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트펌프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성능인증기준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물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히트펌프가 주요 감축수단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관련 법·제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촉진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20kW 이상 공기 대 물(ATW) 히트펌프가 고효율기자재 품목에 도입됐으며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는 난방·냉방설비에 히트펌프가 포함됐다.
또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준요건을 충족하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재생에너지에 포함됐다. 공기열에너지 재생에너지 인정기준 및 보급사업 등에 관한 규정은 GWP 750 이하, EN14825 규격 기준 계절성능계수(SCOP) 3.3 이상 등을 주요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히트펌프보급에 제약으로 작용했던 비전기식 냉방설비 의무규정도 완화되고 있다. 건축물의 냉방설비에 대한 설치 및 설계기준 폐지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축냉식, 가스식, 지역냉방 등 특정 냉방방식 의무규정이 폐지되거나 완화됐다.
다만 제도개선과 별개로 성능인증기준의 복잡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현재 국내 히트펌프 인증기준은 △고효율기자재 인증기준 △양식장용 인증기준 △농기계 인증기준 △20kW 미만 고효율기자재 인증 조건안 등으로 나뉜다. 이때 각 기준마다 시험조건, 성능기준, 적용범위가 달라 제조사는 동일한 히트펌프 제품이라도 시장별로 별도 시험과 인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히트펌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효율 인증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인증기준에 맞춘 시험을 해야 하고 양식장이나 스마트팜시장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각각 다른 인증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라며 “동일한 히트펌프임에도 적용처에 따라 시험기준이 달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20kW 미만 고효율기자재 인증 조건안과 공기열에너지 재생에너지 인정기준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기준은 EN14825 시험방법을 활용하면서도 온도빈은 KS C 9306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시험체계가 혼재돼 있는 반면 공기열에너지 재생에너지 인정기준은 EN14825 시험방법과 EN 온도조건을 기반으로 SCOP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험방법과 인증기준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효율기자재 인증, 신재생에너지 인정, 농업·양식장 보급사업 등 적용처별 기준이 제각각 운영될 경우 제조사는 제품개발 이후에도 다수의 인증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는 비용과 시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히트펌프는 가정용, 경상업용, 상업용, 산업용 등 적용범위가 넓으며 운전조건도 다양해 국내 기후조건과 실제 운전환경을 반영한 합리적인 성능평가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해외 규격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시장과 용도별 운전특성을 고려한 인증기준 정비가 시급하다.
이에 따라 대한설비공학회 등 전문학회를 중심으로 국내 운전환경에 맞는 성능평가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히트펌프가 국내에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성능인증기준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라며 “가정용부터 상업용까지 분산된 인증기준을 정리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통일적이고 합리적인 성능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ASHRAE처럼 국내에서도 대한설비공학회 등 전문학회가 중심이 되길 바란다”라며 “히트펌프 성능인증기준 고도화와 가이드라인 마련에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