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kharn 지난 9월4일 서울 코엑스마곡에서 ‘All That ZEB 2026’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건물부문 탄소중립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로 하루동안 6개 세션이 진행됐다.
1-2 ‘건물의 지속가능성과 에너지효율화’ 세션에서는 ZEB(제로에너지빌딩) 활성화 방안과 건물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KOSATA와 한국EMS협회가 칸과 함께 공동주최로 참여했으며 김학건 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장과 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이 인사말을 진행했다.
김학건 한국녹색건축기술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칸kharn은 지난 11년간 냉난방공조와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시작으로 녹색건축과 제로에너지건축분야로 취재영역을 넓히며 그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든든한 메신저이자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라며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활발한 활동으로 녹색건축과 제로에너지건축의 보급·확산에 누구보다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ZEB 세미나 주제는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 실현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분야이며 그 중심에는 제로에너지 확산과 지속가능성, 건물 에너지효율화가 있다”라며 “이 자리가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전달되며 참석자들이 서로의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건물부문 탄소중립과 제로에너지 확산을 위해서는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준공 이후에도 그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최근 제로에너지건축을 중심으로 에너지자립, 고효율설비,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접목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술을 실제 건물의 운영과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주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관련 기술과 제도가 실제 건물의 에너지효율화와 성과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며 "EMS협회도 건물 에너지관리산업 발전과 제로에너지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는 △ZEB Plus, LEED Zero를 달성한 에너지엑스DY빌딩 소개 및 운영관리(박창영 에너지엑스 대표) △에코다가 제안하는 ‘원스톱 통합솔루션’(박인 에코다 대표) △미래형건물을 위한 글로벌 통합 인증전략(장세영 어패스리질리언스 전략본부장) △ZEB 확산을 위한 BEMS 역할 및 정부지원방안(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 △건물에너지 통합관리솔루션 ‘CxEMS’(이수인 더키 이사) △ZEB 구현을 위한 자율형 빌딩 기술(이정남 한국지멘스 스마트인프라빌딩사업부장) 순으로 진행됐다.
“ZEB 이후 실사용 성능 측정기준 마련돼야”
박창영 에너지엑스 대표는 ‘ZEB Plus, LEED Zero를 달성한 에너지엑스DY빌딩 소개 및 운영관리’를 주제로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플러스 등급과 LEED Zero 인증을 추진 중인 에너지엑스 DY빌딩을 소개했다. 또한 준공 이후 1년간 축적한 실사용 데이터를 통해 인증성능과 운영성능의 차이를 짚었다.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에 위치한 DY빌딩은 연면적 3,274.87m²,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건물로 2022년 ZEB 예비인증을 시작으로 2023년 ZEB 1등급 본인증, 2024년 탄소중립건축인증(ZCB) 1등급, 2025년 ZEB 플러스 등급 재인증, 2026년 LEED O+M Gold 인증을 차례로 취득했다. 9월 중에는 실사용 성과를 기반으로 한 LEED Zero Energy·Carbon 인증도 국내 최초로 획득할 예정이다. ZEB 본인증 기준 에너지자립률은 129.9%로 집계됐으며 탄소중립건축인증에서는 탄소감축량 100.04%로 국내 최초 1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는 프리패시브·패시브·액티브·신재생·에너지관리로 이어지는 5단계 구현전략이 있다. 법정기준대비 단열성능을 30% 이상 끌어올리고 냉난방·급탕·환기를 전기기반 설비로 전환했다. 지붕과 주차장 상부에는 태양광발전(PV) 81kW를, 입면과 커튼월에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129.8kW를 나눠 설치해 총 210kW 규모의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박 대표는 “경제성과 시공성, ZEB평가에 유리한 태양광을 우선 배치하며 입면 디자인을 고려한 BIPV를 추가로 배치해 등급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은 인증성능과 실사용 성능 사이의 차이였다. 400여개 계측점을 갖춘 자체개발 BEMS로 1년간(2025년 4월~2026년 3월) 데이터를 축적했다.
그 결과, 냉난방·급탕·환기·조명 등 ZEB인증과 동일한 5대 용도만 비교하면 실사용 자립률은 100% 이상이다. 그러나 콘센트 등 전열부하와 수송·외부설비 등 기타부하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용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전열과 기타부하는 실사용 총량의 43%를 차지한다.
ZEB인증과 비교한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자율 출퇴근제로 오전 이른 시간대 난방이 늘고 오후 늦은 시간대 재실이 줄면서 냉방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3층과 4층은 테라스 휴게공간 출입문이 수시로 열리며 열손실이 커 난방부하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지하주차장과 2층 공용부는 조명사용량이 두드러져 절감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에너지엑스는 올해 4월부터 공용부 조명 50% 상시 소등, 점심시간 및 퇴근시간 소등, 냉난방 중앙·개별 제어 병행 등 운영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ZEB 인증이 탄소중립의 출발점일 뿐, 결국 운영단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탄소중립의 완성”이라며 “인증 이후 실사용 성능을 확인하는 체계, 총 사용량 기준의 평가지표, 건물간 비교가 가능한 표준화된 측정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기단계 법적기준·인증전략 설계 중요
박인 에코다 대표는 ‘에코다가 제안하는 원스톱 통합솔루션’을 주제로 발표했다.
ZEB 의무화는 2020년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2023년 공공 확대, 2025년 민간 확대로 이어지며 이제 대부분의 신축건축물이 ZEB 5등급 수준 설계 의무대상에 해당한다. 문제는 ZEB가 단일인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허가단계에서 에너지절약계획서, 저영향개발 사전협의, 수질오염총량 협의 등이 동시에 검토돼야 하며 인증취득 역시 ZEB 외에 녹색건축인증, 지능형건축물 인증,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LEED·WELL 같은 글로벌 인증이 함께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 태양광 일조분석, ECO2 시뮬레이션, 풍환경(CFD)·연돌효과 분석까지 겹치면서 준비되지 않은 사업은 설계 미반영이나 인증 필수항목 누락으로 인허가가 지연되고 공사비와 분양·입주 지연 비용으로 이어진다”라며 “초기단계에서 놓친 법적기준과 인증전략은 사업 후반부에 몇 배의 비용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설계사무소를 위해서는 △사전기획 검토 △법기준·인센티브 반영 △설계대안 환경분석 △에너지 최적설계 시뮬레이션 등 네 가지 역량이 필요하다. 에코다 원스톱 통합솔루션은 DesignBuilder(EnergyPlus 기반) 모델 하나로 일조·풍환경(CFD)·실내쾌적성(PMV) 분석부터 단열·창호 최적화, 경제성 분석까지 통합 수행할 수 있다. 세종시 국립도서관 설계안 분석 사례에서는 외피성능 향상을 위해 냉난방부하를 24%, 시스템 개선을 조합한 대안으로 연간 1차에너지 소요량을 32% 각각 줄일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친환경·에너지 역량은 외주가 아니라 설계 경쟁력”이라며 “심의단계에서 신재생·에너지 검토를 미리 수행하면 보완요구 없이 한번에 인허가를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에는 △BEMS 구축·설치확인 대응 △결로·연돌 하자 예방 컨설팅 △인증·심의항목 현장 검증 등이 핵심이다. 고기밀·고단열로 지어지는 ZEB일수록 오히려 결로·연돌 하자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시공 중 시뮬레이션으로 취약부위를 사전 진단·보완해야 준공 후 하자분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에코다는 설계·허가·시공·준공 단계별로 인증 컨설팅의 수행 품질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친환경 인증 커미셔닝’서비스도 새롭게 제공할 예정이다.
발주처·시행사를 위한 전략으로는 △대지 일조분석에 기반한 입지분석 △교육환경 보호계획 △에너지분석 △용적률 인센티브 조합 등이 있다. 서울 강남권 업무시설(연면적 약 3.5만m²) 프로젝트 사례를 보면 같은 15% 용적률 완화라도 인증조합에 따라 난이도가 갈린다. 녹색그린 2등급과 ZEB 5등급 조합은 완화율이 14%에 그치는 반면, 녹색그린 1등급과 ZEB 5등급을 함께 받으면 15%까지 가능하지만 허가 전 두 예비인증을 동시에 완료해야 해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녹색그린 3등급에 재활용 건축자재 15% 사용을 더한 조합은 ZEB 예비인증만 완료하면 돼 부담이 낮으면서도 동일한 15% 완화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학교 경계 200m 이내 교육환경평가 대상 여부도 사업 초기에 확인해야 할 리스크로 꼽혔다.
박 대표는 “에코다는 2010년 설립 이후 16년간 2,630건의 인증 컨설팅과 84건의 에너지저감솔루션 기술개발·연구를 수행했으며 DesignBuilder 한국총판과 Ansys 파트너 자격의 시뮬레이션 해석 역량, 자체 EMS·BEMS 구축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부터 운영까지 건축 전 생애주기를 하나의 파트너가 관리해야 정보단절 없이 리스크에 통합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인증, 기술 넘어 자산가치 상승 도구
장세영 어패스리질리언스 전략본부장은 ‘미래형 건물의 글로벌 통합인증 전략’을 주제로 △LEED △WELL △WiredScore △SmartScore 등 4개 글로벌 인증을 하나의 전략으로 통합 운영하는 어패스리질리언스의 ‘APATH ONE-PATH’솔루션을 소개했다.
어패스리질리언스는 인증을 기술적 검증수단을 넘어 자산가치를 높이는 도구로 접근한다. LEED를 국내에 도입한 이력을 시작으로 WELL, WiredScore, SmartScore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서울시가 발주한 서울형 LEED 지역단위인증 개발 연구용역을 두 차례 수행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LEED O+M 22개, BD+C 29개 프로젝트를 완료 또는 수행 중이며 USGBC 공식 심사평가자인 LEED Reviewer로 국내외 255건의 프로젝트를 검토했다. WELL은 7개 프로젝트를, WiredScore·SmartScore는 각 7개·6개 프로젝트를 국내 최초로 진행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미래형 건물이 갖춰야 할 핵심가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 대응력, 기술전환에 대응하는 기술대응력, 인간중심 가치를 반영하는 사용자 대응력 등”이라며 “이 세가지 가치는 각각 LEED(지속가능성), WiredScore(스마트테크), WELL(웰빙)이라는 글로벌 인증체계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인증은 겉보기에 중복되는 보이지만 각 인증의 역할이 다르다. 실내공기질을 예로 들면 LEED는 필터성능, 공조기 사양 등 설비 인프라 자체를 평가한다. WELL은 그 결과로 실내 CO₂·미세먼지 농도가 실제로 기준을 충족하는지 센서로 측정·검증한다. SmartScore는 이런 조건을 자동으로 유지하는 지능형 제어·자동화시스템을 갖췄는지 평가한다.
장 본부장은 “네가지 인증이 통합적으로 이뤄질 때 최고의 가치와 성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며 “단 하나의 인증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LEED와 WELL 항목은 약 35%, LEED와 WiredScore·SmartScore는 약 10% 겹치며 부동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인 GRESB에는 LEED 취득 시 약 55%, WELL 약 30%, WiredScore 약 21.5%의 점수가 반영된다.
해외사례로는 인도 구르그람의 오피스빌딩 ‘Atrium Place’와 홍콩 센트럴의 ‘The Henderson’이 소개됐다. 두 건물 모두 LEED·WELL·WiredScore·SmartScore를 플래티넘 수준으로 취득하며 통합인증 전략을 실증했다.
국내에서는 힐튼 재개발 프로젝트인 ‘이오타 서울(The Ritz-Carlton)’이 어패스리질리언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IOTA Biomorphic Workplace Standard’라는 통합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이외에는 삼표산업 S683, 강남역 L프로젝트, 서울파이낸스센터, 크래프톤 성수클러스터, 서리풀 지구단위특별계획구역 등에서도 통합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팩토리얼 성수는 국내 최초로 WiredScore·SmartScore 인증을 완료해 2025년 골드등급을 받았다. 국내 WiredScore 인증제도는 올해 4월 어패스리질리언스와 공동으로 처음 론칭됐다.
BEMS 조달체계 개편 촉구
박병훈 한국EMS협회 사무총장은 ‘ZEB 확산을 위한 BEMS 역할 및 정부지원방안’을 주제로 ZEB인증만으로는 실제 에너지성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짚으며 BEMS의 조달·인증 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EMS협회는 BEMS에서 출발해 공장·재생에너지·전기차 등으로 영역을 넓힌 EMS(에너지관리시스템) 전반을 다루는 단다. 소관부처도 국토교통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됐다. 국내 BEMS제도는 2014년 국토교통부가 녹색성장위원회에 활성화 방안을 상정하며 본격화됐다. 이를 계기로 2014년 KS F 1800-1, 2021년 KS F 1800-2가 각각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박 사무총장은 “표준을 근거로 BEMS 설치확인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현장에 직접 나가 보면 제대로 검증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라며 “다시 설치를 확인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건물부문은 2030년까지 2018년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2.8% 줄여야 하는 만큼 BEMS를 통한 운영단계 에너지감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ZEB인증 절차가 통합·간소화되는 과정에서 BEMS의 핵심기능 항목 상당수가 필수에서 권장 사항으로 밀려났다.
박 사무총장은 “BEMS의 핵심목표인 건물에너지관리 기능이 필수에서 제외되고 대부분 권장사항으로 바뀌었다”라며 “최소비용으로 인증을 받으려다 보니 권장항목은 굳이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ZEB인증은 설계·시공단계의 최소 기준 충족 여부만 평가하지만 실제 건물은 준공 이후 수십년간 입주율변화, 설비노후화, 운영자 교체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박 사무총장은 “BEMS는 에너지 데이터기반 분석과 성과관리시스템이며 BAS는 설비자동제어 중심의 시스템”이라며 둘의 차이를 짚었다.
공공조달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도마에 올랐다. 2025년 기준 BEMS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 조달사업 건수는 약 2,900여건에 이르지만 독립된 조달품목이 없어 여전히 ‘빌딩자동제어장치’ 품명으로 발주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하드웨어·제어장치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BEMS 전문기업의 직접 참여가 제약받고 있으며 일부 사업은 1990~2000년대 초반 시방서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EMS협회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37개 국립대학교에 표준 시방서를 보급했으며 부산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이를 채택했다. BEMS 독립 조달품명이 신설되면 에너지절감 10~20%, 탄소배출감축 15~25%, 운영비절감 10~15%, 시장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EMS협회는 BEMS 구축기업의 기술력과 시공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BEMS 공사실적증명’ 제도를 자체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신청·서류검토·현장확인·위원회 심의를 거쳐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공공·민간 발주 시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선정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BEMS 조달품명 신설 △운영성과 중심의 인증·인센티브 확대 △R&D·표준화 지원 △전문인력 양성 △데이터기반 산업생태계 구축 등 5대 정책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
박 사무총장은 부처간 시각차를 짚으며 “국토부는 제도강화보다 규제완화 쪽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산업을 활성화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려면 에너지·환경분야의 제도는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라며 “기후부와 국토부가 협의해 에너지·환경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비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키, 이상데이터 자동 보정 특허
이수인 더키 이사는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CxEMS v2.2’를 소개하며 ZEB 성과보고의 출발점은 인증이나 제도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EMS화면 숫자가 실제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가 한 번 끊기면 결측이 생기며 통신이 복구돼도 그 공백은 저절로 메워지지 않는다. 센서가 노후되거나 교정범위를 벗어나면 값이 튀면서 절감률과 배출량 계산이 흔들린다. 여기에 중소형 공공건물이나 야간무인공장처럼 에너지담당자가 상주하지 않는 현장이 많다 보니 이런 오류를 사람이 실시간으로 바로잡기도 어렵다.
이 이사는 “탄소나 제로에너지 등 성과를 보고하게 됐을 때 숫자 자체를 믿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온다”라며 “신뢰할 수 없는 숫자로는 인벤토리도, 인증도, 성과보고도 제대로 이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CxEMS v2.2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코어모듈로 공장(FEMS)·건물(BEMS)·주거(HEMS)를 모두 아우르도록 설계됐다. 핵심은 자체특허(10-2868377) 알고리즘을 통한 이상데이터 자동보정기능이다. 원본데이터는 백업 DB에 그대로 남겨두고 집계데이터만 보정하는 방식이다. 짧은 공백은 앞뒤 정상값으로 이어 채우는 선형보간을, 1시간 이상 이어지는 장기결측은 과거 같은 시간대 패턴을 반영하는 동시간대 이동평균을, 계측기 리셋으로 누적값이 거꾸로 튀는 경우는 오프셋 방식으로 각각 복구한다. 고성능서버 없이 일반서버와 엣지에서 동작하도록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이사는 “사람이 없는 현장일수록 소프트웨어가 숫자를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고가서버 없이도 광범위하게 적용가능한 보급형모델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성능은 KOLAS공인시험을 통해 수치로 검증됐다. 데이터정합성 98.66%, 보정처리율 100%, 수집 정확도 100%, 보정오차 1.34%를 기록했으며 조명·냉방 스케줄제어를 통한 절감률은 각각 25.1%와 22.4%, 평균 22.3%로 공인됐다. 제어명령 응답속도는 조명 0.021초, 냉방 0.314초로 1초를 넘지 않는데 다른 업체 설치사례에서는 제어 명령이 1초에서 5초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화면구성은 통합모니터링, 수집·품질감시, 요금·목표·M&V, 설비제어, 탄소 Scope 1·2·3, 운영보고서 등 여섯가지 기능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이사는 “에너지와 탄소, 품질이력을 한 화면에서 봐야 절감숫자와 탄소숫자를 같은 기준으로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축사례로는 공주보건소, 춘천지암보건소, 자양사동 제2경로당 등 공공시설과 코스메카, 잉글우드랩, 알엠 오산공장 등 산업현장이 소개됐다. 한국환경공단 사업을 통해 설비교체와 EMS를 함께 적용한 코스메카와 잉글우드랩은 각각 45.17%, 42.67%의 절감률을 달성했다. 이는 설비교체 효과가 합산된 수치이며 EMS 단독으로는 평균 20% 안팎의 절감효과가 확인됐다.
이 이사는 “ZEB, 그린리모델링, 녹색건축인증(G-SEED),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MRV(측정·보고·검증) 등 관련제도가 촘촘해질수록 증빙에 쓰일 데이터의 품질이 더 중요해진다”라며 “통합관제센터(TOC), AI에이전트, 자체 CS고객센터를 통해 설치 이후에도 무인·중소형 현장의 사후관리가 끊기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넘어 자율형빌딩 진화
이정남 한국지멘스 스마트인프라빌딩사업부장은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을 위한 자율형 빌딩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AI기술을 접목한 지멘스의 개방형 빌딩관리플랫폼 ‘Building X’와 실제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이 사업부장은 “건물관리방식이 자동화 단계를 지나 자율형 빌딩으로 전환되고 있다”라며 “운영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빌딩관리에서 벗어나 AI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빌딩 운영상의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 선제적으로 개선하며 실내 쾌적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운영기술이 최근 자율형빌딩에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uilding X는 다양한 IoT솔루션과 API, 외부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건물 자동화를 지원하는 개방형 아키텍처다. △실시간으로 설비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장비고장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업지시를 생성하는 오퍼레이션 매니저 △최대 12개월치 에너지사용량과 비용·배출량을 예측하고 이상소비패턴을 조기에 감지하는 에너지매니저 △6시간 뒤 실내환경 변화 예측데이터를 바탕으로 냉난방설비를 실시간 최적제어하는 컴포트 AI 등이 대표적이다. 컴포트 AI 적용 시 월 최대 6.5%의 추가 에너지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데이터센터영역에서는 디지털트윈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지멘스의 심센터(Simcenter) 시뮬레이션은 칩, 패키지, 보드, 서버, 랙에서 서버룸 전체까지 단계별로 디지털트윈을 구현해 열관리와 에너지효율을 동시에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화이트 스페이스 쿨링 옵티마이제이션(WSCO)은 AI엔진을 통해 랙별 실제 냉각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BMS과 연동해 최적의 냉방조건을 구현한다.
이 사업부장은 “다이나믹 컨트롤로직을 적용해 데이터센터의 평균 에너지비용을 약 40% 줄이고 있으며 PUE는 10~15% 개선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핫스팟 발생도 98% 이상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 한 통신사 데이터센터 3곳에 적용한 결과 공조기 소비전력은 57.1%, 가동시간은 59.3% 줄었으며 온도준수율은 100%로 개선됐다. 냉각열원을 공급하는 칠러플랜트에 AI분석을 적용하는 솔루션도 냉방에너지 사용량을 20~30%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생성형 AI기반 비서기능 ‘Ask Building X’도 소개됐다.
이 사업부장은 “다양한 이벤트 상황에 대한 질문에 원인분석과 대응방안을 요약해 답변해준다”라며 “향후 라이프사이클 트윈 문서나 결함 데이터베이스 등 추가지식을 통합해 보다 지능형시스템으로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능은 Building X의 첫 생성형 AI기능이자 지멘스의 GenAI 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완전히 통과한 첫 솔루션이다.
Building X는 레드불, 알리안츠, 노바티스 등 글로벌기업과 국내 현장에도 적용되며 원격 모니터링과 야간 무인 대응 체계 구축 등 실질적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