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DC)산업을 총망라하는 ‘Korea Cloud & Datacenter Convention 2026(KRCDC 2026)’가 지난 9월1일 서울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Powering Korea’s AI Infrastructure Future’를 슬로건으로 100kW 이상 고밀도 랙 시대의 DC 설계 전략부터 엣지DC·지방분산화를 둘러싼 시장전망, 아시아 DC 투자를 좌우할 자본·전력·연결성 이슈 등을 패널토론을 통해 폭넓게 다뤘다.
100kW 이상 고밀도 랙 맞춤 DC 설계 기준 바꿔
‘100kW 랙 그 이상: 극한의 고밀도를 위한 AI DC 설계’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은 데이비드 변(David Byun) 센트라엣지(CentraEdge) 창업자 겸 경영자문이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제임스 소(James Soh) 프레이어(Freyr) 테크놀로지 IDC 총괄, 이종래 에퀴닉스 코리아 IBX 센터장, 김진성 엠피리온디지털(Empyrion Digital) 솔루션 엔지니어링 상무가 패널로 참여했다.
논의는 랙 전력밀도 상승 전망과 이에 따라 운영자 입장의 설계접근법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제임스 소 총괄은 “랙당 전력이 12kW를 넘어가면 공랭식 냉각으로는 발열관리 감당이 안된다는 확신이 있어 GB300서버를 적절한 환경에 들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라며 “수랭식 DC라고 하면 완전히 물로만 냉각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15%만 액체냉각이고 나머지는 공랭식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냉각”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직접칩냉각(D2C: Direct-to-Chip Cooling)과 액침냉각 중 어느 쪽이 주류 냉각방식이 될지 전망이 공유됐다.
이종래 센터장은 “D2C는 발열부품을 정확히 겨냥해 냉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액침냉각은 탱크 안의 모든 것을 다 식히는 샷건방식 냉각이라 냉각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제임스 소 총괄은 “액침냉각 탱크용 서버는 특수주문이 필요해 일회성 생산인 경우가 많고 카드나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여분을 구하기 어려워 현재 아직 파일럿 단계”라고 지적했다.
김진성 상무는 “GPU가 핵심인 건 맞지만 혼자 작동하는 게 아니며 D2C방식은 네트워크·스토리지 랙과 동일한 표준규격을 쓸 수 있어 호환성이 좋다”라며 “최근 엔비디아가 GB300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서 CDU와 D2C방식의 호환을 명시해 D2C가 우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고밀도 랙 시대에 2N·N+1 전력이중화 방식의 적합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 센터장은 “고밀도 랙을 지원하는 DC에 2N이나 N+1 등 이중화는 무의미하다”라며 “불필요한 인프라를 짓느라 막대한 투자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DC를 설계한다면 고전압 직류전원이 차세대 DC배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DC시설을 AI에 대응가능한 수랭식 냉각시스템으로 개조(리트로핏)할 수 있는지도 논의됐다.
김 상무는 “잘 알고 계신 바닥하중 문제와 함께 D2C 설비를 위해서는 최소 6~8m 이상 여유공간이 필요하다”라며 “또한 침전물 등 오염으로부터 배관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향후 3년 뒤 시장전망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소 총괄은 “젠슨 황이 말한 AI생태계를 구성하는 ‘5개 층 케이크’를 보면 맨 아래층이 전력이고 그 위가 DC, 그 위가 칩”이라며 “결국 엔비디아의 GPU 칩 개발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에디슨은 직류방식을 밀었지만 140년이나 시대를 앞서갔다”라며 “지금 DC를 설계하면서 직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규모 운용전력 엣지DC, 지방분산화 방안 주목
DC산업이 다방면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소규모 전력으로 운영되는 엣지DC시장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오후 패널토론에서는 ‘중앙 집중식 클라우드를 넘어: 한국은 엣지DC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를 주제로 국내·외 엣지DC시장 동향과 전망을 논의했다.
토론에는 심재나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대리가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김영준 다우기술 데이터센터 이사, 벤 부드로(Benoit Boudreau) Zerra DC CTO, 인지운 에포크(EPOCH) 이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은 국내 엣지DC시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김영준 이사는 “엣지DC의 원래 정의는 소규모 DC가 아니라 케이블연결성을 높이는 엣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줄 수 있는 DC를 말한다”라며 “그러나 현재는 수전전력 10MW 기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피할 수 있는 DC에 대한 투자자와 운영사의 관심이 너무나도 많다”고 말했다.
인지운 이사는 “고객사로부터 엣지DC가 필요하다고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며 “엣지DC는 상대적으로 부지가 작고 전력 규모도 작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고 건설단가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활발해지는 DC 지방분산화 문제가 다뤄졌다.
김 이사는 “세상은 바뀌었고 DC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DC는 전력이 있는 곳으로 향해야 되고 발전원은 거점도시들로 이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부드로 CTO는 “AI시대는 거의 무조건 100MW부터 시작하게 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라며 “AI네오클라우드들은 지연문제보다 발전설비 인접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인 이사는 “처리지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AI LLM이나 AI컴퓨팅 수요는 응답처리속도보다 전력과 확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방으로 충분히 내려갈 수 있다”라며 “전국적으로 분산이 되는 그림보다는 특정거점 위주로 집중돼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끝으로 해외 투자자의 한국 DC시장 평가에 대한 질문으로 논의가 마무리됐다.
인 이사는 “전력이 확보돼 있고 장기계약이 돼 있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DC자산은 투자자에게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라며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공급가능 전력용량과 한전과의 전력계약 확보 여부”라고 말했다.
부드로 CTO는 “하이퍼스케일러들과 논의할 때 한국은 상위권 2개 선택지 중 하나로 계속해서 언급된다”라며 “일본이나 호주 고객은 다르긴 하지만 대개 한국이 자주 언급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좋아하는 시장이 한국시장이라는 건 명확하다”라며 “한국은 GPU를 공급받기 쉬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자본·전력·연결성, 국내 DC 시장경쟁력 핵심요건
행사는 폐막토론으로 마무리됐다. 폐막 패널토론에서는 ‘오늘을 넘어: AI 수요,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 및 네오클라우드가 아시아의 AI인프라 미래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아시아 및 국내 AI DC시장의 자본·전력·연결성 논의가 진행됐다.
차윤경 한국하니웰 리더가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샘 리(Sam Lee) 엣지코넥스(EdgeConnex) 전무이사, 누타나이 아눈타룸폰(Nuttanai Anuntarumporn) 인터링크 텔레콤(Interlink Telecom PCL) CEO, 앤디 첸(Andy Chen) GMI 클라우드 부사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논의는 개발사들이 시장 진입속도와 장기적 확장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샘 리 전무이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거의 모든 시장에 수요와 공급이 크게 몰려들고 있다”라며 “토지도 있고 전력도 있지만 인허가와 정부승인을 받는 능력이 한국시장의 주요과제”라고 지적했다.
누타나이 아눈타룸폰 CEO는 “고객은 DC 구축 이후 계속 확장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미래 수요대응을 위해 용량과 전력을 확보해두어야 한다”라며 “고객이 필요할 때 붙잡지 못하면 고객은 경쟁사나 다른 가용전력을 찾아 떠나버리고 거래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앤디 첸 부사장은 “GMI 클라우드는 IDC 운영자가 아니라 IDC 사용자이며 데이터와 전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클러스터를 설계한다”라며 “지금 상황은 일시적이며 2028년쯤 되면 사람들이 AI 붐을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DC와 전력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컨테이너형 DC가 아시아지역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가 논의됐다.
누타나이 CEO는 “태국에서는 지방거점에 엣지형태로 컨테이너를 설치해 사용하고 중앙집중형은 여전히 하이퍼스케일 DC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첸 부사장은 “보통 IDC는 30년까지 쓸 수 있지만 컨테이너형 DC는 10년 정도 사용된다”라며 “컨테이너는 일종의 레고 세트와 유사해 확장하기도 쉽고 나중에 다른 세대로 넘어가더라도 모듈만 교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과 전력, 연결성을 통한 차세대 DC 구축자금 조달방안이 논의됐다.
리 전무이사는 “전 세계 상위 10개 하이퍼스케일 사업자 기준으로 2026년에 현재 계획·개발 중인 인프라를 짓는 데 약 7,000억달러의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앤트로픽이 미국이든 유럽이든 아시아든 여유용량을 다 가져가겠다고 해도 은행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부채 확대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첸 부사장은 “지금 클러스터를 짓는다고 하면 1억달러 수준이 아니라 수십억달러 단위이며 먼저 부지와 전력을 확보한 뒤 고객을 찾아야 자본이 들어온다”라며 “최근 대만의 한 은행에서 6억2,500만달러 대출을 약 3.45%의 좋은 금리로 받았다”고 밝혔다.
아눈타룸폰 CEO는 “전력과 자본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구축이 불가능해 확실한 수요가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나 소셜미디어기업과 먼저 계약을 맺으려 했다”라며 “고객은 항상 전력이 확보여부를 문의할 만큼 전력을 중시해 앞으로 3~5년동안은 전력이 DC시장 핵심요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성 등 새로운 연결 기술이 개척할 시장전망이 다뤄졌다.
첸 부사장은 “학습전용 DC라면 우주에 구축해도 괜찮을 수 있지만 추론이라면 정말 끔찍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결국 입지선택은 연결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리 전무이사는 “1kW급 서버 하나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비용이 약 88만달러 수준”이라며 “MW단위로 가면 경제성을 맞추기 어려워 위성이 지상 케이블이라는 오늘날의 표준을 뒤흔들 만한 게임체인저가 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눈타룸폰 CEO는 “케이블은 최소 2~3개의 연결선이 요구되며 저궤도위성기술(LEO: Low Earth Orbit) 등 대체기술까지 백업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라며 “한국이나 일본처럼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레이저 빔 링크로 지점을 연결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으며 향후 우주에서 지구로 통신하는 DC위성까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는 2030년 AI인프라 산업 최우선과제와 국내시장 전망으로 마무리됐다.
아눈타룸폰 CEO는 “전력자원은 유한하므로 레버리지를 키워가다간 전력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AI엔진을 더 이상 돌릴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지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첸 부사장은 “2030년쯤에는 GPU 활용률이 더 좋아지고 토큰비용도 훨씬 저렴해질 것”이라며 “한국은 지리적으로 유럽·미국·동남아시아 모두와 가까워 DC입지조건도 아주 좋다”고 말했다.
리 전무이사는 “한국이 현재 디지털인프라 측면에서는 아시아 주요국들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라며 “한국정부가 현재 지원기조를 이어간다면 이 격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