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구동형 방화댐퍼 ‘스프링리턴’ 기준 강화 시급

  • 등록 2026-09-04
크게보기

감지기 연동형 도입됐지만 액추에이터·정전 대응·축 체결 세부기준 공백
일반 모터·V클램프 혼용… 전원 상실·장기 진동 시 방화구획 무력화 우려
Fail-Safe·Form-fit·연기 단독감지·원격 Self-Test 등 4대 개선과제 부상

 

화재 초기 연기와 유독가스 확산을 차단하는 모터 구동형 방화댐퍼(MFD: Motorized Fire Damper)의 실제 폐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동부 성능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기감지 신호가 들어왔을 때뿐만 아니라 정전이나 선로 단선이 발생한 경우에도 기계적인 스프링 힘으로 자동 폐쇄되는 ‘Fail-Safe(Spring-Return)’ 액추에이터를 적용하고 모터와 댐퍼 축의 체결방식도 마찰력에 의존하는 V클램프 대신 사각축이 직접 맞물리는 Form-fit 구조로 규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지기 연동 도입됐지만 ‘닫히는 방식’은 기준 공백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감지기 연동형 방화댐퍼가 도입됐다. 기존 퓨즈링크방식이 일정 온도에 도달한 이후에야 댐퍼가 닫히는 한계를 보완하고 화재 초기단계에서 발생하는 저온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현행 하위 기술기준과 표준시방서에는 액추에이터의 물리적 사양을 비롯해 정전·단선 시 작동방식, 액추에이터와 댐퍼 블레이드 축의 체결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준 공백으로 인해 스프링 복귀기능이 없는 일반 모터인 Non-Spring Return 방식과 축 슬립 가능성이 있는 V클램프 체결구조가 현장에서 혼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감지기 연동 여부만 규정돼 있을 뿐 화재나 정전 상황에서 댐퍼를 실제로 닫는 구동부의 안전성까지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화댐퍼는 평상시 공조덕트를 개방한 상태로 유지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닫혀 덕트를 통한 화염과 연기의 이동을 차단하는 설비다.

 

문제는 일반 모터방식이 댐퍼를 닫을 때도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화재 확산과정에서 배선이 소손되거나 배전반이 차단돼 액추에이터의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댐퍼가 열린 위치에서 그대로 멈출 가능성이 있다.

 

연기감지기가 화재를 정상적으로 감지하고 중앙제어부에서 폐쇄신호를 보냈더라도 액추에이터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댐퍼 블레이드가 움직이지 않는 구조다. 이 경우 공조덕트가 화염과 연기의 이동경로로 남아 방화구획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스프링리턴방식은 평상시 전원을 공급해 댐퍼를 열린 상태로 유지하고 화재신호가 수신되거나 전원이 끊기면 내장된 스프링의 복원력으로 댐퍼를 닫는다. 정전이나 단선 자체를 비상신호로 인식해 별도의 폐쇄용 전력 없이 안전상태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관련업계는 화재 시 전력공급을 전제로 하는 방식보다 전원이 상실됐을 때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를 방화댐퍼의 기본 원칙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터 돌아도 댐퍼가 안 닫힐 수 있다?

액추에이터와 댐퍼 블레이드 축을 연결하는 체결부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방화댐퍼는 준공 이후 공조덕트 내부의 기류 압력과 설비 진동에 지속해서 노출된다. 모터와 댐퍼 축을 볼트와 금속 플레이트의 마찰력으로 고정하는 V클램프방식은 장기간 진동이나 반복적인 토크가 전달될 경우 볼트 장력이 낮아지고 축이 헛도는 슬립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액추에이터는 닫힘 위치까지 정상적으로 회전했지만 실제 댐퍼 축에는 회전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블레이드가 완전히 닫히지 않을 수 있다. 중앙방재실에는 정상적인 닫힘 신호가 표시되더라도 덕트 내부의 댐퍼는 일부 열린 상태로 남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Form-fit방식은 액추에이터 허브와 사각형 댐퍼 축이 기하학적으로 직접 맞물리는 구조다. 볼트를 조여 발생하는 마찰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각축 자체가 회전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장기간 진동과 급격한 토크에도 축의 헛돎을 방지할 수 있다.

 

Form-fit은 액추에이터의 회전각을 댐퍼 축과 블레이드에 직접 전달하는 반면 V클램프는 시간 경과에 따른 볼트 장력 저하와 유격 발생에 대비해 주기적인 체결상태 점검과 재조임이 필요하다.

 

해외 기준은 전원 상실 시 안전상태 전환 중시

관련업계는 미국과 유럽의 방화·방연댐퍼 관련 기준이 전원 상실 상황에서 댐퍼가 안전한 상태로 전환되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NFPA 80(Standard for Fire Doors and Other Opening Protectives)은 방화댐퍼와 방화·방연 복합댐퍼의 설치 및 유지관리 기준을 규정하며 다루며 업계에서는 전원 상실 시 기계적으로 폐쇄되는 Fail-Safe 개념을 주요 원칙으로 해석하고 있다.

 

NFPA 501(Standard on Manufactured Housing) 및 NFPA 공조 기준은 덕트 관통부의 방화 차단 구조에서 열·연기 감지 시 능동적 폐쇄와 정전 시 물리적 안전 상태 전환을 요구한다.

 

UL 555와 UL 555S(Underwriters Laboratories)는 방화댐퍼(UL 555) 및 방연댐퍼(UL 555S) 인증 기준으로, 액추에이터는 250℉(121℃) 또는 350℉(177℃) 고온 노출시험 하에서 전력 상실 시 스프링 복원력으로 정해진 시간(15~30초) 내 완전 폐쇄를 검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EN 15650(유럽 방화댐퍼 규격)은 모든 모터 구동형 방화댐퍼에 Fail-Safe(Spring-Return) 메커니즘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액추에이터의 구동방식과 전원 차단 시 작동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강제하는 기준이 미비해 전원 상실 시 열린 상태에 머무는 일반 모터와 스프링리턴 제품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축 체결방식도 별도 규정이 없어 마찰력 의존형 V클램프가 다수 적용되고 있으며 유지관리 역시 댐퍼의 실제 개폐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하기보다 현장 시각점검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프링리턴·Form-fit 등 4대 개선방안 시급

관련업계가 제시하는 첫 번째 개선방안은 방화구획에 설치되는 모터 구동형 방화댐퍼에 Fail-Safe(스프링리턴) 기능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연기감지 신호가 수신됐을 때뿐만 아니라 선로 단선과 정전 등 비상상황에서도 내장 스프링의 힘으로 댐퍼가 자동 폐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재 시에도 급·배기를 유지해야 하는 비상발전기실 등 특수구역에는 Non-Spring Return 방식을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두 번째는 액추에이터와 댐퍼 축 체결방식을 ‘Form-fit 사각 축’으로 규격화다. V클램프처럼 볼트의 조임과 마찰력에만 의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사각축이 액추에이터 허브와 직접 맞물리는 Form-fit 구조를 시방서와 성능시험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 진동과 노후화에 따른 축 헐거워짐, 슬립, 불완전 폐쇄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는 연기감지기와 온도센서의 제어로직 개선이다. 연기감지기 오작동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연기와 온도가 모두 감지돼야 댐퍼가 닫히도록 하는 ‘AND 조건’을 적용하면 화재 초기의 저온 연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댐퍼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감지기 연동형 방화댐퍼의 도입 목적이 화재 초기 연기와 유독가스의 조기 차단에 있는 만큼 연기감지기 단독 신호만으로도 즉시 폐쇄되도록 제어로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입장이다.

 

네 번째는 자동점검과 원격 모니터링 기준 도입이다. 업계에서는 시운전 단계와 준공 1년 후, 이후 4년 주기로 댐퍼의 실제 작동상태를 확인하는 점검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재실에서 각 방화댐퍼의 열림·닫힘 상태를 상시 확인하고 자동 개폐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통신·제어 인터페이스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동신호’ 넘어 ‘실제 완전폐쇄’ 확인해야

모터 구동형 방화댐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능평가와 유지관리 기준을 감지신호 수신이나 액추에이터 회전 여부에서 댐퍼 블레이드의 실제 완전폐쇄 여부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액추에이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전기적 신호만으로는 정전 시 미작동, 체결부 슬립, 블레이드 불완전 폐쇄와 같은 물리적 결함을 확인하기 어렵다. 전원 상실 시 자동 폐쇄되는 스프링리턴 액추에이터와 슬립을 방지하는 Form-fit 체결구조, 연기 우선 제어로직, 원격 자동점검체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방화구획의 실질적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관련업계는 이 같은 세부기준이 마련될 경우 정전과 단선 상황에서도 방화구획을 안정적으로 폐쇄하고 장기 사용에 따른 축 헐거워짐과 헛돎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 방화댐퍼 액추에이터와 유지관리체계를 NFPA·UL·EN 등 해외 기준과 비교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은철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 youtube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