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3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HVAC KOREA에서는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 기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오양균 한국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세미나는 현장시공 발전을 위해 공들여 준비한 자리로 그동안 쌓아온 귀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그동안의 업무 노하우와 유익한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는 뜻깊은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방형 지열 설계·시공사례 공유
심재현 계룡건설 차장은 탄소중립 정책 확대에 따른 지열시스템 적용 필요성과 현장 적용 시 고려사항을 소개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건물부문에서도 제로에너지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관련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계설비분야 역시 친환경기술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 규정 개정으로 1,000㎡ 이상 공공기관 냉난방설비 설치 시 60% 이상을 비전기식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되며 전기화 기반 탈탄소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에 따라 2026년 기준 건축물 에너지사용량대비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율은 36% 이상으로 규정돼 있으며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중 활용도가 높은 지열시스템은 크게 개방형과 밀폐형으로 구분된다.
개방형 지열시스템은 약 500m 깊이의 지하수를 열매체로 활용해 냉난방을 수행하는 방식이며 밀폐형은 150~250m 천공 후 배관을 삽입하고 부동액을 순환시켜 지중열을 이용한다.
밀폐형은 200m 깊이 천공 10개소가 필요한 반면 개방형은 500m 깊이 천공 1개소로 동일 용량을 만족할 수 있다. 천공 수는 10분의 1로 줄지만 보어홀 깊이는 더 깊어지게 된다.
계룡건설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개 프로젝트에서 개방형 지열시스템 설계·시공을 진행했다. 설계단계에서는 기존 상부환수·하부흡입 방식과 하부환수·상부흡입 방식을 비교 검토했다.
기존 방식은 우물공 천공 후 PVC관을 삽입하고 하부에서 지하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많이 활용됐지만 침전물로 인해 지하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계룡건설은 우물공을 직접 활용하고 PVC관을 환수관으로 이용하는 하부환수·상부흡입 방식을 검토했다. 이 방식은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지하수 오염 우려를 줄일 수 있으나 우물공 붕괴 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시공단계에서는 우물공 천공의 수직도 확보가 핵심이다. 500m 깊이까지 천공하기 때문에 공과 공이 만나지 않도록 천공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며 설계심도보다 1~2m 여유 있게 천공한 뒤 지하수나 상수를 이용해 홀 내부를 청소했다.
천공 후에는 공내 촬영을 통해 공벽 상태를 확인하고 케이싱 보강 여부를 판단해 침전물이 많거나 지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내부 케이싱을 설치하며 심정펌프가 설치되는 지표면 아래 50m 구간까지는 기본적으로 케이싱을 적용했으며 지하수를 직접 이용해야 하므로 케이싱에는 플라즈마 타공을 실시해 지하수가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환수관은 롤관을 사용해 용착 접합 방식으로 시공하며 자연 냉각 후 설치했으며 심정모터는 히트펌프 용량에 따른 유량과 동력 계산을 거쳐 선정했다.
심재현 계룡건설 차장은 “트렌치 배관은 상하수, 오수, 가스, 상수 등 기존 지장물과의 간섭 여부를 확인한 뒤 설치한다”라며 “개방형 지열은 부동액을 사용하는 밀폐형과 달리 지하수를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동결심도 이하로 배관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룡건설은 각 우물공을 연결하는 연통관을 설치해 특정 우물공으로 물이 넘치거나 쏠리는 현상을 방지했다. 기계실은 지열히트펌프, 1·2차측 헤더, 지열순환펌프, 자동제어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공급수가 일정 온도를 초과할 경우 열교환기 부하와 냉난방효율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블러딩 시스템도 적용했다.
심 차장은 “개방형 지열은 지하수와 직접 열교환하기 때문에 밀폐형대비 효율이 높고 천공 수 감소로 부지활용도가 높으며 공사기간 단축 효과도 있다”라며 “다만 지질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우물공 붕괴가 발생할 수 있고 지하수질 악화 시 열교환기 성능저하, 지하수위 변동 시 심정펌프 소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위치, 지질여건, 공사기간, 유지관리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방형과 밀폐형 공법을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탕에너지 절감·누수하자 예방 위한 시공개선기술 제시
장용성 GS건설 책임은 ‘통합배관시스템 및 누수감지 알림시스템’을 주제로 공동주택의 시공개선과 누수하자 예방을 위한 기술 적용방안을 소개했다.
공동주택 설비시스템은 에너지절감과 시공성 개선, 유지관리 효율화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난방·급탕 통합배관시스템은 기존 4파이프 방식에서 2파이프 방식으로 배관 구성을 단순화할 수 있어 시공성이 높고 설비공간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통합배관시스템은 연중 24시간 난방수를 활용해 세대 내 급탕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별도 급탕배관을 두지 않아 배관 내 체류수에 따른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레지오넬라균 발생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또한 배관 수가 줄어드는 만큼 PS, 공용부, 엘리베이터홀 등 설비공간 계획에서도 유리하다. 신축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공간 제약이 큰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장용성 GS건설 책임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확대되면서 난방·환기 등은 에너지절감 방안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급탕부문의 절감 여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고등급 ZEB 구현을 위해서는 급탕에너지 절감기술로 통합배관시스템을 핵심요소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통합배관시스템은 제조사별로 제어방식, 정유량 적용 여부, 열교환 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병렬형 열교환 구조를 적용해 유량공급 안정성과 부하대응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지역난방 공동주택에 적용할 경우 계통별 압력손실 차이로 유량밸런싱 확보가 중요하다.
GS건설은 성능 검증을 위해 랩테스트와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 랩테스트에서는 통합열교환기와 세대급탕유닛을 모사하고 가족욕실, 부부욕실 등 실제 사용패턴을 반영해 급수량 변화에 따른 급탕온도 확보 여부를 확인했다. 3만kcal/h급 열교환기 기준으로 가열수 유량과 급수 유량이 1:1 수준을 만족할 경우 일반 세대 급탕수요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
현장 실증은 경기도 평택시 지역난방 공동주택에서 진행됐다. 한 동 저층부 6세대에 급탕열교환기유닛을 설치하고 자동제어시스템을 통해 가열수 온도 50~60℃ 조건에서 급탕성능을 확인했다. 세대 전면 엘리베이터홀에 급탕열교환기유닛을 설치하고 데이터로거를 통해 가열수 유량, 급수온도, 급탕온도 등을 모니터링했다.
실증 결과 열원공급온도 50~55℃ 조건에서는 수전 1개 사용 시 랩테스트와 유사한 급탕온도를 확보했다. 다만 수전 2개 이상 동시 사용 시에는 열교환기 용량과 유량밸런싱의 영향이 커졌다. 특히 상층부로 갈수록 정유량밸브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가열수 유량이 증가하거나 급탕온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유량제어밸브 적용 필요성이 확인됐다.
장 책임은 “수전 2개 동시사용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열원공급온도 60℃ 수준에서는 40℃ 이상의 안정적인 급탕온도 확보가 가능했다”라며 “세대급탕열교환기는 3만kcal/h급보다 여유 있는 4만5,000kcal/h 이상 용량을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향후 △기계실 장비 △지하주차장 횡주배관 △PS 입상배관 등 가열수 계통 전체를 대상으로 설계표준화 방안을 마련하고 공공 프로젝트 파일럿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후 건설사 특성에 맞춘 모듈화, 환탕시스템 옵션화 등 특화기술도 적용할 방침이다.
모듈화는 △급수·급탕분배기 △순환펌프 △급탕열교환기유닛 등을 거치대 기반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유지보수 시 배관분리와 교체가 쉽도록 미터기와 연결배관에 슬라이드 배관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지역난방에서는 환탕시스템 구현이 어려운 만큼 순환펌프와 바이패스밸브를 활용해 온수 지연시간을 줄이고 물 사용량 절감과 쾌적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장 책임은 “공동주택 누수하자는 배관 삽입 및 체결불량, 시공관리 미흡 등으로 발생하며 분배기 하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누수가 발생하면 마감재 오염, 천장누수, 다층 피해로 확산될 수 있어 조기감지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누수감지 제품은 필름형, 케이블형, 접점형 등으로 구분된다. 접점형은 국소부위 감지에는 유리하지만 넓은 범위 적용이 어렵고 케이블형은 세대 적용 시 비용부담이 크다. 필름형은 시공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배관삽입형 센서와 바닥설치형 센서를 병행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바닥설치형 센서는 와이어 타입으로 적용해 넓은 범위의 누수를 감지할 수 있으며 별도 고정클립 없이 설치할 수 있으며 수분 제거 후 재사용도 가능하다.
또한 누수 발생 시에는 주방 하부에 설치된 밸브제어부를 통해 감지신호가 전달되며 거실 조절기와 월패드로 알람이 표시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10mL 수준의 누수 발생 시 30초 이내 알람이 작동하도록 성능시험을 진행했으며 소규모 환경챔버에서 센서 내구성과 감지성능을 검증했다.
장 책임은 “누수감지 센서의 성능과 알림시스템 시방을 정립해 프로젝트에 적용함으로써 누수피해를 예방하고 피해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 주거기술과 설계·시공품질 고도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냉매배관 동관 대체소재, ‘고연질 STS’ 부상
남승명 포스코이앤씨 프로는 ‘차세대 냉매배관 솔루션: 동관대체 고연질 스테인리스강(PossFD)’를 주제로 공동주택 냉매배관의 소재 전환 가능성과 현장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에어컨 냉매배관은 대부분 동관이 사용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표준자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가격상승 가능성, 동관 시장가격 변동성, 브레이징 등 화기작업에 따른 안전 리스크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성, 시공성,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체소재 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냉매배관용 고연질 스테인리스강 소재인 PossFD를 개발했다. PossFD는 일반 STS304대비 항복강도와 가공경화가 낮아 더 부드럽고 연성이 높으며 가공이 쉬운 것이 특징이다.
성능평가 결과 PossFD기반 고연질 스테인리스관은 △진원도 △내압성능 △유속비교 △이종접합부 내식성 등 주요 평가항목을 만족했다. 특히 STS와 동관 사이에는 전위차가 존재하지만 이종접합에 따른 동관 부식가속화 현상은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승명 포스코이앤씨 프로는 “포스코는 2022년 KS규격 제정을 통해 고연질 스테인리스 냉매배관의 규격을 마련했으며 표준시방서 개정을 통해 스테인리스 배관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또한 PossFD 적용 확대를 위해 고연질 스테인리스관, 소구경·중구경 무용접 조인트, 저원가 브레이징 필러메탈, 고주파 용접기술, STS Y형 분지관 등 요소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Cu/PossFD 접합용 브레이징 필러메탈은 기존 용접재대비 약 80%의 비용절감 효과와 동등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 Y형 분지관 대체를 위해 스테인리스 Y형 분지관도 개발했으며 시제품 4종을 제작했다.
현장 적용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송도 공동주택 현장 4개동 668세대 중 42세대에 침실 냉매매립배관에 고연질 스테인리스관과 무용접 조인트를 최초 적용했다.
또한 포스코 광양 생활관에서도 고연질 스테인리스관과 무용접 조인트가 적용됐다. 화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용접 원터치 방식으로 화재위험을 원천 차단했으며 시공성과 경제성도 확보했다. EHP 소구경 배관과 무용접 조인트 모두 시공 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관과 브레이징 방식대비 고연질 스테인리스관과 무용접 조인트를 적용할 경우 공사비는 약 15% 절감됨을 확인했으며 원터치 조인트 적용으로 시공성이 향상됐으며 동관 브레이징 작업을 줄여 화재발생 리스크도 낮췄다.
초기 적용 과정에서는 조인트부 누설이 일부 발생해 원인을 파악한 결과 플레어 소켓 재질 문제가 원인으로 확인돼 이를 개선한 후 시공분에서는 불량률이 크게 낮아졌다.
포스코이앤씨는 향후 개발된 요소기술을 활용해 공동주택 부대시설과 단위세대 적용을 확대하며 필드검증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냉매배관용 동관 대체소재로서 고연질 스테인리스관과 무용접 부속의 신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남 프로는 “냉매배관은 배관재질만으로 완성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연결부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의 신뢰성이 중요하다”라며 “가전사, 전문시공사, 건설사가 협업해 소재와 부속, 시공기술 전반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