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전문기업 지지케이가 자사 성능인증제품을 겨냥한 반복적인 익명 민원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그동안 개별 발주기관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방어적 대응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성능인증기관의 사후관리 결과와 한국에너지공단 승인자료, 설계도서, 실제 계약실적 등을 근거로 민원 내용의 기술적 오류를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지지케이는 최근 상주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 관계자들에게 ‘지열설계 관급자재 재검토 요청’공문을 보내 “성능인증제품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로 기술 검토가 잘못 이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성명불상의 민원인이 설계사와 건설사업관리단 등에 사실과 다른 허위 기술정보를 전달해 납품업무를 방해하고 기업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택 공공사업에서 시작된 ‘성능인증 규격’ 논란
이번 논란은 평택시가 추진하는 고덕동 행정복지센터와 팽성도서관, 안정어린이집 및 예절교육관 신축공사에 지지케이의 성능인증제품이 적용되면서 본격화됐다.
올해 1월 경기도에 접수된 공익신고에는 지지케이의 성능인증제품인 ‘호환 및 대체 운용이 가능한 투웰방식 개방형 지열시스템’이 수의계약으로 채택됐지만, 실제 설계와 시공은 인증규격과 다른 일반공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민원인은 성능인증 취소와 계약해지, 기성금 환수, 부정당업자 제재 등을 요구했다.
민원인은 신고서에서 평택지역 지열사업의 지열공이 각각 3공과 5공으로 설계돼 두 개의 지중열교환기를 한 쌍으로 연결하는 페어링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성능인증제품이 아닌 일반공법으로 설계·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지케이는 성능인증제품에서 말하는 페어링은 지열공을 단순히 두 개씩 묶는 물리적 개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각각의 지열공에 수중펌프와 환수관을 동시에 설치해 개별적으로 스탠딩컬럼웰형(SCW) 방식의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복수의 지열공을 쌍방향 연통관과 더블릿하우징으로 연결해 단독운전과 호환운전, 비상운전이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지케이는 제품명에 포함된 ‘투웰방식’이 전통적인 투웰공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중열교환기의 호환, 대체운전을 위한 페어링기술을 표현한 용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투웰공법은 공급 지열공에서 지하수를 취수하고 열교환을 거친 지하수를 별도의 주입 지열공으로 보내는 고정식 순환구조다. 반면 지지케이 제품은 각 지열공에 공급과 환수기능이 모두 설치돼 동일한 지열공에서 지하수 공급 및 환수가 이루어지는 SCW 방식으로 운전되고 필요에 따라 다른 지열공과 페어링 연계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지정기관 사후관리 결과 ‘위반 없음’
지지케이가 반격의 핵심 근거로 제시한 것은 성능인증기관의 사후관리 결과다.
평택시의 요청에 따라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은 지지케이 성능인증제품(25-AAI0233)을 대상으로 현장실사와 전문가 기술심의를 포함한 사후관리를 실시했다. 사후관리 과정에서 현재 시공 중인 현장, 설계도면과 성능인증 신청제품 설명서 등을 비교·검토한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은 6월30일 평택시와 지지케이에 통보한 공문에는 각각 ‘성능인증 기준 위반 사실 없음’과‘성능인증 유지’라는 결과가 명시됐다. 다만 납품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인 만큼 준공시점까지 성능인증제품이 반영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조건이 제시됐다.
지지케이는 당시 현장이 지열공 천공 등 초기 공정에 머물러 있었고 쌍방향 연통관과 더블릿하우징 등 성능인증 핵심설비가 설치되기 전이었음에도 민원인이 천공된 지열공의 숫자만을 근거로 ‘일반공법 대체시공’과 ‘성능 미달’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사업 초기 일부 공정만을 보고 시스템의 성능인증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주문화예술회관까지 번진 논란
지지케이는 유사한 주장이 상주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의 설계사 및 건설사업감리단에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관계기관에 지열설계 재검토를 요청했다.
지지케이의 관계자는 “성명불상의 민원인이 한국에너지공단에 지지케이 성능인증제품과 관계가 없는 투웰공법 지중열교환기에 대해 질의한 뒤 해당 회신의 내용이 지지케이 성능인증제품에 해당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너지공단 질의에서 전제한 투웰공법은 공급정과 주입정의 역할이 분리된 구조로, 동일한 지열우물공에서 지하수의 공급과 환수가 이뤄지는 스탠딩컬럼웰형(SCW)과는 다른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지케이의 관계자는 "상주문화예술회관 설계에 적용된 각각의 지열공은 공급과 환수기능을 모두 갖춘 SCW 방식이며 지열공을 연결하는 쌍방향연통관과 더블릿하우징 등을 통해 성능인증기술이 구현된다"라며 "상주문화예술회관 지열시스템 설계요약서에 제시된 시스템COP는 냉방 4.56, 난방 3.58이며 지지케이는 이 수치가 지열에너지설비 시공기준에서 제시한 냉방 3.93, 난방 3.20을 각각 웃돈다"고 밝혔다.
첨부된 신재생에너지설비 설치계획 검토결과서에서도 상주문화예술회관에 적용되는 개방형 지열설비는 ‘적정’으로 표시됐다. 지지케이의 해당 성능인증제품은 이미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총 5건의 지열이용검토서 승인을 받았으며 지자체 등과 3건의 공공계약을 체결했다.
“단순 기술이견 아닌 영업방해”
지지케이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술적 견해 차이가 아닌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영업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지케이가 선택한 대응 방식은 익명 민원에 또 다른 주장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성능인증기관 사후관리 결과와 에너지공단 승인자료, 시방서·설계도면, 실제 계약자료를 한꺼번에 제시해 수요기관의 객관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한편, 수사기관에 형사 고발을 통해 성명불상 민원인의 신원 확인과 법적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지케이는 2016년 이후 자사 개방형 지열시스템 설치기술을 약 220개 공공기관 사업에 설계·적용했으며, 2018년 이후 순차적으로 준공된 70여개 사업의 지열설비가 무고장·무중단 운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민원이 단순히 개별 사업의 수주 여부를 넘어 그동안 구축해 온 지지케이의 기술신뢰성과 기업평판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 강경 대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성능인증제품의 명칭과 실제 설비구조 및 기술특성을 이해하지 않은 채 일부 용어만으로 기술 적합성을 판단할 경우 공공조달 현장에 상당한 혼선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투웰’이라는 표현이 전통적인 공급정·주입정 분리방식과 지지케이의 스탠딩컬럼웰형(SCW) 지열공 호환, 대체운전 기술에 동시에 사용되면서 오인을 키운 측면도 있다.
지지케이는 전문기관의 사후관리에서 ‘성능인증 위반이 없다’는 결과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도 수요기관에 사실관계 확인과 공정한 기술검토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