유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지역별 RE100 자원 충분… 시장신호 필요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이순형 동신대학교 교수,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김형근 울산에너지전환네트워크 대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이효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 이상복 이투뉴스 선임기자,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각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RE100 산단 모델을 제시했다.
이순형 교수는 “광주·전남은 15GW규모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해 반도체 산단의 유일한 물리적 대안”이라고 강조했으며 강소영 사무국장은 새만금 영농형 태양광을 통한 전력공급방안을, 김형근 대표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을 활용한 분산에너지 특구 모델을 각각 제안했다.
김형근 대표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6.2GW 구축을 통해 영남권 5개 시·도 550만가구에 전기공급이 가능하다”라며 “부유식 해상풍력 주민참여형·지자체참여형·지자체주도형 모델 시나리오를 통해 ‘주민 바람연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기업 지방 분산투자를 위한 시장신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스웨덴은 남부 수도권의 높은 전력수요와 낮은 전력자급률로 정전사태를 겪은 후 지역별 가격제를 도입해 화학·철강·데이터센터 등 전기 다소비 시설을 북부로 분산시켰다”라며 “한국도 전력계통의 물리적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효은 부연구위원은 “RE100 산단 논의는 단순한 지방공장 유치가 아니라 전력시스템과 산업공간을 재배치하는 국가차원의 구조전환 과제”라며 “전력비용과 탄소비용을 투명하게 반영해 기업이 스스로 분산입지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종합토론을 마무리하며 “오늘 논의를 통해 수도권 전력난은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으며 송전망 확충 등 공급위주 정책으로는 더 이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력생산지가 곧 산업 입지가 되는 패러다임 전환은 기업의 생존이자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며 “정부가 차등요금제와 같은 확실한 시장신호를 통해 수요분산을 유도하는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