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냉매, 처리대상서 ‘탄소자산’ 전환

  • 등록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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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인증委, 폐냉매 회수·분해사업 감축량 공식 인증
수리·용기·ISO탱크·HVAC철거까지 외부사업 방법론 세분화
냉매종류·중량·이동·처리 이력관리 전주기 관리 중요성 확대

냉동공조기기에서 회수한 폐냉매가 단순 폐기물이 아닌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창출하는 탄소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9월1일부터 2일까지 개최한 제71차 배출량 인증위원회에서는 폐냉매와 육불화황(SF₆) 회수·분해사업이 온실가스 감축량 인증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인증위원회에서 ISO 탱크 컨테이너 내의 잔여 HFC-32, HFC-125, HFC-134a 및 HFC-143a 폐냉매에 대한 (주)하이테크 Env의 플라즈마 분해처리사업(하이테크이엔브이, 한강화학, 엠케이케미칼)의 감축량은 3만6,778톤을, HFC-410A를 사용하는 20RT 미만의 LG 시스템에어컨 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HFC-125 및 HFC-32 폐냉매에 대한 비에스에코앤모어의 플라즈마 분해처리(비에스에코앤모어)의 감축량은 310톤을 인정받았다.

 

이번 폐냉매 회수·분해가 실제 인증단계까지 진입했다는 사실은 냉매관리시장의 변화를 보여준다. 냉매회수의 목적이 법적 의무이행이나 대기방출방지에 머물지 않고 검증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만들어 배출권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확보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폐냉매 발생원별 방법론 세분화

상쇄등록부의 폐냉매 관련 방법론도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2025년 3월 등록된 방법론에는 △고정식 냉매사용기기 유지·보수 및 수출차량에서 회수한 HFC-134a의 플라즈마 분해 △재충전금지용기 내 잔여 HFC 냉매의 회수·재생 △냉매수입업자에게 반환되는 ISO탱크 컨테이너 내 HFC-32·HFC-125·HFC-134a·HFC-143a의 플라즈마 분해 △HFC-410A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어컨 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HFC-125·HFC-32의 회수·분해사업 등이 포함됐다.

 

올해 3월에는 ‘HVAC시스템 에어컨의 이전·폐기 과정에서 배출되는 배관 내 추가충전 HFC 폐냉매를 회수해 과열증기로 분해하는 사업 방법론’도 등록됐다.

 

기존 방법론이 수입용 ISO탱크나 재충전금지용기, 고정식 기기의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냉매에 집중했다면 새 방법론은 시스템에어컨 철거·이전 현장에서 배관에 남아 있는 추가충전 냉매까지 포괄한다. 냉매 외부사업의 경계가 제품과 용기 중심에서 실제 냉동공조 시공·서비스 현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폐냉매의 처리경로는 크게 재생과 분해로 구분된다. 회수된 냉매 중 품질을 회복할 수 있는 물질은 수분과 오염물질 등을 제거해 재생냉매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이 어렵거나 혼합·오염된 폐냉매는 적정 분해시설에서 처리해 대기 중 방출을 차단한다.

 

재생은 신냉매 생산·수입을 대체하며 냉매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수단이며 분해는 재사용이 어려운 고GWP 냉매의 잠재배출을 제거하는 수단이다.

 

냉매관리법·전주기 시범사업과 연계

폐냉매 외부사업 확대는 정부가 추진 중인 냉매 전주기 관리와 맞물린다. 기후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올해 5월 냉매사용기기·제품 소유자, 냉매 제조·수입업체, 회수·처리업체 등이 참여하는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은 냉동기·에어컨 등 기기에서 폐냉매를 회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이 끝난 냉매용기를 제조·수입업체가 수거해 잔여냉매를 회수하고 회수된 폐냉매를 재생해 다시 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상 냉매 회수 의무대상인 법적냉동능력 20RT 이상 기기 이외의 제품도 시범사업에 포함됐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냉매의 사용부터 회수·운반·재생·처리까지 관리하는 ‘냉매관리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2024년 발표한 HFC 관리제도 개선방안에서 냉동기·냉장고·에어컨 등 제품군별 저GWP 냉매 전환일정을 마련하고 냉매 회수·재생을 포함한 전주기 관리를 강화해 2035년 HFC 배출량을 약 2,000만tCO₂eq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시공·서비스 기록도 ‘탄소데이터’된다

폐냉매를 외부사업 감축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냉매를 회수했다는 확인서만으로는 부족하다. 회수 전 냉매가 실제 대기 중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어떤 종류의 냉매를 얼마만큼 회수했는지, 운반과 보관 과정에서 누출은 없었는지, 최종적으로 얼마를 재생 또는 분해했는지를 연속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냉매 종류와 조성, 회수중량, 용기번호, 발생설비, 회수일시, 운반경로, 입고량, 재생·분해량, 처리설비 운전기록 등을 연결하는 이력관리체계가 외부사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냉동공조 시공·유지관리기업은 폐냉매가 최초로 발생하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만드는 주체다. 회수·운반기업, 재생기업, 분해처리기업과 탄소사업자가 이를 하나의 관리체계로 연결하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냉매도 묶음형 외부사업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생긴다.

 

폐냉매회수 의무와 저GWP냉매 전환, 재생냉매 사용 확대, 탄소감축실적 인증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냉매시장의 경쟁기준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냉매를 판매하거나 회수·처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냉매의 전 생애 이력을 데이터로 입증하고 탄소가치로 전환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강은철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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